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완당김정희 ▒

자오천(子午泉) -완당 김정희- |

천하한량 2007. 3. 12. 18:42
자오천(子午泉)

구주라 밖에 있는 우리나라는 / 吾邦九州外
기승이야 뉘에게 사양할쏜가 / 奇勝誰與讓
열수(洌水)의 남쪽 및 한(馯)의 지역에 / 洌陽及馯域
샘도 또한 갖가지 형상이로세 / 於泉亦多狀
불지에는 이품이 솟아올라서 / 佛池湧異品
금가루는 망천(輞川)과 서로 비등코 / 金屑相儕行
양산(梁山) 원적산(圓寂山)에 불지(佛池)가 있는데 일명은 금수굴(金水窟)이다. 굴 속이 모두 다 금가루라 저 망천의 금설천(金屑泉)과 서로 같은 것 같다.
청송의 고을이랑 일모 고을과 / 靑松與一牟
일모는 문의(文義)의 고호(古號)임.
낭성의 동에 있는 산기슭에는 / 琅城之東嶂
지금의 청주(淸州)임.
초수라 이름지어 부르는 것이 / 名以椒水者
있는 데마다 바로 한 모양일레 / 所在卽一樣
청송ㆍ문의ㆍ청주에는 다 초수가 있음.
탕정은 임씨의 기록이 있고 / 湯井任所記
온양(溫陽) 온정(溫井)에는 임원준(任元濬)의 기록이 있음.
신수는 달콤하여 술빚기 좋아 / 神水甛合釀
온정 곁에 신수가 있는데 역시 임원준의 기록이 있음.
종종의 조석천이 각처에 있어 / 種種潮汐泉
실지로 답사하니 빈말 아닐세 / 覩歷非躛妄
문경이라 새재의 두 구멍 샘과 / 鳥岾志兩穴
동방 사람이 재[嶺]를 일러 참(岾)이라 하는데 참은 자서(字書)에 없는 글자다. 조참(鳥岾)은 문경에 있는데 조석천이 두 군데가 있어 혹은 하루에 두 번 오고 혹은 하루에 세 번 온다. 그것을 밀물[水推]이라 이르는데 역시 방언이다.
총창에는 세 번 찬다 자랑을 하네 / 葱倉誇三漲
총령창(蔥嶺倉)은 수안군(遂安君)에 있는데 창 곁에 조천(潮泉)이 있어 하루에 세 번 온다.
옛날에 듣자하니 빈주의 물은 / 昔聞郴州水
냉탕 온탕 반으로 나눠졌다나 / 分半冷與湯
곧 용강(龍岡)에도 온ㆍ냉(溫冷)의 두 샘이 있는데 빈주(郴州)와 같은 듯함.
만약에 증지와 비교한다면 / 若較於增地
그 이치는 어느 것이 장(長)타 할는지 / 厥理竟誰長
마령에는 시루에 떡쌀 김 솟고 / 馬靈沸甑饙
증연(甑淵)은 진안(鎭安)에 있는데 마령은 곧 고호이다. 현지(縣志)에 이르기를 ‘큰 구멍이 위로 마루턱에 뚫려 물기운이 항상 쌀을 씻어 시루에 찌는 것과 같다.’고 했음.
함라에는 먹물이 모여드는 걸 / 咸羅聚墨浪
함라는 함열산(咸悅山)을 이름인데 묵정(墨井)이 있음.
신 샘은 강음의 고을에 있고 / 酸則江陰在
강음은 금천(金川)의 고호인데 신 샘이 있음.
짠 샘은 율구의 곁에 나거든 / 鹹者栗口旁
율구는 은률(殷栗)의 고호임.
부령이라 옛날의 석막 땅에는 / 富寧古石幕
부령은 곧 옛 석막군(石幕郡)이다.
자장 못물 하 맑아 얼지 않느니 / 資莊淸演漾
부령에 자장담(資莊潭)이 있는데 물이 매우 맑아 겨울에도 얼지 않음.
밭고 넘침 땅에 따라 구별이 되니 / 瀸汍隨地別
천일이 교한 솜씰 아끼잖았네 / 天一費巧匠
모든 샘의 이치를 간추려 보니 / 拈起諸泉理
깊고도 묘하여라 뚫리지 않아 / 奧妙不可暢
하물며 중원같은 크나큰 땅은 / 況復中州大
듣도 보도 못했던 게 아님이 없네 / 無非聞見刱
어서 가서 자오천을 일일이 따져 / 去訂子午泉
애오라지 채방을 넓히자꾸나 / 聊以博采訪