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역사자료실 ▒

[11·12 민중총궐기 라이브-1탄] 거리 선 김제동 "대통령 헌법 18개 조항 위반"

천하한량 2016. 11. 12. 21:10

■15시48분 : 박근혜 퇴진 민중총궐기 곧 시작

서성일 기자centing@kyunghyang.com

박근혜 정권 퇴진을 위한 2016 민중총궐기 행사가 열린 12일 서울광장과 광화문 일대가 시민들로 가득 차 있다.

■15시48분 : 김제동 “대통령 헌법 18개조항 위반”···박원순·표창원 등 만민공동회 진행

박근혜 대통령 퇴진을 요구하는 ‘2016 민중총궐기’가 오후 4시부터 열릴 예정인 서울 광화문광장과 서울광장 일대에는 유명 방송인과 정치인들도 속속 등장했다. 표창원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집회에 참여한 시민들에게 불상사 일어나지 없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방송인 김제동씨는 오후 2시부터 서울 광화문광장에서 ‘청년이 함께 하는 만민공동회’를 진행했다. 박원순 서울시장도 서울 광화문광장을 찾았다. 이들의 목소리를 그대로 전한다.

-더불어민주당 표창원 의원

“(집회가) 끝날 때까지 있을 것이다. 불상사가 일어나지 않도록 시민들 보호해 드리려 한다. 119구급 봉사단하고 응급구조협회, 인도주의실천의사협회와 저희 의원실이랑 사전에 협의했다. 저도 국민 한사람으로서, 저 개인적으로서 박근혜 대통령이 빨리 하야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아마 박 대통령은 이제까지 언행을 보면 국민의 뜻이 무엇인지 개의치 않는 것 같다. 그리고 여전히 중요한 의사결정은 본인이 내리는 것 같지 않다. 자문 그룹이 누군지 간에 김기춘(전 청와대 비서실장)인지 모르겠지만 조언하는 분들이 현명하게 판단해서 질서 있는 퇴진이란 얘기 나왔으면 한다. 국민들 불안이 가중되지 않게 안정을 되찾도록 조기에 퇴진하는 단계 방안 내놓아야 한다고 생각한다.”

방송인 김제동 /강윤중기자

-방송인 김제동

“저는 이번 사태를 보면서 오히려 이런 생각을 합니다. 3년 반 동안 이 땅의 진짜 대통령이 누구인지 밝혀졌다. 3년 반 동안 이 땅의 진짜 대통령이 누구였을까요? 최순실씨였다고 생각합니까? 저는 개인적으로 그렇지 않다고 생각합니다. 위에 있는 사람들이 아무도 우리에게 신경 써주지 않았음에도 대한민국이 3년 반 동안 이어졌다는 건 이땅의 주인이 시민 여러분이었다는 게 증명됐다고 생각합니다. 이 박수는 저에게 치는 박수가 아니라 옆에 있는 사람에게 대통령에 준하는 국가원수에 준하는 박수, 뜨거운 박수를 보내주시기 바랍니다. 그래서 민주공화국의 시민이 누구였는지 이 민주공화국의 주인이 누구였는지 밝힐 수 있는, 뒤집어보면 새롭게 우리에게 존엄을 준 시간이었다. 이렇게 생각해야 우리가 살 수 있다고 생각한다. 헌법 1조1항을 보면 ‘대한민국은 민주공화국’이다. 2항은 ‘모든 권력은 국민으로부터 나온다’이다. 저는 그 말을 보면서 그런 생각을 했습니다. 헌법 다 뒤집어봐도 권력이란 말은 1조2항에만 나옵니다. 나머지는 다 권한입니다. 이 말은 헌법을 만들 때 권력이 누구에게 있는지 논쟁조차 할 수 없도록 국민에게만 딱 한 번 못 박아뒀습니다. 권력자 여러분들 환영합니다. 오늘 저는 마이크를 많이 잡지 않고 여러분들에게 마이크를 드리려고 합니다. 원래 마이크 주인은 사회자가 아니고 사람들이기 때문입니다. 마이크는 혼자 있는 사람에겐 필요가 없습니다. 이 마이크가 생긴 이유는 사람들에게 들려 나가라는 것입니다. 그래서 마이크 주인은 여러분입니다. 그 전에 제가 궁금한 거 하나 여쭤보고 싶어서 여러분에게. 그리고 전문가라고 나와서 말하는 사람에게 물어보고 싶은 게 있어 여쭤보고 시작하겠습니다.

“헌법 84조에 보면 이렇게 나와 있습니다. 대통령은 내란, 외란 저지른 것 제외하곤 형사상 소추를 받지 않는다. 그러면 내란과 외란을 저지르면 형사상 소추 받을 수 있다고 저는 이해합니다. 시민의 한 사람으로서 여쭤보고 싶었습니다. 나라의 근본을 무너뜨린 것을 내란이라고 합니다. 나라의 근본 밖에서 떨어드린 걸 외환이라고 합니다. 여기 계신 세종대왕(동상)은 국가의 근본은 백성이고 그 근본을 튼튼하게 하는 것은 국가의 근본을 튼튼하게 하는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헌법을 흔들면 내란이라 할 수 있습니다. 모든 권력은 국민으로부터 나온다. 그런데 그 권력을 국민이 아닌 최순실 일가로부터 나오게 했다면 헌법 제1조1항 위반입니다. 2조 대한민국 국민이 되는 요건은 법률로 정한다. 사사로운 사람에게 권력을 줬다면 헌법 위반입니다. 대한민국 영토는 한반도와 부속 도서를 칭한다. 그런데 이곳에서 사는 한 사람에게만 권력을 줬다면 헌법을 위반한 것입니다. 헌법 제4조 평화통일을 추구해야 한다. 근데 대통령께서는 전쟁 위기를 부추겼습니다. 헌법 제4조 위반입니다. 헌법 제5조 국군은 정치 중립성을 지켜야 한다. 그런데 국군이 피땀 흘려 군에 보낸 자식들을 총에 맞게 하고 오로지 힘 있는 사람들을 위해서만 우리 군인들을 사용했습니다. 헌법 5조 위반입니다. 헌법 제6조 조약을 체결할 때는 일반적으로 승인된 국제법규는 국내법과 같은 효력을 가진다. 지금까지 나온 것 봤을 때 최씨 일가의 허락을 받은 것으로 보인다. 헌법 제7조, 공무원은 국민에 대하여 책임을 진다. 그런데 한번도 책임을 지지 않았다. 7조 위반입니다. 헌법 제8조 정당 설립 자유도 막았습니다. 헌법 제9조 민족 문화 창달을 위해 노력해야 한다. 이거 하나 지킨 것 같습니다. 전통신앙 계승하고 발전시켰습니다. 우리 무속 신앙 무당 믿는 신앙, 우리의 샤머니즘은 이런 게 아니었습니다. 그런데 한 사람만을 위해 기도한다면 전통 문화와도 배치됩니다. 9조 위반입니다. 헌법 제10조 모든 인간은 인간으로서 존엄을 갖고 있고 국가는 ‘국민의 행복을 보장할 의무를 진다. 행복추구권. 행복하십니까? (아니요~) 헌법 제10조. 다 같이 위반입니다.”

