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표전(表箋)황태자 개환 하전(皇太子凱還賀箋) -이색(李穡) -

천하한량 2007. 2. 13. 00:37

표전(表箋)  
 
황태자 개환 하전(皇太子凱還賀箋)

 


이색(李穡)  

용기(龍旗)가 가리키는 곳마다 천자의 위엄을 엄숙히 보이시고, 학가(鶴駕)가 개선(凱旋)해 오셔서 도인(都人)의 기대하던 바람을 크게 위로하시니, 이번 포고(布告)에 모두 환성을 올리나이다. 공손히 생각하옵건대, 운운. 크신 도량이 연충(淵?)하시고 영명(英明)한 계략(計略)이 과단하시어, 정신을 기다듬어 덕화를 넓히심에 크게 펴시는 문덕(文德)을 협찬하셨고, 황명(皇命)을 받아 행차하시와 필승의 작전을 수행하였사오니, 다만 무력(武力)을 과시할 뿐이 아니요 오직 평정(平定)을 위함이었나이다. 요망 도적은 솥 안의 고기와 같았으니 응당 항복을 진작 애걸하지 않았었음을 후회할 것이요, 역신(逆臣)이 사창(社倉)의 쥐가 되어 바야흐로 거역하면 반드시 주륙(誅戮)됨을 알았사오니, 어찌 창궐(猖獗)을 족히 근심하오리이까. 이는 대개 지휘(指揮)에 예정(豫定)이 있어서 입니다. 풍정(風霆)이 동탕(動?)하니 어찌 사기(私氣)가 머무름을 용납하며 일월이 청명하여 드디어 부운(浮雲)의 가림을 쓸어버렸사오니, 이는 모두 예산(叡算)이 위로 신충(宸衷)을 도와 드려 일이 만전(萬全)함이 있었고, 신모(神謀)를 뭇사람들과 함께하여 마음에 이의(異議)가 없었기 때문이옵나이다. 아들로서 효도를 하고 신하로서 충성을 하였으므로 마땅히 나가서는 국보(國步)의 간난(艱難)함을 돌리고 들어와서는 천안(天顔)의 기쁨을 받드셨습니다. 이에 성명(聲名)의 널리 중외(中外)에 퍼지고 공업(功業)이 우뚝 고금에 제일이오니, 무릇 보고 듣는 자 뉘 아니 기뻐 춤추오리이까.
엎드려 생각하옵건대, 몸은 확굴(?屈)을 부끄러워하오나 마음에 응양(鷹揚) 을 사모하오며 만기(萬騎)가 내조(來朝)하여 개가(凱歌)를 아뢰옴을 멀리 상상하면서, 사방이 칭경(稱慶)하는 때 배(倍)나 호고(胡考 장수(長壽))의 복을 비옵나이다.


[주D-001]몸은 확굴(?屈)을 부끄러워하오나 : 《역경》의 괘사로 자벌레처럼 움츠려 실의(失意)한 것인데, 여기서는 패전(敗戰) 때를 말한다.
[주D-002]응양(鷹揚) : 새매가 높이 날 듯이 위무(威武)를 떨치는 것.