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체의 소식이 미쳐오질 않으니 정계(淨界)와 범로(凡路)는 이와 같이 동떨어진 것인가. 아니지요, 사람이 스스로 막은 것이지 산하야 능히 막을 수는 없는 게 아니겠소. 이러기에 노상 죽뢰(竹籟)와 석종(石淙)의 사이에 이 마음이 매달려 있다오. 사와 같은 이는 열 자의 더운 먼지 속에 생각을 맺을 까닭이 없는 것도 당연한 일이 아니겠소. 근일의 추위에 단포(團蒲)가 다습고 편안한지 염원이 간절하외다. 이 몸은 쇠퇴하고 어리석어 예전과 같은데 강상에 와 머물고 미처 산에 돌아가지 못하니 이게 모두 뇌업(惱業)이라오. 다만 《법원주림(法苑珠林)》 일백 권을 구득하여 좋이 날을 보내고 있는데 사같은 이가 옆에 있어 입증을 못해주니 한이외다. 나머지는 인편에 인하여 대략 알리며 불선. | ||
'▒ 완당김정희 ▒' 카테고리의 다른 글
초의에게 주다[與草衣][33] (0) | 2007.03.09 |
---|---|
초의에게 주다[與草衣][32] (0) | 2007.03.09 |
초의에게 주다[與草衣][30] (0) | 2007.03.09 |
초의에게 주다[與草衣][29] (0) | 2007.03.09 |
초의에게 주다[與草衣][28] (0) | 2007.03.09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