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 보내주신 서한은 어둠이 밀어닥쳐 총망 중에 답을 써 올렸으니, 밤에까지 송구하고 부끄럽사외다. 번풍(番風)의 남은 추위에 영체 시하 다복하신지요. 우러러 빌며, 두 편액은 아침을 기다려서 자세히 본바, 전작(前作)에 비교하면 한갓 한 격(格)만 더 나아간 것이 아니라 방(放)을 거쳐 약(約)으로 돌아온 묘(妙)가 있으니, 매우 기쁜 일이구려. 예학명(瘞鶴銘)은 절각(節角)을 드러낸 곳이 있고 또 봉악(鋒鍔)을 거둬들인 곳이 있어 천변만화하여 무엇에도 견줄 수 없으니, 아마도 영감 글씨와는 지취(旨趣)가 반드시 가까울 거요. 부디 여기에서 익히 보고 익히면 다시 한 격이 자랄 텐데 어떻게 여기실는지요. 담연(覃聯 옹담계(翁覃溪)의 연서(聯書)임)은 잠깐 보유하고 구경하다가 뒤에 곧 돌려 드릴 것이며, 나머지는 이만 줄이고 갖추지 못하외다.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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