표전(表箋)
사례하는 글[謝表]
이색(李穡)
하늘로부터 물품을 보내시니 황공하기 짝이 없고, 몸에 입어 빛이 나니 은혜가 뼈에 배어 더욱 깊습니다. 엎드려 생각하건대 운운. 외람히 황제의 알아주심을 입어서 일찍이 선대의 업을 이었으나, 조정(朝廷)과 멀리 있으니, 누가 임금 생각하는 정을 알 것이며, 또한 산과 바다가 막히었으니 임금을 보좌하는 뜻을 이루지 못하였나이다. 지난날 요망한 도적이 방자하게 흉악한 짓을 하는 때를 만나 분함을 이기지 못해 작은 정성을 다하여 탐욕스럽고 모진 것들을 죽였으나, 바야흐로 승전을 보고할 길이 막히었음을 염려하였더니 갑자기 두터운 은덕을 반포하여 사신을 급히 달려 보내심에 놀랬습니다. 빛깔은 그림처럼 찬란하고, 봄 술 항아리에 향기가 가득합니다. 이것은 대개 엎드려 운운. 지극히 인자하심이 먼 지방을 어루만지고 넓으신 도량이 거친 것을 포용하셔서 비록 깊이 구중궁궐 가운데 계시나, 만리 밖의 것을 밝게 보시어, 신이 우둔하나 선대의 직책에 이바지함을 아시고, 신이 겁이 많고 나약하나 군공(軍功)에 참여하였음을 어여삐 여기사 보고가 늦음을 용서하시고 큰 포상을 내리셨습니다. 신이 어찌 아름다운 명령에 보답하여 좋은 때에 뛰고 춤추어, 동포(同袍)의 노래를 이어서 은혜에 감격하여 서로 독려하고, 투하(投河)의 마심을 이어서 은혜를 고루 나누지 않겠습니까.
[주D-001]동포(同袍)의 노래 : “자네와 같이 옷을 같이 하세[同袍]. 임금이 군사를 일으키거든 나의 창을 준비하여 자네와 함께 원수를 치세.” 하였다. 《詩經》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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