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즉사(卽事) -이색(李穡) -

천하한량 2007. 2. 5. 18:16

즉사(卽事) 
 

이색(李穡)

연래로 옛 친구들 차츰 다 성겨지고 / 年來舊故漸相疏
병들어 누운 뒤 앙상하게 여윈 몸으로 / 瘦骨支持臥病餘
죽은 뒤에 천자 시 읊어주기 바라리 / 身後敢期千字詠
뱃속엔 오거서를 부질없이 실었네 / 腹中空載五車書
덕장은 북산에 이문을 자주 짓고 / 德璋北嶽移頻勒
정절은 동고에서 혼자 휘파람 부네 / 靖節東?嘯獨舒
남양[제갈량이 살던 곳]을 바라보니 지금은 적적 / 回首南陽今寂寂
그 누가 공명의 초려에서 다시 일어날꼬 / 何人繼起孔明廬

앓고난 뒤로 봄바람이 날마다 휘몰아쳐 / 病後東風日日狂
말 발굽이 어딜 가나 봄빛에 둥실 뜨네 / 馬蹄隨處泛崇光
꽃의 마음은 하늘 마음의 교묘함을 묘사하고 / 花心欲寫天心巧
술의 힘은 붓의 힘을 제법 돕는구나 / 酒力能扶筆力長
달관한 사람은 망형[몸맵시와 의장에 무관심한 것]하나니 위ㆍ진의 분들이며 / 達士忘形如魏晉
가인[성행이 취할 만한 사람]이 손 잡으면 삼상도 반갑겠네 / 可人携手喜參商
가엾어라 내 봄 옷은 아직 안 되어서 / 自憐春服猶成未
웅천의 삼짇 놀이를 여름으로 미루누나 / ?飮熊川?夏?


[주D-001]뱃속엔 …… 부질없이 실었네 : 당 나라 이의산(李義山)의 시에, “내가 붓을 들면 곧 천자를 지으니, 내가 다섯 수레 책을 읽었는가 의심되네.[顧我下筆?千字 疑我讀書傾五車]” 하였다.
[주D-002]덕장(德璋) : 남조(南朝) 제(齊)의 공치규(孔稚珪)의 자. 은거생활을 떠나 벼슬길로 나간 벗 주옹(周?)을 풍자한 북산이문(北山移文)의 작가.
[주D-003]정절(精節)은 …… 휘파람 부네 : 도연명(陶淵明)의 시호. 그의 귀거래사(歸去來辭)의 한 구절 “동편 언덕에 올라 멋대로 휘바람 분다.[登東皐而舒嘯]”
[주D-004]위ㆍ진(魏晋)의 분들 : 위(魏)의 하안(何晏)ㆍ진(晋)의 완적(阮籍)ㆍ혜강(?康) 등이 모두 노장(老莊)의 풍으로 청담(淸談)을 즐기고 예법과 신형(身形)을 돌보지 않았다.
[주D-005]내 봄 옷은 …… 되어서 : “봄 3월에 봄 옷이 이미 되었거든 관자 5, 6명과 동자 6, 7명과 기수에 목욕하고 무우에 바람 쏘이고, 읊으며 돌아오리이다.” 증점(曾點)이 공자 앞에서 뜻을 말한 말이다. ≪논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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