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의에게 주다[與草衣][28] |
삼 회의 범함이 차례로 이르러오니 적막한 해빈(海濱)에 천화(天花)가 어지러이 떨어진 것 같아서 보이는 것이 바로 희환(喜歡)의 연이로세.
따라서 포갈(蒲褐)과 향등(香燈)에 공양(供養)이 맑고도 고요하여 가는 곳마다 자유로움을 알게 되니 이러한 해탕와각(蟹宕蝸殼)의 열뇌업(熱惱業)으로 비교해 본다면 한갓 진범(塵凡)으로써 한계를 긋는 데에 그치지 않을 따름이구려.
진사(震師)의 행록(行錄)은 바로 곧 잔고잉복(殘膏剩馥)에 지나지 않지만 그러나 마디마디가 모두 향이어서 확실히 이것으로 진사를 다 말하기는 부족할 거요. 개자(芥子)가 수미를 받아들인다 했으니 진사도 또한 마땅히 즐겨 받아들일는지요.
전후 기·서(記敍)는 매우 좋아서 다시 정정을 더할 것이 없을 듯하나 또한 마땅히 난숙(爛熟)하게 보고 헤아려서 재차 주정(麈正)을 청할 작정이요. 이선(二禪)의 살활(殺活) 등의 문(文)은 의당 이와 같이 말해야 할 것이니 천 백(千百)의 갈등을 어디다 쓰리오. 근일의 무굴(霧窟)과 묘장(茆障)을 깨끗이 쓸어낸 것은 잘한 일이고말고요.
다만 살활의 하나의 체(體)와 하나의 용(用)이라는 것은 약간 상량(商量)을 덜한 것이니 살활이 모두가 바로 용이외다.
박군은 오탁(五濁)의 악한 세상에 쉽사리 있지 않은 선근(善根)인데 가장 그 진실하고 허위가 없는 것이 귀히 여길 만하며 서도(書道)에 있어서도 혜성(慧性)을 갖춘 데다 정진(精進)마저 겹치어 향상하는 한 구멍을 얻고 싶어하는데 누구도 당해 내지 못할 점이 있네. 뒷 기약을 남기고 돌아갔으므로 잠깐 알리기를 이와 같이 하며 모두 뒤로 미루고 불선.
《이원(泥洹)》은 초(抄)해 부치니 영수하기 바라오. 여기에 하나의 큰 안건이 있는데 금번에는 졸지에 미처 갈 수 없으니 서서히 계획하도록 하세.
[주D-001]천화(天花) : 인간의 좋은 꽃이 천물(天物)과 같은 것도 역시 천화라 이름. 《법화경(法華經)》비유품(譬喩品)에 "諸天妓樂 百千萬種 於虛空中 一時俱起 雨諸天華"라 하였음.
[주D-002]해탕와각(蟹宕蝸殼) : 게 굴과 달팽이 껍질로써 작은 옥자(屋子)를 비유한 말임.
[주D-003]열뇌업(熱惱業) : 업(業)은 범어로 갈마(羯磨)인데 조작(造作)으로서 과거의 것은 숙업 (宿業), 현재의 것은 현업(現業)이라 이름.
[주D-004]잔고잉복(殘膏剩馥) : 여택(餘澤)과 같은 말임. 《당서(唐書)》두보전찬(杜甫傳贊)에 "殘膏剩馥 沾丐後人多矣"라 하였음.
[주D-005]주정(麈正) : 주는 주미(麈尾)로서 주미를 잡고 이야기하며 정오(正誤)해 달라는 것임. 《진서(晉書)》왕연전(王衍傳)에 "연(衍)이 현언(玄言)하기를 좋아하여 노장(老莊) 이야기로 일을 삼았는데 매양 옥병 주미(玉柄麈尾)를 쥐고 있었다." 하였음.
[주D-006]오탁(五濁) : 혼탁 부정(混濁不淨)한 법의 5종(種)을 이른 것인데, 1은 겁탁(劫濁), 2는 견탁(見濁), 3은 번뇌탁(煩惱濁), 4는 중생탁(衆生濁), 5는 명탁(命濁)임.
[주D-007]이원(泥洹) : 《대반이원경(大般泥洹經)》의 약칭임.
[주D-002]해탕와각(蟹宕蝸殼) : 게 굴과 달팽이 껍질로써 작은 옥자(屋子)를 비유한 말임.
[주D-003]열뇌업(熱惱業) : 업(業)은 범어로 갈마(羯磨)인데 조작(造作)으로서 과거의 것은 숙업 (宿業), 현재의 것은 현업(現業)이라 이름.
[주D-004]잔고잉복(殘膏剩馥) : 여택(餘澤)과 같은 말임. 《당서(唐書)》두보전찬(杜甫傳贊)에 "殘膏剩馥 沾丐後人多矣"라 하였음.
[주D-005]주정(麈正) : 주는 주미(麈尾)로서 주미를 잡고 이야기하며 정오(正誤)해 달라는 것임. 《진서(晉書)》왕연전(王衍傳)에 "연(衍)이 현언(玄言)하기를 좋아하여 노장(老莊) 이야기로 일을 삼았는데 매양 옥병 주미(玉柄麈尾)를 쥐고 있었다." 하였음.
[주D-006]오탁(五濁) : 혼탁 부정(混濁不淨)한 법의 5종(種)을 이른 것인데, 1은 겁탁(劫濁), 2는 견탁(見濁), 3은 번뇌탁(煩惱濁), 4는 중생탁(衆生濁), 5는 명탁(命濁)임.
[주D-007]이원(泥洹) : 《대반이원경(大般泥洹經)》의 약칭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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