“헌법 제11조. 모든 국민은 법앞에 평등하다. 법 앞에 평등하다고 생각하십니까? 검찰 앞에 팔짱끼고 계실 수 있습니까? 그런데 그런 세상으로 나아가야합니다. 11조 법은 만인 앞에 평등하다. 이것만 지키고 있다. 만명 정도한테만 평등하다. 집에 가서 적어보십시오. 헌법 제11조. 대한민국에서는 어떠한 특수 계급이 인정되지 아니한다. 즉 특수계급은 이땅에 존재할 수 없다는 겁니다. 하지만 특수계급 없다고 생각하십니까? (아니요~) 11조 위반입니다. 한마디 하고 싶다. 흙수저 금수저 말한다. 우리는 전부 흙수저. 근데 흙수저가 과연 금수저 보다 못할까? 저는 그렇게 생각하지 않습니다. 저희가 권력층보다 나은 게 있다는 걸 알아야 어깨 피고 살 수 있죠. 첫째 쪽수가 많습니다. 그래서 외롭지 않습니다. 그런 의미에서 옆에 온 사람 한 번 앉아주세요. 그 다음 둘째, 사는 게 우리 흙수저들이 어떻게 보면 조금 편할지 모른다는 생각한다. 우리는 이런 데 걸어다닐 때 빨간 카페트 안 깔아줘도 잘 다니잖아요. 차문 그냥 내가 열면 되지. 그것들은 열어줘야해. 얼마나 힘들게 삽니다. 여러분들은 비행기에서 땅콩 주면 까서 먹으면 되지만 금수저들은 힘듭니다. 까달라고 해야하고 무릎 꿇어야되고 비행기에서 내려야 해요. 우리는 까서 먹고 딴 사람한테도 주고 이런 재미를 알고 산다. 그래서 우리 삶이 좀 더 나을지도 모른다. 나도 먹고 너도 먹고 나도 좋고 너도 좋고, 우리도 좋고 하는 재미. 제복 입고 서 있는 의경들 우리 아이들 감싸고 보호해주는 것이 함께하는 정신입니다. 오늘 방패를 든 경찰들이 민주공화국 시민 동료라는 사실 잊지 말고. 저들에게 박수를 보냅시다. 그 다음 헌법 제15조 직업 선택의 자유. 모든 국민은 자기가 원하면 자기 직업 선택 가능. 그런데 수없이 노력하는 젊은이들이 특혜 받는 젊은이들 때문에 힘들다면 15조 위반. 16조 모든 국민은 주거의 자유를 가진다. 거주이전의 자유 가진다. 그런데 집에서 편하게 못쉬게 하고 광장으로 나오게 했다. 헌법 16조 위반입니다. 헌법 제17조. 사생활의 자유. 사생활 할 시간이 없습니다. 헌법 18조 통신자유 조항. 자기들만 대포폰 사용했습니다. 헌법 18조 위반. 헌법 19조 양심의 자유. 여러분들은 그들의 의지와 관련없이 양심 자유 누리고 있습니다. 하지만 그들은 19조 위반. 헌법 제20조 2항. 정치와 종교 분리. 대통령께서는 20조 위반. 21조 집회 결사 자유. 여러분 누리고 있다. 그런데 그들이 이걸 막으려 하면 위반. 헌법 제22조. 학문과 예술 자유. 블랙리스트 작성해서 위반. 억수로 많죠? 이것만 지켜도 제대로 돌아갑니다. 끝까지 하지는 않도록 하겠다. 저녁에 나머지 헌법 말씀드리겠다.”

“이것만 말씀드리고 여러분께 마이크 넘기겠다. 저는 개인적으로 친정 엄마 조항이라고 한다. 36조 2항. 국가는 모성의 보호를 위하여 노력하여야 한다. 국가는 아이들 데리고 있는 엄마아 그 아이들 보호해야 한다. 제 말씀은 이걸로 마무리하겠다. 전 헌법학자 정치 전문가도 아니지만 시민으로서 헌법을 유린하고 한 조항도 지키지 않은 게 내란이 아니면 무엇이냐 묻고 싶습니다. 그리고 독일에 있는 한 가족이 대한민국 사람들 열패감과 좌절감 빠지게 만들었다면 외환이 아니고 무엇인지 묻고 싶습니다. 참 잘하지요~ 참 잘해. 혼자 사니까 이런 거 외울 시간이 많아요”

