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운 답 순암(次韻答順庵)
이곡(李穀)
반평생을 정든 고향 떠나 사니 / 半生光景屬離居
객지에서 밥 먹는 신세 다른 원이 없사외다 / 旅食從來不願餘
창밖의 파초잎은 밤비에 흐뭇했고 / 窓外芭蕉饒夜雨
소반 위의 거여목 봄나물이 푸짐하네 / 盤中??富春蔬
집이 가난해도 단표의 즐거움을 가졌도다 / 家貧自有簞瓢樂
생계가 서투르지 문필이 짧기 때문은 아니로세 / 計拙非因翰墨疏
이따금 절을 찾아 선탑 앞에 이르러 / 時到煙花禪榻畔
좌망하면 인생이 거려 같은걸 / 坐忘身世等?廬
[주D-001]단표(簞瓢)의 즐거움 : 공자의 제자 안회(顔回)는 집이 가난하여 한 바구니 밥과 한 바가지 물을 마시면서도 그 즐거움을 고치지 아니하였다.
[주D-002]좌망하면 …… 같은걸 : 좌망(坐忘)은 《장자(莊子)》에 있는 말인데 수양(修養)으로 앉아서 모든 것을 잊는다는 것이며, 거려(?廬)는 객관(客館)인데 한 번 자고 지나면 그만이란 뜻으로 인생에 비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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