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표전(表箋) 하 평촉 표(賀平蜀表) -이색(李穡) -

천하한량 2007. 2. 11. 02:11

표전(表箋) 
 
 
하 평촉 표(賀平蜀表)

 

 


이색(李穡)  

황제께옵서 군림(君臨)하시어 구주(九州)를 어루만지시니 엄연히 중국에 거처하시고, 군사가 기율(紀律)로써 만전(萬全)으로 나가며 군추(群醜)를 모두 섬멸하셨기에, 첩음(捷音)이 미치는 곳마다 희기(喜氣)가 솟아 오르나이다. 공경하여 생각하옵건대, 운운. 요순(堯舜)의 신성하옵신 자격으로 은(殷) 나라ㆍ주(周) 나라가 정벌하던 의거(義擧)를 맡으시어, 강호(江湖)에서 일어나 초(楚) 나라ㆍ 월(越) 나라를 가로질러 가는 곳마다 대적할 자 없고, 제(齊) 나라ㆍ노(魯) 나라를 평정하고 연운(燕雲)을 쓸어 가는 곳마다 서로 경하(慶賀)하여, 큰 훈공(勳功)이 겹쳐 모이고 더러운 풍속이 일신(一新)되었나이다. 남자는 아내를 가지고 여자는 시집가 모두 가정에 안도(安堵)하고, 글은 같은 글자, 수레는 같은 궤도(軌道), 누가 아니 칭경(稱慶)하오리이까, 생각건대, 저 촉(蜀) 나라 지방이 명자(名字)를 도둑질해 일컬었사오니, 지역의 험고(險固)만을 믿고 명을 거역하였으나 저들이 어찌 당랑(螳螂)의 팔로 바퀴를 막음인 줄 알았겠으며, 죄를 성토하고 주륙(誅戮)을 가함이 마치 기러기 털을 모닥불에 태움과 같았나이다. 검각(劍閣)의 길이 다시 탄탄해지고 염예퇴(??堆)의 물결이 금시 잔잔해졌사오니, 이는 모두 천운(天運)의 사연(使然)이요 성모(聖謀)의 독단(獨斷)에서 나온 것이오며 혼일(混一)의 빠름이 전고(前古)에 드문 일이로소이다. 신(臣) 모(某)가 다행히 성시(盛時)를 만나 개가(凱歌)를 바로 듣는 듯하오니, 제잠(?岑)에 구실을 지키면서 감히 재조(再造)의 은을 잊사오리까. 호배(虎拜)로 성덕(聖德)을 찬양하여 공손히 만 년의 축수를 올리나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