-박원순 서울시장

“제가 자격이 있는지 몰라도 여러분들께 사과와 부끄러움의 큰 절을 드리겠다. 조금 전에 세종대왕 말씀이 나왔다. (절한 뒤 무릎 꿇고 마이크 잡고 말하며) 세종(대왕)께서는 나라에 큰 가뭄이 들어 온 국민 굶고 있을 때 나 혼자 어떻게 호위호식하겠냐면서 광화문 쪽에 솥 10개를 걸어 초가집 짓고 가뭄 해결될 때까지 백성과 함께 지냈다고 합니다. 여러분~. 지금 국정농단 헌정 위반, 박 대통령 어떻게 해야겠습니까. (하야하라~) 온 국민의 뜻이고 명령입니다. 그런데 여러분 저는 박근혜 대통령 하야만으로 이 세상이 바뀌지 않을 것이라 생각합니다. 초등학교 학생, 주방일 하시는 분, 장애인 여러분. 이 세상이 천지 개벽을 해야겠죠. 보다 더 정의롭고 자유롭운 대한민국 만들어야겠죠 여러분. 초등학생 얘기 듣고 정말 부끄러웠습니다. 대학갈 때 제가 수시모집 추천서 써주겠습니다. 저는 이 도도한 국민 요구 앞에 국민 목소리 받아 안는 게 정치라고 생각합니다. 여러분과 함께 하겠습니다. 그리고 마지막으로 제가 여러분. 제가 ‘기필코 하면’ 여러분은 ‘국민이 이긴다’고 해주십시오. ‘기필코’ (국민이 이긴다) ‘기필코’ (국민이 이긴다). 여러분 화이팅입니다.

■15시45분 : 오후 3시 경찰 추산 10만 명 넘어

서울광장 등지에서 진행중인 민중총궐기 대회 참여 인원이 12일 오후 3시 현재 경찰 추산 10만 명을 돌파한 것으로 집계됐다. 경찰은 이날 16만~17만 명이 모일 것으로 내다봤다. 주최 측은 100만 명으로 예상했다.

[11·12 민중총궐기] 박근혜 정권 퇴진을 위한 2016 민중총궐기 행사가 열린 12일 서울 세종대로가 분노한 시민들로 가득 차 있다. 서성일 기자centing@kyunghyang.com

연합뉴스는 오후 3시 현재 서울 시내 집결 인원이 경찰 추산 10만명을 넘어섰다고 보도했다. 경찰은 지난 5일 2차 민중총궐기 대회 참여 인원을 최대 4만7600명 정도라고 했다. 당시 주최측 추산은 20만 명이었다. 경찰은 시간대별로 일정 면적(3.3㎡)에 있는 사람 수를 센 뒤 전체 면적에 곱하는 ‘페르미 추정법’을 사용한다. 민중총궐기투쟁본부 등은 행사 중 들고 난 사람을 모두 포함해 참가자 수를 계산한다.

경찰의 추정치(오후 3시 현재 10만)는 상대적으로 소극적인 계산에 따른 것인데도 이미 지난 2차 대회 때보다 2배 많다.

이날 정오부터 서울광장, 대학로, 탑골공원 등 도심 각 지역에서 노동계, 청소년, 청년·대학생 등 각계각층 시민들의 사전집회를 열고 있다. 서울광장에서는 오후 1시 민주노총 공공운수노조, 오후 2시부터 민주노총 주최 전국노동자대회가 열렸다.

대학로에서는 한국청년연대, 전국 대학생 시국회의 등 청년·대학생 단체들의 집회를, 종로구 탑골공원에서는 청소년 단체인 ‘21세기 청소년공동체 희망’이 청소년 시국대회를 열었다.

오후 4시 서울광장에서는 민주노총 등 진보진영 시민사회단체의 연대체인 ‘민중총궐기 투쟁본부’가 ‘백남기·한상균과 함께 민중의 대반격을! 박근혜 정권 퇴진! 2016 민중총궐기’ 집회를 개최한다. 오후 5시부터 종로, 을지로, 의주로 등 서울 도심 곳곳을 거쳐 청와대 진입로인 내자동로터리까지 5개 경로로 행진이 진행된다.

오후 7시 1500여개 시민사회단체가 연대한 ‘박근혜정권 퇴진 비상국민행동’ 주최로 광화문 광장에서 ‘모이자! 분노하자! #내려와라 박근혜 3차 범국민행동’ 문화제가 열린다.

경찰은 이날 272개 중대 2만5천여명을 집회 관리에 투입했다.

■15시42분 : 분노의 함성 뒤편으로 보이는 청와대

서성일 기자centing@kyunghyang.com

박근혜 정권 퇴진을 위한 2016 민중총궐기 행사가 열린 12일 서울 세종대로가 분노한 시민들로 가득 차 있다.

■15시24분 : 벌써 가득 찬 세종대로

서성일 기자centing@kyunghyang.com

박근혜 정권 퇴진을 위한 2016 민중총궐기 행사가 열린 12일 세종대로가 시민들로 가득 차 있다.

■15시16분 : 광화문에 뿌려진 경향신문 특별판

서성일 기자centing@kyunghyang.com

박근혜 정권 퇴진을 위한 2016 민중총궐기 행사가 열린 12일 서울 광화문에서 한 시민이 경향신문이 발행한 특별판을 집어들고 있다.

■15시11분 : 민주당 사전집회

강윤중 기자 yaja@kyunghyang.com

박근혜 정권 퇴진을 위한 2016 민중총궐기 행사 시작전 민주당 지도부와 당원들이 서울 청계광장에서 사전집회를 갖고 있다.

■15시10분 : 전세버스타고 지방에서 속속 도착, “참을수 없었다”

12일 경북 고령군농민회에서 온 민중총궐기 참석자가 부축을 받으며 대형 버스에서 내리고 있다. 부축을 받는 노년층 참석자 뒤로 어린아이와 중·장년층의 모습도 보인다. | 이진주 기자

12일 서울광장에서 열리는 ‘2016 민중총궐기’에 참석하기 위해 각 지역에서 출발한 대형 전세버스들이 본격적인 총궐기 시작에 맞춰 시내에 속속 도착하고 있다.

버스들은 각 지역 및 참여단체명, 그리고 ‘박근혜 퇴진’ 같은 구호를 붙이며 서울 시내에 진입했다.

