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우선 상적 에게 주다[與李藕船 尙迪][7] |
사기(槎期)가 박두함에 따라 모든 준비는 이미 빠짐없이 갖추어지고 희신(喜神)과 길성(吉星)도 따라서 조림(照臨)하리라 믿소. 빌고 비외다.
졸서(拙書)는 그 사이에 신부를 맞이함으로 인하여 여러 날 분망하게 지냈고 또 날씨가 찼다 다숩다 하는 통에 늙은 몸이 당해낼 도리가 없어 감기가 들고 담이 끓고 체증이 생긴 데다 겹쳐서 이까지 아리어 여러 날 동안 괴로웠소. 이제 겨우 억지로 팔힘을 내어 쓰기는 했지만 한두 가지 잘못된 데가 있어 제대로 다 써 마치지는 못했으니 짐작하고 받으시오.
화산루(畫山樓) 절귀 한 본(本)은 원도(原圖) 속에 넣어 주되 좌우가 대신 초해 넣어도 역시 좋소. 부디 천만 보중하기를 바라오.
오중륜(吳仲倫)의 문자는 기필 도득해야 되며 또 정면장(程綿莊) 정조(廷祚)의 《역설(易說)》은 바로 내 평생 소원이었는데 지금까지 한 번도 보지 못했소. 이는 그곳 여러분들 중에 반드시 가지고 있는 사람이 있을 것이니 또한 기필 얻도록 도모하시오. 만일 좌우가 아니면 이를 도성할 사람이 없는데 어찌하오.
또 저수량 서 《삼감기(三龕記)》 한 본도 역시 구득해 주기 바라오.
이 세 건은 몽매간에도 얽히고 설켜 잊지 못하는 것이니 궁려(窮廬)에 엎드려 있는 백발의 몸이 그 뜻을 둔다는 것은 슬프고 가련한 일이지요. 이 밖의 연다(煙茶)의 등속은 특별히 말하지 않겠소.
주묵(硃墨)은 보내주셔서 감사하며 화전지(花箋紙)로서 꽃 모양이 조금 아(雅)한 것을 가진 게 있으면 약간만 보내 주고 없으면 반드시 염두에 둘 건 없소.
[주D-001]사기(槎期) : 사신의 출발 시기를 이름. 두보 시에 "奉使虛隨八月査"가 있음.
[주D-002]정면장(程綿莊) 정조(廷祚) : 청 강령인(江寧人)으로 원명(原名)은 묵(黙), 자는 계생(啓生), 호는 면장(綿莊)인데 《역통(易通)》·《상서통지(尙書通識)》·《청계시설(靑溪詩說)》·《춘추지소록(春秋識小錄)》·시·문집 등의 저술이 있음.
[주D-002]정면장(程綿莊) 정조(廷祚) : 청 강령인(江寧人)으로 원명(原名)은 묵(黙), 자는 계생(啓生), 호는 면장(綿莊)인데 《역통(易通)》·《상서통지(尙書通識)》·《청계시설(靑溪詩說)》·《춘추지소록(春秋識小錄)》·시·문집 등의 저술이 있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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