閱過行年六十七/ 더듬어 지나온 길 예순 일곱 해
及到今朝萬事畢/ 오늘 아침 이르러 모든 일 끝나도다.
故鄕歸路坦然平/ 고향 돌아가는 길 평탄도 한데
路頭分明曾未失/ 갈 길이 뚜렷하여 길 잃지 않겠구나.
手中瀮有一枝嚂/ 수중엔 겨우 지팡이 하나지만
且喜途中脚不倦/ 도중에 다리 품 덜어줌 기뻐하노라.
盓止 스님의 〈臨終偈〉이다.
어떤 삶 끝에서 이렇듯 투명한 정신의 자락이 펼쳐지는가.
스님은 이 게송을 남기고 옷을 갈아 입은 뒤 그대로 입적하였다.
生死의 바다를 훌쩍 건너 저승 길을 마치 소풍가듯 떠나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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