각 지역별로 10대 가량의 버스가 수백명의 참가자들을 광화문·종로 등 인근에서 내리고 이동했다. 경찰은 대형 버스들을 총궐기장에서 멀리 떨어진 동대문으로 이동하도록 유도하고 있다.

민중총궐기 참석을 위해 서울에 도착한 대형 전세버스 앞 유리창에 ‘박근혜 퇴진’ 구호가 쓰인 종이가 붙어있다. | 이진주 기자

참가자들의 지역과 연령층도 다양하다. 경북 영주시에서 온 김민정씨(36)는 “차량 10대를 타고 농민·주민들이 화가 나서 박근혜 퇴진을 위해 왔다”고 말했다. 김씨는 “아이들에게 더 이상 부끄러운 모습을 보이기 싫어 왔다”며 “잘못된 사람들이 벌을 받고 정직하고 기본적인 것을 지키며 살아야 하지 않느냐”고 말했다.

중학생 아들과 함께 경북 고령군에서 온 최은정씨는 “총궐기 참가를 위해 아침 9시부터 출발했다”며 “너무 부끄러워 참을 수 없었다. 우리가 정말 분노하고 있다는 걸 보여주고 싶어 나왔다”고 말했다.

충남 논산시에서 가족과 마을주민 130명과 함께 총궐기를 찾은 원규원씨(42)는 “대통령이 쌀값(떨어뜨리지 않겠다는) 약속을 지키지 않아 농민들은 이미 작년부터 (박근혜를) 대통령으로 인정하지 않았다”며 “서민·농민이 아닌 자신을 위한 정권이 물러갔으면 한다”고 말했다.

서울과 멀지 않은 경기 안산시에서도 대형버스 행렬이 도착했다. 박재철씨(48)는 “안산에서 버스 20대를 대절해 애어른, 유모차까지 뜻 같은 사람들 400~500명이 다 올라왔다”며 “국정에는 국민들이 간 데 없고 박근혜의 농간이 너무 심해 오늘만큼은 나서야겠다 싶어 왔다”고 말했다.

■15시08분 : 민중총궐기 시작 1시간 전 서울광장

12일 경북 고령군농민회에서 온 민중총궐기 참석자가 서울에 도착한 대형 버스에서 내리고 있다. | 이진주 기자

박근혜 정권 퇴진을 위한 2016 민중총궐기 행사가 열린 12일 서울광장과 세종대로에 시민들이 모여들고 있다.

■15시03분 : 김제동 “폭력과 분노 아닌 연대와 따뜻함 보여달라”

“폭력과 분노가 아닌 이어짐과 배려와 따뜻함이 가득한 광장에서”

방송인 김제동이 12일 자신의 페이스북 페이지에 올린 글에서 박근혜 대통령 퇴진을 요구하는 ‘2016 민중총궐기’ 집회에 참석한 시민들에게 폭력과 분노 대신 연대와 따뜻함을 보여달라고 요청했다.

▶김제동 페이스북 페이지 바로가기
김씨는 이 글에서 “우리의 정당한 분노가 방향을 잃지 않도록 누구도 다치지 않아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시민과 경찰 등 광장에 모인 모든 이들에게 평화와 연대를 당부했다.

“아이들과 우리를 보호하는 손길과 눈빛이 가득한 광장에서 폭력과 분노가 아닌 이어짐과 배려와 따뜻함이 가득한 광장에서. 수많은 사람들이 수많은 사람에게 기댈 수 있도록. 제복입은 우리의 아이들이 불안하지 않도록. 그 아이들의 눈빛까지 담을 수 있도록.”

김씨는 “폭력과 무질서가 부끄러워 발길을 되돌리도록 각자 나무로 서 있는 독립과 존엄으로 함께 숲을 이루는 깊은 연대와 따뜻함으로 그렇게, 우리 함께 평화의 길을 만들어요”라며 글을 맺엇다.

김제동은 정치·사회 현안에 대한 자신의 생각을 솔직하게 밝혀온 김씨는 문화예술계의 대표적인 ‘소셜테이너’로 꼽힌다.

아래는 김제동이 페이스북에 올린 글의 전문

" target=_blank>

누구도 다치지 않아야 합니다. 우리의 정당한 분노가 방향을 잃지 않도록. 아이들과 우리를 보호하는 손길과 눈빛이 가득한 광장에서.

폭력과 분노가 아닌 이어짐과 배려와 따뜻함이 가득한 광장에서.

수많은 사람들이 수많은 사람에게 기댈 수 있도록. 제복입은 우리의 아이들이 불안하지 않도록. 그 아이들의 눈빛까지 담을 수 있도록. 어떤 폭력과 무질서도 부끄러워 발길을 되돌리도록.

각자 나무로 서 있는 독립과 존엄으로. 함께 숲을 이루는 깊은 연대와 따뜻함으로.

그렇게. 우리 함께. 평화의 길을 만들어요.

■14시59분 : 세종대로에 뜬 박근혜 퇴진 에드벌룬

서성일 기자centing@kyunghyang.com

2016 민중총궐기 행사가 열린 12일 서울 세종대로에 ‘박근혜 퇴진’ 에드벌룬이 떠 있다.

■14시58분 : 광화문에서 연설하는 김제동

서성일 기자centing@kyunghyang.com

민중총궐기 행사가 열린 12일 서울 광화문광장에서 방송인 김제동씨가 연설을 하고 있다.

■14시47분 : ‘시민혁명’의 상징, 단두대 다시 등장

12일 ‘2016 민중총궐기’ 집회에 단두대가 다시 등장했다.

이날 오후 2시쯤 서울 광화문광장에는 집회 인파 속에 약 4m가량의 단두대가 세워졌다. 앞서 지난달 29일 집회에서 이와 같은 모양의 단두대가 광화문 사거리 횡단보도 가운데 교통섬에 설치된 바 있다. 당시 단두대는 설치 10분 만에 경찰에 의해 철거됐다.

