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계 상희 에 주다[與舍季相喜][1] |
홍리(洪吏) 편에 보낸 서종(書種)들은 차질 없이 받았고, 《본초(本草)》와 《시순(詩醇)》·《율수(律隨)》 등의 서종으로 유치된 채 미처 가져오지 못한 것에 대해서는 이곳 사람이 또 돈을 갹출하여 특정인을 시키기로 했는데, 끝내 검다 희다 말이 없으니 극히 괴이한 일이로세. 전후로 내가 언급한 약간의 서종들을, 바라건대, 신속한 인편을 통해서 보내준다면 매우 다행하겠네마는, 자네도 몸이 아파서 즉시즉시 찾아낼 수가 없으니, 비록 이런 사소한 일이라도 무릇 내 몸에 관계된 일은 모두 이와 같이 순조롭게 이뤄지지 않는단 말인가.
그 가운데 서화(書畫)가 합해서 한 갑(匣)으로 된 것과 우리 집에 예로부터 전해오는 두 갑으로 된 《주역절중(周力折中)》은 자못 멀리 보내 오기에 편리하니, 반드시 이를 먼저 보내주고, 이 밖의 여러 가지도 또한 따라서 점차로 부쳐주는 것이 실로 조금이나마 마음을 진정시킬 수 있는 방도가 되네. 그런데 이곳의 왕복(往復)이 걸핏하면 3~4개월, 혹은 반 년까지도 끌게 되니, 반 년이 지난 다음에야 비로소 얻어 보게 된다면 이는 더욱 어찌 견딜 수 있는 일이겠는가.
강생(姜生)은 속에 간직한 것만 충실할 뿐이 아니라 인품도 대단히 훌륭하여 말속(末俗)에 있기 드문 사람일세. 다행히 적막한 가운데 그와 함께 있어 조금은 위로가 되고, 그 또한 아직은 갈 뜻이 없어 우선 여기에 머물고 있는데, 겨울 동안 그를 접제(接濟)할 방도가 매우 걱정이네. 두 사발의 밥은 어렵지 않으나 이 몸에 걸치는 옷가지가 가장 큰 근심거리로세. 안(安)이는 이달 20일 사이에 보내려고 하네. 눈앞에 닥친 일들이 모두 아득히 두서가 없으니, 어찌해야 좋을지 모르겠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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