칠석에 조금 마시며[七夕小酌]
이곡(李穀)
평생에 발자취 뜬구름 같았는데 / 平生足迹等雲浮
만 리 밖에 서로 만남도 인연이 있네그려 / 萬里相逢信有由
하늘 위의 풍류는 견우직녀 만나는 날 / 天上風流牛女夕
인간에도 아름답고 번화한 서울에서 / 人間佳麗帝王州
푸짐한 담소에 술이 바다 같구먼 / 笑談款款尊如海
깊숙한 주렴 장막에 비가 가을을 보내오네 / 簾幕深深雨送秋
걸교와 옷 말림[曙]은 내 할 일 아니로세 / 乞巧曝衣非我事
한두 구 시나 지어서 풋시름을 잊으려네 / 且憑詩句遣閑愁
[주D-001]걸교(乞巧)와 옷 말림[曙] : 걸교는 칠석날 부녀자들이 색실을 맺어 놓고 일곱 바늘에 꿰어 바느질 잘하게 되는 솜씨를 비는 것인데, 거미가 외[瓜] 위에 그물을 치면 성공한 것이라 한다. 옷 말림은 칠석에 옷을 내어 뜰앞에서 말리는 것인데 진(晉) 나라 이래의 옛 풍습. 부귀한 집에서 능과 비단옷을 내어 말림에 대항하여 완함(阮咸)이 긴 장대 끝에 고쟁이[犢鼻禪]을 꿰어 말렸음은 유명한 고사이다.《荊楚歲時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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