단두대 설치 관계자는 12일 “지난번 경찰이 허락도 없이 빼앗아 안타까운 마음에 다시 만들었다”며 “이번에 뺏기면 또 설치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또한 “동네 목공소와 지역 예술가 4~5명이 함께 만들었다”며 “제작자들이 의욕적으로 만들어 보통 1주일 걸리는 작업을 몇시간 만에 끝냈다”고 했다. 이 관계자는 “단두대하면 제일 먼저 떠오르는 게 프랑스 시민혁명”이라며 “특정인을 겨냥한 것이 아니라 과거를 되돌아 보자는 의미”라고 말했다.

강윤중기자

단두대는 18세기 말 프랑스혁명 당시 고안된 사형 기계다. 죄수들의 고통을 줄이고 계급에 상관없는 ‘평등한’ 참수형을 실시하자는 취지에서 개발됐다. 프랑스 국왕 루이 16세와 왕비 마리 앙투아네트 역시 단두대에 의해 목숨을 잃었다. 혁명 후 혼란 속에서 당통, 로베스피에르 등 수많은 정치 지도자들과 일반 죄수들이 단두대의 이슬로 사라지면서 단두대는 공포정치의 상징처럼 여겨지기도 했다.

12일 서울 광화문광장에 ‘단두대’가 설치됐다. | 허진무 기자

박근혜 대통령은 평소 단두대 발언을 즐겨 했다. 박 대통령은 2014년 11월 중순 호주에서 열린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에서 ‘길로틴’(guillotine·단두대)이라는 표현을 쓰며 규제 개혁을 강조했다. 박 대통령은 그달 말 열린 국무회의에서도 “암 덩어리 같은 핵심 규제들을 한꺼번에 단두대에 올려 처리해야 한다”고 강조하는 등 4차례나 단두대를 언급했다.

당시 박 대통령의 단두대 표현을 두고 국가 원수가 사용하기에는 지나치게 거칠고 정제되지 않은 단어라는 지적이 많았다. 최근 최순실씨가 대통령의 연설문 등 각종 공식 발언에 손을 댔다는 사실이 밝혀지면서 단두대 같은 이례적 표현 역시 최씨가 관여한 게 아닌지 의구심이 커지고 있다.

■14시45분 : ‘정유라 특혜 지원’ 삼성전자 박모 사장 소환

‘최순실 게이트’를 수사하는 검찰 특별수사본부는 12일 오후 2시부터 삼성전자 박모 사장을 불러 조사 중이라고 밝혔다. 박 사장은 최씨 딸 정유라씨의 말 구입, 훈련 비용 등 명목으로 35억원 등을 지급한 의혹을 받고 있다.

■14시23분 : 오체투지 행진

12일 서울 광화문광장에 ‘단두대’가 설치됐다. | 허진무 기자

민중총궐기 행사가 열린 12일 서울 광화문 세종대로에서 유성기업 노조원들이 오체투지를 하며 행진하고 있다.

■14시16분 : 벌써 붐비는 서울광장

강윤중 기자 yaja@kyunghyang.com

12일 민중총궐기 행사가 열릴 예정인 서울광장에 이른 시간부터 시민들이 모이고 있다.

■14시07분 : 노동자, 여성, 장애인, 정치인 등 각 단위 사전집회 중

박근혜 대통령 퇴진을 요구하는 ‘2016 민중총궐기’는 12일 오후 4시쯤 공식 집회 일정이 시작된다. 최대 100만 인파가 서울 광화문광장 일대에 몰릴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공식 일정이 시작되기 전부터 노동계, 청소년, 장애인, 여성계 등 각 단위에서 사전 집회를 열고 있다.

전국 전국학교비정규직노동조합, 공공운수노조 교육공무직 노동자 등 전국의 노동자들은 이날 오후 2시부터 서울시청 광장에 모여 ‘전국노동자대회’를 열고 있다.

앞서 전국학교비정규직노동조합은 이날 이른 오전부터 모여 서울 광화문광장 일대에서 사전 집회를 진행했다.

서성일 기자centing@kyunghyang.com

여성계는 이날 오후 2시부터 서울 종로구 서울역사문화박물관 앞에서 ‘여성대회’를 열고 있다. 장애인대회도 같은 시간 청계광장에서 진행되고 있다.

서울 종로구 대학로 방송통신대학교 앞에서는 이날 오후 2시부터 ‘박근혜 퇴진 시민대행진’을 시작했다. 시민대행진은 서울광장까지 이어지며 세월호유가족 300여명도 행진에 동참한다. 오후 3시부터는 서울 종로구 동화면세점 앞에서 박근혜하야 중고등학생 2차 집회 ‘청소년시국대회’가 열린다.

서울광장에서 사전집회를 하고 있는 공공운수노조 교육공무직 노동자. 노도현 기자

국회에 있던 정당도 거리로 나왔다. 더불어민주당과 정의당도 각각 청계광장과 서울 종로구 파고다어학원 인근에서 오후 2시쯤부터 ‘박근혜-최순실 게이트 당원 보고 대회’와 ‘시국대회’를 진행하고 있다. 방송인 김제동씨는 오후 2시부터 서울 광화문광장에서 청년이 함께 하는 만민공동회를 진행한다.

사전집회에서 행진하는 장애인 인권단체. 허진무 기자

■14시04분 : “동료학생이 물어볼 때마다 수치심은 우리 몫” 일리노이대 유학생 시국선언... 전세계 곳곳 교민·유학생 박근혜 퇴진 집회

전국철도노동조합 소속 노동자들 | 노도현 기자

박근혜 대통령 퇴진을 요구하는 3차 주말 촛불집회에 맞춰 11일 미국, 독일 등 6개국에서 유학생, 교민들의 연대 시국성명, 집회가 이어졌다.

미국에서 한국 유학생이 가장 많은 대학 중 하나인 일리노이대 어바나 샴페인 캠퍼스의 유학생 116명은 이날 교정에서 시국선언문을 발표했다.

