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의에게 주다[與草衣][25] |
전년 섣달에는 배가 막히고 봄 뒤에는 병이 심하여 일체의 성문(聲聞)이 모두 묵살되었는데 지난번에 김군의 편으로부터 등소(鐙宵)의 범함(梵椷)과 아울러 보내 준 좋은 종이를 거두어 들였으니 막힌 가슴이 열리어 통탈(桶脫)을 만난 것 같구려.
바로 또 서서(徐胥)가 와서 선함을 전해주니 신식(信息)이 매우 컸었는데 손가락 퉁길 사이 봄이 벌써 여름이 되었으니 아마도 산중은 녹음이 날로 두터울 텐데 선송이 청정(淸淨)하여 가볍고 편안하고 자유로운지요? 멀리 멀리 마음이 치달리외다.
이 몸은 근자에 몹시 쇠퇴(衰頹)하더니만 그대로 병집[病窠]을 이루었으니 밑바닥에 닥친 고업(苦業)이라 어찌하리오.
다만 가아(家兒)가 멀리 큰 바다를 건너 와서 약간의 위안이 되었는데 지금 또 돌려보낸다오. 그가 보서(寶棲)를 찾고자 하니 응당 한번 웃고 서로 만나리라 생각되네.
눈곱이 요새 더 끼어 간신히 이만 적어 답하는 바이며 호선(縞禪)과 흔납(欣衲)에게는 답장을 못하니 함께 보기를 바라네. 불선.
[주D-001]등소(鐙宵) : 사월 팔일의 관등(觀鐙)을 말함.
[주D-002]통탈(桶脫) : 통저탈(桶底脫)의 준말인데 제4권 주 130) 참조.
[주D-003]서서(徐胥) : 서씨(徐氏)의 서리(胥吏)를 이름.
[주D-004]보서(寶棲) : 귀택(貴宅)과 같은 말임.
[주D-005]호선(縞禪)과 흔납(欣衲) : 두 사람의 승려임.
[주D-002]통탈(桶脫) : 통저탈(桶底脫)의 준말인데 제4권 주 130) 참조.
[주D-003]서서(徐胥) : 서씨(徐氏)의 서리(胥吏)를 이름.
[주D-004]보서(寶棲) : 귀택(貴宅)과 같은 말임.
[주D-005]호선(縞禪)과 흔납(欣衲) : 두 사람의 승려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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