高臺獨坐不成眠/ 높은 누대 홀로 앉아 잠 못 이루니 寂寂孤燈壁裏懸/ 쓸쓸히 외론 등불 벽 위에 걸려있네.
時有好風吹戶外/ 창 밖으로 불어오는 시원한 바람
却聞松子落庭前/ 뜰 앞에서 들리는 솔방울 지는 소리.
조선조 靜觀禪師가 金剛臺에 올라 지었다는 시다.
사바의 세계는 구름 아래 펼쳐져 있고,
그 위의 스님은 잠 못 이룬다.
속세에 두고 온 까닭 모를 근심이 있는 것도 아닐진대,
가물거리는 외로운 등불은 모두 잠들어
어두운 세상을 밝히는 菩提의 불빛이 아닐 것인가.
꺼지지 않는 등불과 오롯이 깨어있는 나는 등가의 심상으로 교감한다.
바로 그때 바람은 그 마음을 헤아렸다는 듯이 문풍지를 흔들고,
또 솔방울은 소리를 내며 뜨락으로 떨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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