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건축자료실 ▒

'건축학'과 '건축공학'

천하한량 2017. 1. 22. 23:15

국내 건축교육은 예전부터 문제가 많았습니다.
미국이나 프랑스의 경우에는 건축교육이 전문화되어 우수한 건축인력을 양성하는 반면에 국내 건축교육은 시공이나 구조, 설계를 모두 짬뽕시켜 교육을 시켜 건축가를 양성한다기 보다는 건축기술자를 양성한다는 목소리가 높았었습니다.

그러다가 WTO체제라는 것이 출범을 하게 되었습니다.
WTO의 핵심은 자유무역 이라는 단어로 요약이 됩니다.
이 여파가 건축계에도 영향을 미쳐서,
외국의 건축사가 국내에서 마음대로 설계를 할 수 있게 되었습니다. 그렇지만, 역으로 생각하면 국내의 건축가가 외국에서 마음대로 설계를 할 수 있다라는 얘기다 됩니다.

문제는 우리나라의 교육제도가 일으켰습니다. 유럽이나 미국쪽의 건축협회에서는 우리나라나 일본과 같은 아시아 국가들의 건축교육에 반발을 한 것이죠. 전문적인 건축교육이 실시되지 않아서 외국에서는 우리나라 건축가들을 인정할 수 없다고 했습니다.

드디어 우리나라 건축교육에 대한 논의가 부상되기 시작했습니다. 
미국의 경우에는 5년제, 프랑스의 경우에는 6년제의 건축교육이 이루어 집니다. 의과 교육이 6년으로 이루어 지듯이 이들 국가도 건축교육을 특화시켜서 전문적으로 실시하는 것입니다.
국내에서는 이에 발맞춰서 외국의 교육을 모방해 국제적인 인증을 받기위해 노력한 것입니다.
이때 많은 반발이 많았고, 국내 건축계에서 말들이 정말 많았습니다. 세미나가 수시로 열렸고....
굳이 5년제로 밀고 나갈 필요는 없었습니다. 당시에 논의된 것이 4년제로 유지하고 교육과정만 바꾸자는 것이 있었고, 4년제+2년제 안도 나왔었습니다. 당연히 6년제도 나왔었구요.

그런 논의가 있을때, UIA(국제건축가협회)에서는 전세계적으로 모든 건축관련학과에 인증제를 실시한다고 했습니다. 즉, 이 인증제를 통과한 학과를 졸업한 학생만이 국제적으로 인정받는 건축사가 될 수 있다는 것입니다.
이에 발맞추어 국내에서도 교육평가가 이루어지고 2000년도에는 건축관련학과에 대한 평가가 이루어졌습니다. 그러면서 각 학교에서는 교육과정을 대대적으로 개편하고, 말이 많았던 학제를 5년제로 통일하자는데 의견을 모은 것 같습니다. 결국 교육평가는 실시되었고, 그결과 최우수대학 4개가 선정. 한양대 1위, 서울대 2위, 울산대 3위, 한양대(안산) 4위 를 차지하게 되었으며, 우수대학이 20여개가 선정된 것으로 아는데, 그 대학들은 권고조치를 받았다고 들었습니다.

이로 인해서 지금 현재 시행되고 있는 건축사제는 2009년을 유예기간으로 이 기간내에만 기존의 건축사제도가 바뀌고 이 이후에는 의대를 졸업하지 않고서는 의사가 되기 힘든 것 처럼 UIA의 인증을 받은 학교에서 졸업한 학생들이 건축사 자격증을 취득할 수 있는 기회가 주어지게 되었습니다.(자세한 것은 건축사협회 홈페이지에 잘 나와있습니다.) 그렇지만, 인증에 실패한 대학이나 기존의 4년제 졸업생들을 위해서 4+2제도라는 것을 만들었습니다. 즉 4년제 건축관련학과를 졸업하고 2년제인 건축전문대학원(일반대학원이 아닙니다.)을 졸업한 학생의 경우에도 건축사 자격증 취득 기회를 준 것입니다.

이상과 같이 국제적인 건축사 인증을 위해 많은 건축관련학과가 5년제로 개편이 되고 있습니다. 그렇지만, 이 인증 때문이 아니더라도 우리나라 건축교육은 그 전에 이미 바꼈어야 하는데, 국내에서는 실패를 거듭하고 결국 외부의 압력에 의해 바뀐 것이라 할 수 있습니다.
이렇게 되면서 기존의 설계분야가 아닌 공학적요소가 강한 분야들(시공,구조,설비)는 4년제 건축공학과로 잔류를 하게 되었습니다. 이렇게 되면서 건축관련 학과가 분화된 것입니다.