이들은 “해외 언론을 통해 한국의 국정 농단이 만천하에 드러났으며, 동료 외국 학생들이 한국 상황을 물어볼 때마다 수치심은 우리의 몫이 되었다”라며 “우리는 각자의 정치적 입장을 떠나 민주주의의 파괴에 대해 민주 국가의 학생으로서 정당하고 합리적인 분노를 표출하고자 한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이들은 박 대통령이 일련의 사건에 대해 정당한 책임을 지고 국정 운영의 일선에서 손을 떼고 검찰과 사법부가 최순실씨 등 사건 관계자들에 대한 적법한 처벌로 정의의 존재를 증명해달라고 요구했다.

이들은 “4·19로부터 시작된 수많은 민주화 운동의 정신과 세계 각국 한인 학생들의 책임감을 이어받아 우리 또한 이처럼 선언한다”며 “이 시국 선언이 다른 유학생들에게도 사태에 대한 공감을 불러일으키고 광화문의 시민들에게 힘을 보태어 대한민국 민주주의의 꽃이 다시금 피도록 하는 계기가 되길 바란다”고 덧붙였다.

이날 시국선언은 커뮤니케이션학을 전공하는 홍주화씨(27)와 원자력공학과의 배진환씨(25)가 페이스북을 통해 참가자들을 모집해 32명의 준비인단이 세 차례 회의를 거쳐 작성했다. 배씨는 “상식을 벗어난 일이 일어나고 있음에도 침묵을 지키는 것이 답답해 한인 유학생들이 목소리를 낼 수 있는 계기를 마련하게 됐다”고 말했다.

UC버클리, 위스콘신대 등의 유학생들이 이미 시국선언을 발표했으며, 일리노이대에 이어 컬럼비아대, 코넬대 유학생들도 시국선언을 준비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미국 일리노이대 유학생들이 11일 교정에서 시국선언을 발표했다. 유학생 정가영씨 제공

워싱턴 인근 버지니아 애넌데일에서는 90여명의 해외 한인 목회자들의 명의로 시국선언문이 발표됐다. 들꽃교회 홍덕진 목사가 낭독한 선언문은 “그들을 두려워하지 말아라. 덮어둔 것이라고 해도 벗겨지지 않을 것이 없고, 숨긴 것이라 해도 알려지지 않을 것이 없다”는 마태복음 구절로 시작됐다.

이들은 “왜 잘못은 저들이 하고 수치는 우리가 당해야 하는가. 물론 그들을 감시하지 못하고 저항하지 못했던 우리 목회자들도 책임을 공감한다”며 “그러나 더이상 수치가 없기 위해서라도 하나님의 정의를 세우는 차원에서” 박 대통령 퇴진을 요구했다. 이들은 야당이 과도 정부 구성에 책임을 지고 나서고, 검찰에 철저한 수사를 요구했다. 이들은 과도 정부가 경색된 남북관계의 물꼬를 트고 개성공단을 재개하며, 국회는 사드 배치, 위안부 졸속 합의, 한일 군사정보보호협정 추진, 국정교과서 강행 등을 전면 폐기하고 세월호 진상을 철저히 규명하라고 촉구했다.

이날 애넌데일 집회에는 70여명의 교민들이 참석해 촛불을 밝혔다. 이 자리에서는 박 대통령 퇴진 주장을 담은 ‘하야가’가 울려 퍼졌고, 교민들은 ‘다운 다운 박근혜(박근혜 내려오라)’, ‘사과 말고 사퇴’ 등의 구호를 외쳤다.

또 워싱턴의 링컨기념관 앞에서도 20여명의 교민들이 “박근혜 하야”를 외쳤다. ‘사람 사는 세상 워싱턴’ 이기창 대표는 성명에서 “박 대통령은 통치권을 최순실에 넘기고, 최순실 일당은 대통령 관심사항이라는 말 한마디로 무소불위 권력을 휘둘렀다”며 “국민의 명령으로 대통령은 하야해야 한다”고 말했다.

뉴욕 맨해튼의 코리아타운 입구에서는 200여명의 교민, 유학생들이 모인 가운데 ‘박근혜 퇴진’이라고 쓴 플래카드를 걸고 촛불 시위를 했다. 시위에는 뉴욕 인근의 유학생뿐만 아니라 필라델피아에서 온 유학생들도 있었다고 연합뉴스가 보도했다.

워싱턴 지역 교민들이 11일 밤 박근혜 퇴진을 촉구하는 촛불집회를 갖고 있다. 버지니아 애넌데일/손제민 특파원

이날 하루 미국에서는 워싱턴, 뉴욕 이외에도 로스앤젤레스, 샌디에고, 필라델피아, 시카고 등에서 집회가 열렸다. 프랑스, 독일, 브라질, 캐나다, 일본에서도 집회와 시국선언이 있었다. 12일 이후 예정된 행사까지 포함하면 모두 10개국 40개 지역에서 규탄 집회가 벌어지게 된다.

■13시51분 : 법원, 청와대 인근까지 행진 전면 허용

12일 ‘2016 민중총궐기’에서 청와대 인근 내자동 로터리까지 행진이 가능하게 됐다.

서울행정법원 행정6부(김정숙 부장판사)는 이날 경찰의 행진 통고 금지를 취소해 달라는 참여연대의 가처분신청을 인용했다.

앞서 민중총궐기 투쟁본부 등은 이날 오후 5시 서울광장에서 출발해 청와대 인근 내자동 로터리까지 4개 방향으로 행진하겠다고 경찰에 신고했다. 의주로터리·정동길·을지로입구·한국은행로터리 등을 거치는 구간이다.

이에 대해 경찰은 신문로빌딩과 KB국민은행 광화문역지점, 조계사 인근 선일빌딩, 낙원동 부남빌딩까지만 행진을 허가했다. 경찰은 “내자동 로터리까지 행진을 허용하면 많은 인파가 좁은 공간에 집결해 안전사고가 우려되고, 율곡로 구간까지 행진을 허용하면 도심 동서간 통행이 사실상 불가능하다”는 이유를 들었다.

