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축계 노벨상' 스페인 무명건축가 3인조
카탈루냐 30여년 공동체 협업
[한겨레]
세계 건축계의 노벨상으로 일컬어지는 프리츠커 상의 올해 수상자로 스페인 카탈루냐 출신 건축가 3명이 뽑혔다.
2일(현지시각) 미국 <시엔엔>(CNN) 방송과 영국 일간지 <가디언> 등은 스페인 피레네 산맥 기슭의 마을 올로트에서 공동체 건축 작업을 펼쳐온 라파엘 아란다·카르메 피헴·라몬 빌랄타가 ‘2017년 프리츠커상’ 공동 수상자로 결정됐다고 보도했다. 프리츠커 상은 세계적인 호텔 체인 '하얏트'를 운영해온 미국 시카고의 프리츠커 가문이 ‘인류와 건축 환경에 일관적이고 의미 있는 기여를 한 생존 건축가를 기린다’는 취지로 1979년 제정한 세계 최고 권위의 건축상이다. 이 상을 세 명의 건축가가 공동 수상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상을 받게 된 세 건축가는 1988년 올로트에 각자 이름의 알파벳 앞글자를 따서 만든 ‘아르시아르(RCR)’라는 건축사무소를 세우고 이 지역의 자연 환경과 어울리는 여러 공동체 건축 프로젝트를 진행하면서 주목을 받아왔다. 소재를 능란하게 사용하며 빛과 그늘 등을 잘 살려낸 것이 이들의 작업 특징으로 꼽힌다. 심사위원단은 "창조적 과정과 비전에 대한 헌신, 모든 책무가 똑같이 공유되는 집중적인 협업 방식”을 수상 사유로 꼽았다. 심사위원장인 오스트레일리아 건축가 글렌 머커트는 "세 건축가의 협업은 소재의 통일성에 따른 놀라운 힘과 간결함을 보여주면서 시적 수준의 건축물들을 만들었다”며 “과거를 존중하며 현재와 미래의 명료성을 투사하는 작업들"이라고 평했다.
<가디언>지는 그동안 파격적 디자인을 지닌 오페라 하우스, 미술관 등을 설계한 유명 건축가들에게 이 상이 주어졌던 점을 감안하면, 30여년간 지역 환경을 개선해온 무명의 3인조가 수상자가 된 것은 급진적인 변화라고 분석했다. 노형석 기자 nuge@hani.co.kr, 사진 AFP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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