참고로 기존의 건축사 자격을 소지한 사람의 경우도 국제인증을 위해 재교육을 받아야되고, 여타하면 새로 시험을 봐야한다고 들었습니다. 

앞으로 5년제 건축학과 졸업을 하지 않으면 건축사자격도 인증 받을 수 없는 것이 현실입니다.
기존의 건축사들 중 절반이상이 정규교육을 받지 않고 실무로 일을 배운 사람이라는 것을 감안할 때 우리나라 건축문화의 재정립을 위해서 올바른 방향으로 접근해간다고 할 수도 있습니다. 

반대로 4년제 건축공학과 학생들의 경우는 건축의 공학적인 부분을 집중적으로 학습할 수 있게 되었으나, 설계와의 연동문제가 아직 해결거리로 남았습니다. 그래서 대부분의 대학들은 아직 건축학과와 건축공학과 사이에 교과과정 연동등으로 해결하려는 모습을 보이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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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럼.. 건축학과 건축공학에서 배우는 과목에 대해서 살펴보도록 하죠.
학교마다 과목 명칭도 틀리고, 과정도 조금씩 차이가 있으니, 일반적인 내용이라 생각하시기바랍니다.

1. 건축종합설계 분야.
기본설계/기초설계/건축제도(기본적인 조형연습, 인테리어, 간단한 주택)[1학년] → 건축설계(주택설계, 소형사무실, 작업실, 전시관 등등)[2학년] → 건축설계(고층 사무소, 오피스텔, 공동주택, 학교, 도서관, 병원 등등)[3,4학년] → 졸업설계(자유주제)[5학년]

일반적으로 건축과에서 중심이 되는 과목입니다. 학년이 올라갈 수록 주제가 점점 어려워지고 복잡해 집니다. 건축학과에서는 5년동안 계속 이 과목을 필수로 해야되는데, 일반적으로 대학 졸업전에 논문을 제출해야됩니다. 그런데, 건축학과는 논문을 쓰지 않고, 졸업설계를 통해 자신의 작품을 출품하고 졸업을 하게 됩니다. 
건축공학과의 경우에는 보통 3학년과정 정도까지는 필수로 해 놓은 곳이 많습니다. 구조,시공,설비 방면으로 나간다 하더라도 설계에 대한 기본은 알아야됩니다. 차이가 있다면, 건축학에서는 이 과목들을 5,6학점정도 인정하는데, 건축공학은 3학점정도 밖에 인정을 안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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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예술, 디자인 관련 분야
예술 및 디자인/시각 디자인[2,3학년]

건축 중심이 아닌 다른 분야의 디자인을 배워 건축과 연계시키는 과목들인데, 건축학에서만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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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 건축설계 이론
건축개론(건축의 모든 분야를 전반적으로 이해하기 위한 과목)[1학년] → 건축계획(건축설계 이전의 기본지식에 대한 과목)[2,3학년] → 건축설계론(설계방법론)[3학년] → 건축프로세스(설계 진행 과정을 어떻게 할 것인가?)[3,4학년] → 도시계획론(건축설계를 도시로 어떻게 이어나갈것인가?)[3,4학년] → 건축법규[4학년]

설계의 이론적인 과목이라 생각하시면 됩니다. 역시 건축학과와 관련이 많으며 건축공학에서는 건축개론, 건축계획, 건축법 정도는 필수과목으로 정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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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 건축사
서양건축사[2학년] → 현대건축사[3학년] → 한국건축사[3,4학년]

건축의 역사에 대한 과목입니다. 보통 서양건축사정도까지는 필수과목이고 나머지는 선택인데, 건축공학의 경우 건축사를 필수로 하지 않는 학교도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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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 건축CAD
건축CAD[2,3학년] → 3D[3학년] → 프리젠테이션 기법(컴퓨터를 이용한 디자인 과목)[3,4학년]

역시 CAD는 빼놓을 수 없겠죠. 역시 건축학 관련 과목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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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 건축 구조 
정역학[1,2학년] → 동역학[1,2학년] → 건축구조개론[2학년] → 재료역학[2학년] → 구조역학[2,3학년] → 철근콘크리트[3학년] → 철골구조[3학년] → 특수구조[4학년] → 구조설계[4학년]

