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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우(夜雨) -이색(李穡) -

천하한량 2007. 2. 5. 18:21

야우(夜雨) 
 

이색(李穡)

밤비가 빈 뜰에 주룩주룩 내리는데 / 夜雨空階滴不休
앓고 난 뒤 정흥이 더욱 무료해 / 病餘情興轉悠悠
신선이 어디 갔나 누구 뼈가 푸르더뇨 / 神仙已遠誰靑骨
천지가 무궁한데 내 머리는 희었네 / 天地無窮我白頭
정녕 늘그막의 세월은 여울로 내려가는 배 / 頗信殘年如下瀨
가엾어라 당시에 동주를 만들려던 마음 / 可憐當日欲東周
지금에 이 마음을 뉘라서 알아주리 / 祗今心跡誰能辨
원룡의 백 척 다락에 높이 누워 있노라 / 高臥元龍百尺樓


[주D-001]당시에 …… 마음 : 공자(孔子)가 말하기를, “만일 나를 쓰는 자가 있다면 나는 동방의 주 나라[東周]를 만들겠다.” 하였다. 《論語》
[주D-002]원룡(元龍) : 후한(後漢) 진등(陳登)의 자(字). 세상을 붙들고 백성을 구할 큰 뜻이 있었다. 허사(許?)가 유비(劉備)와 천하의 인물을 논할 때 사가 말하기를, “전에 하비(下?)를 지나며 진원룡을 찾아가니 그가 주객(主客)의 예가 없이 저는 큰 침상에 올라가 자고 객을 아랫 상에 눕히더군.[無主客禮 自上大狀似 使客以下床]” 하니, 비가 말하기를, “자네가 국사(國士)의 이름을 가지고 나라를 구함에는 유의치 않고, 밭을 구(求)하고 집이나 물으니 들을 가치가 없는지라 마땅히 백척 다락 위에 눕고 그대를 땅에 눕히리니, 어찌 다만 높은 평상, 낮은 평상 사이 뿐일 것이냐.” 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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