소화는 그야말로 시에 웅하여 / 小華雄於詩 붓을 잡으면 날로 담이 부푸네 / 執筆日膽膽 굳은 성을 높다랗게 쌓아올렸으니 / 屹然樹堅城 어느 뉘 감히 에워 공격하리오 / 環攻果孰敢 두보라 한유 같은 대장의 기를 / 杜韓大將旗 가끔 가끔 한 손에 거둬 쥐기도 / 往往一手攬 깊이 들 땐 좁은 목도 아랑곳없고 / 深入藐阻隘 함한 곳 가릴세라 끝까지 쫓네 / 窮追到坎窞 옛사람을 보자도 보지 못하니 / 古人不可見 명막이 고개 응당 끄덕이리라 / 冥漠首應頷 허덕이던 지난살이 절로 펴지니 / 汨沒自然伸 무엇하려 감명(噉名)에 일삼으리까 / 聲名那須噉 문조(文藻)를 풀어낼 땐 바람이 불고 / 文藻風謖謖 사치(詞致)를 일으킬 젠 구름 퍼지네 / 興詞雲黮黮 갉고 파면 골수가 드러나뵈고 / 剔摧見筋髓 호흡할 젠 참담 평화 뒤바뀌누나 / 噓吸變舒慘 의 넓어라 정으로써 조였다면은 / 義博約以精 기 성해라 담박으로 거둬들였네 / 氣盛斂於澹 아롱무늬 찬란한 옛 비단이요 / 斑駮古錦繡 맑은 향기 감도는 새가을 연꽃 / 芬馥秋菡萏 현상에 물들여진 단풍숲에다 / 玄霜徂楓桕 하얀 이슬 뒤덮인 가담이로세 / 白露被葭菼 더더구나 근사한 유자의 말은 / 庶幾儒者言 사람들께 느낌을 일으킬 만해 / 使人可興感 나는 읽어 한 책을 마치기 전에 / 我讀未終卷 즐기기를 옛사람 창잠 즐기듯 / 嗜之若昌歜 비로소 깨달았네 부염 숭상은 / 始悟事浮艶 휘날리는 낙화나 같다는 것을 / 秪同落花糝 성명에는 가벼운 수답이 없고 / 盛名無輕酬 경에 들려면 험(險)을 거쳐야 하네 / 涉境貴勞坎 헛된 기운 쓸어내지 못할 바에는 / 虛氣不刊落 일찌감치 연참을 폐해 버려야 / 不如廢鉛槧 제 뱃속에 정영이 든 게 없으면 / 實腹無精英 부질없이 신음하며 침만 흘릴 뿐 / 流涎徒頷顑 마음 굳혀 스스로 각려를 하고 / 鞭心自刻礪 가참으로 호되게 다스려 가면 / 痛繩務苛憯 오늘에는 삼사를 피하겠지만 / 三舍今且避 외론 군사 끝내는 성(城)을 흔들걸 / 孤軍終思撼 이 시로 애오라지 스승을 대신 / 此詩聊致師 강사는 아니봐도 족하고말고 / 强詞不足覽 [주C-001]소화에게 창려증무본 : 소화는 이광문(李光文)의 호. 자는 경박(景博)이고 우봉인(牛峯人)으로 벼슬은 이조 판서임. 창려는 한유(韓愈)이고 무본은 가도(賈島)임. [주D-001]명막 : 명막군(冥漠君)인데 묘 앞의 망주석을 말함. [주D-002]감명(噉名) : 명예 구하기를 주린 사람이 음식을 구하듯이 함을 이름. [주D-003]창잠 : 창포(昌蒲)로 담근 김치. 황정견(黃庭堅)의 발서덕수초서(跋徐德修草書)에 "德修之嗜吾書 與楚文之昌歜 屈到之芰 點也之羊棗 何異哉"라 하였다. 또 육 유(陸游)의 시에 "尙有愛書心 還若嗜昌歜"이라는 구가 있음. [주D-004]연참 : 옛사람의 문자 기록하는 기구임. 연은 쓰는 것이고 참은 목판(木板)임. 《서경잡기(西京雜記)》에 "揚雄懷鉛提槧 從諸計吏 訪殊方絶俗之語 作方言"이라 하였음.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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