이제부터는 건축공학 중심 과목들입니다. 건축공학의 경우 구조역학까지는 필수로! 그 이후는 자신의 진로나 흥미에 따라 선택을 합니다. 건축학도 마찬가지로 구조역학까지는 필수로 알아야하는 과목들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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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 시공/재료 
건축구조학[2학년] → 건축재료학[2학년] → 건축시공학[3학년] → 건축적산(건설비 계산하는 것)[3,4학년]

역시 건축공학과목입니다. 건축학에서도 재료까지는 필수로 해야되고, 시공학까지 필수로 하는 경우도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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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 설비 관련과목
건축환경공학[2학년] → 건축설비개론[2학년] → 공기조화설비[2,3학년] → 온열환경설비[2,3학년] → 위생설비[3학년] → 전기설비[3,4학년] → 특수설비[3,4학년]

건축공학 중심 과목인데, 건축설비개론까지 필수이고, 나머지는 원하는대로 합니다. 건축학 또한 역시 건축설비 개론까지는 알아야 설계할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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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밖에 과목이 상당히 많은 편인데.. 주요과목만 나열해 봤습니다.
한가지 알아두셔야 할 점은 건축학이든 건축공학이든지간에 공통적으로 여러 분야에 대한 기본 지식은 다 배운다는 것이겠죠.

그럼 이 과목들을 토대로 진로에 대해서 알아보죠.

1. 건축종합설계 분야.(건축학 중심)

말 그대로 설계로 진출합니다. 건축학과 졸업 후에 대학원 진학이나 유학을 하든지 바로 설계사무소에서 근무를 하게 되는데, 일정기간의 실무를 거치면 건축사 시험을 볼 수 있는 자격이 주어져 시험을 보게 되고 합격을 하게 되면, 자신의 설계사무소를 운영할 수 있습니다.(건축사란? 설계를 할 수 있는 자격을 주는 겁니다. 대부분 건축도면에는 건축사의 도장이 찍혀있어야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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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예술, 디자인 관련 분야

건축을 한다고 반드시 건축관련 분야로만 진출하는 것도 아닙니다. 학부과정에서 디자인에 대한 기본 지식을 배워왔기 때문에 디자인 마인드가 잡혀져 있어 다른 분야로도 많이 진출합니다. 요새는 산업디자인이나, 사진, 디렉터 등 많은 분야로 진출하기도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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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 건축설계 이론

설계 이론이라 함은 이제 교수로써의 역할도 가능하다 생각이 들기도 합니다. 박사 취득하고 건축과 교수를 할 수 있겠죠?
건축잡지나 신문사 예술부로 가기도 하는데 극소수인 것 같습니다.
칼럼니스트로 활동하는 사람도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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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 건축사

이젠, 건축사를 본격적으로 연구하는 겁니다. 대학 교수로도 많이가게 되겠죠?
건축의 역사만 따로 연구하는 사람들도 많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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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 건축CAD

건축에서 3D를 배웁니다. 건축전문 3D업체에 취직도 가능하겠죠? 
건축뿐만이 아니죠. 3D에 흥미를 느낀 사람은 다른 분야의 3D로도 갑니다.

포토샵의 달인이 되기도 하죠.
IT로 본격진출하기도 합니다. 
건축과 학생들 홈페이지 제작 능력 알아주죠.(물론 계속 관심을 가지고 공부한 사람만이겠죠.)

CAD프로그램 자체를 개발하기 위해 연구에 뛰어든 사람도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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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 건축 구조 

이제부터 건축공학과 중심이겠는데...
구조분야입니다.

일반적으로 구조사무실로 가게 됩니다. 그렇지만 비율은 그리 높은 편은 아니고,
역학에 관심이 많아야겠죠? 또 대학원 진학해서 공부도 많이해야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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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 시공/재료 

건축공학과의 꽃 시공분야입니다.
대부분이 진출하는 분야라 할 수 있습니다.
현장에서 일하게 되죠.

또 재료에 관계하는 회사에 취직하는 경우도 있습니다. 내외장재 유명하자나요?

또 돈을 많이 다루게 되죠. 건축자체가 돈덩어리이니 만큼 이 분야로도 많이 진출을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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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 설비 

설비입니다. 건물 내의 온도를 어떻게 유지시킬까? 수도관이나 전기시설에는 이상이 없는지? 그렇지만 보통 공기조화쪽으로 진출을 하는데, 각광받는 분야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