그러자 참여연대는 경찰의 행진 제한을 취소해 달라며 법원에 가처분신청을 냈고, 법원은 시민들의 손을 들어준 것이다. 경찰 관계자는 “법원의 판결을 존중한다. 원래 주최 측이 신고한 행진을 보장하겠다”고 밝혔다.

앞서 지난 5일에도 경찰은 교통혼잡 등을 이유로 대규모 행진을 금지했지만, 법원이 집회 주최 측의 가처분신청을 받아들여 행진을 진행한 바 있다. 당시 법원은 “집회·시위가 금지될 경우 불법집회·시위로 보여서 자발적으로 참여하는 국민의 표현의 자유가 위축될 수 있다”며 행진을 허용했다.

11일 독일 스트라스부르그에서 열린 박근혜 퇴진 집회. ‘박근혜 대통령 퇴진과 민주주의 회복을 위한 재외동포’ 제공

■13시46분 : “국민의 뜻이 우주의 뜻이다“ 서울광장 촌철살인 문구들

12일 ‘2016 민중총궐기’가 열리는 서울 시내 곳곳에 참여한 시민들은 다양한 글귀로 ‘박근혜·최순실 게이트’를 보고 느낀 심경을 토로하고 박근혜 대통령의 퇴진을 요구했다.

이번 게이트의 핵심인 최순실씨와 박근혜 대통령, ‘하야’ 등의 단어를 이용한 언어 유희가 눈에 띄었다. ‘하아 손시럽다’는 말을 ‘하야 순시렵다’고 비튼 문구가 인터넷에서 통용돼다 총궐기를 맞아 포스트잇에도 쓰였다. 소셜미디어에서 자주 쓰이는 해시태그(#)를 이용한 짧은 단어들도 눈에 띈다.

부모를 따라 민중총궐기 현장을 찾은 소년의 옷에는 ‘하야버스타요’라는 글귀와 그림이 적힌 스티커가 붙어있다. 인기 애니메이션 <꼬마버스 타요>를 패러디한 것으로 보인다.

이진주 기자

광화문광장에서는 말머리와 함께 ‘#할말’ ‘#뜨거운청춘’이라는 글이 쓰인 손팻말이 놓여있다. 말가면 위에 놓인 작은 종이엔 최순실씨의 딸 정유라씨가 독일 승마훈련 때 탔다던 명마의 이름 ‘비타나V’가 쓰였다.

이유진 기자

박근혜 대통령이 공식 석상에서 발언한 ‘우주의 뜻’을 인용한 글귀도 눈에 띈다. ‘국민의 뜻이 우주의 뜻이다’라는 글귀가 적힌 별모양 풍선이 민중총궐기 참가자들에게 배부되고 있다. 이 글귀는 박근혜 대통령이 “정말 간절히 원하면 온 우주가 도와준다”는 것을 패러디한 것이다. 박 대통령은 최순실씨가 자신의 연설문을 고쳐준 적이 있었음을 시인한 바 있다.

허진무 기자
이진주 기자
이진주 기자

격한 심정을 그대로 토로하는 글귀들도 눈에 띄었다. 자신을 ‘고2 여고생’이라고 밝힌 한 참가자는 ‘십팔살 먹은 저도 지금 당신이 해야 할 일을 압니다’라고 포스트잇에 적었다. 그 외 박근혜 대통령의 실정을 비난하고 박 대통령의 ‘퇴진’과 ‘하야’를 요구하는 글귀들도 많았다.

이진주 기자
이진주 기자
노도현 기자

■13시40분 : 수능 5일 앞둔 고3 학생들도···교복입은 10대들 속속 모여

12일 ‘2016 민중총궐기’가 열리는 서울 세종로 일대에는 교복을 입은 10대 학생들도 속속 모여 들었다.

서울 광화문역 인근에서는 수능시험을 5일 앞둔 고등학교 3학년 학생들이 모금 운동을 하고 있다. 박모군(18)은 “좋은 대학에 가는 것보다 좋은 나라에서 사는 게 우선인 것 같다”며 “하루 빨리 박근혜 정부가 퇴진했으면 좋겠다”고 했다. 또 다른 박모군은 “지난 주말 촛불집회에 나와 많은 감명을 받았다”며 “모금을 해서 여러 사람들에게 집회에 필요한 촛불과 물을 나눠주고 싶다”고 했다.

이진주 기자

소위 ‘북한의 김정은도 무서워 한다’는 중학교 2학년들도 보였다. 경기 용인에 사는 김모군(14) 등 중학교 2학년 4명은 교복을 입고 ‘박근혜는 하야하라’는 손팻말을 들었다. 중학교 1학년 이모군(13)은 “같은 반 친구 6명과 모이기로 했다”며 “미래에 아빠가 됐을 때 내 아이들이 물어보면 부끄러울 것 같아서 나왔다”고 했다.

고3 학생 2명이 서울 광화문역 인근에서 촛불과 물을 나눠주기 위해 모금을 하고 있다 | 노도현 기자

광화문광장 이순신 동상 앞에서 만난 경기 의정부에서 온 고1 정모군(16)은 ‘박근혜 대통령님 제가 살고 있는 대한민국이 정말 부끄럽습니다 #박근혜 #하야하라 대한민국 권력은 국민에게 있는가, 순실에게 있는가 대통령님 이게 나라인가요? 학생들은 이렇게 배우지 않았습니다”는 내용의 손팻말을 들었다.

정군은 “세월호부터 국정 교과서까지 학생들한테 많이 화를 불러 일으켰는데 이번에도 참을 수 없는 화를 불러 일으켜서 나오게 됐다”고 말했다. 정군은 “우리가 받는 교육이 믿을 만한 교육인가 하는 생각이 들었다”며 “예술인들의 텐트에 입주해 1박2일 동안 있을 예정”이라고 했다.

■13시26분 : “강아지 이름은 순실이로” 시민들 이모저모

박근혜 대통령 퇴진을 요구하는 ‘2016 민중총궐기’가 열리는 12일, 서울 종로구 광화문광장 일대는 이른 오전부터 시민들의 참가 열기로 뜨거웠다. 개성 있는 소품을 갖고 오거나 소신 발언을 하는 시민들이 곳곳에서 눈에 띄었다.

신유아 문화연대 활동가를 비롯한 미술 작가 10여명은 이날 오전 광화문광장에 있는 텐트 50여개동 위에 대형 비닐을 씌웠다. 비닐에는 ‘블랙리스트’, ‘소름’, ‘대통령 퇴진’ 등의 단어가 쓰여 있었다. 신유아 활동가는 “텐트를 본 시민들의 반응이 너무 좋다”며 “박근혜 대통령의 정신을 맑게 하는 무언가가 필요하다는 생각 든다. 오늘 온 국민이 여기 광화문광장에 다 모이면 대통령이 정신이 좀 들지 않을까 싶다”라고 말했다.

경기 용인에서 온 중학교 2학년 학생 4명이 ‘박근혜는 하야하라’는 손팻말을 들고 있다. | 이유진 기자

한경아 비정규직없는세상만들기네트워크 집행위원(51)은 이날 오른쪽 뺨에 말발굽 모양의 도장을 찍고 서울 광화문광장에 나왔다. 한씨는 “한국의 무속은 민중의 한을 달래주는 것인데 박근혜 대통령과 최순실씨가 무속에 얽히면서 의미가 이상하게 변질됐다”며 “그런 의미에서 부적과 말발굽 모양의 도장을 만들었다. 시민들도 재밌어하시더라. 도장도 100개 정도 만들었다”고 말했다.

신유아 문화연대 활동가. 허진무 기자

이날 낮 12시15분쯤에는 김평안씨(72)가 광화문광장에 설치돼 있는 무대 앞에서 “강아지 이름을 순실이로 지을라 그랴~ 얼마나 영리해”라고 크게 외쳤다. 김씨는 살아온 72년 평생 처음으로 집회에 나왔다고 밝혔다. 김씨는 “내가 강아지를 사서 이름을 순실이라고 지으려고 한다. 암만 진돗개보다 낫제”라며 “아~ 우리나라를 이럭저럭 다 했으니까 영리하잖여. 이건 아무나 못하는거야. 그래서 인자 강아지를 한마리를 사가지고 이름을 성만 빼고 순실이라고 해야혀”라고 말했다.

한경아 비정규직없는세상만들기네트워크 집행위원. 허진무 기자

같은 시각 광화문광장 한 켠에서는 시민 정모씨(33·개인사업)가 박정희 전 대통령 우상화 반대 1인 시위를 하고 있었다. 정씨는 “광화문광장에 박정희 동상을 세우려 했다는 뉴스를 보고 나오게 됐다. 지금 이런 시국에서도 박정희 우상화 계획을 추진하고 있다는 사실에 놀랐다”며 “광화문광장에 모인 많은 청년들이 무사히 집회를 마치고 집으로 귀가할 수 있었으면 한다”고 말했다.

■13시01분 : “니가 해라, 하야”···서울 도심 이색 패러디 모음

12일 ‘2016 민중총궐기’가 열리는 서울 시내 곳곳에는 박근혜 대통령의 퇴진을 요구하고 ‘비선 실세’ 최순실씨의 국정 농단을 비판하는 ‘촌천살인’ 손팻말이 눈에 띈다.

오후 4시 민중총궐기가 열리는 서울광장에는 영화 <친구>를 패러디한 <비선>이라는 제목의 포스터가 걸렸다. 포스터에는 ‘오래두고 같이 해먹는’이라는 부제가 달렸다. 박근혜 대통령과 최순실씨, 우병우 전 민정수석비서관, ‘문화계 황태자’로 불리는 차은택씨가 교복을 입고 있다. ‘함께 해먹을 때, 우린 아무것도 두려울 것이 없었다’ ‘니가 해라. 하야’ 등 영화의 명대사 등을 패러디해 이번 사태를 비판한다.

박정희 우상화 반대 1인 시위를 하고 있는 시민. 이유진 기자

서울 지하철 광화문역 내 바닥에는 ‘박근혜 하야. 이제는 국민이 나서야 합니다’라는 포스터가 붙었다. 최순실씨가 박근혜 대통령을 조종하는 모습의 그림과 함께 ‘꼭두각시 대통령은 필요 없습니다!’라는 문구가 있다.

서울광장에 있는 영화 ‘친구’를 패러디한 ‘비선’이라는 제목의 포스터. | 노도현 기자

또 ‘장애등급제 폐지’와 ‘부양의무제 폐지’를 주장하는 걸개에는 ‘박근혜 퇴진이 복지다’라는 문구가 적혔다.

서울 광화문역 바닥에 붙은 ‘박근혜 하야’ 포스터. | 이진주 기자

‘행동하는 만화인’이 그린 만화들도 눈에 띈다. 최순실씨의 캐리커처와 함께 ‘언니, 옆 방 비었어. 얼른 와’라는 문구가 있다.

서울 광화문역에 걸린 걸개 | 이진주 기자

박근혜 대통령의 구속을 촉구하며 ‘하야제(祭)’를 알리는 포스터에는 박 대통령이 방독면을 쓴 이들에게 끌려가는 그림이 담겼다. “우리가 블랙리스트 예술가다” 등의 문구가 보인다.

서울광장에 있는 패러디 만화 | 이유진 기자

박근혜 대통령의 얼굴 절반과 박정희 전 대통령의 얼굴 절반을 합친 그림과 ‘악어의 눈물에 속지 말자’라는 문구와 박 대통령의 얼굴, 악어의 눈물을 함께 붙여놓은 그림도 있다.

이진주 기자

노란색 포스트잇에는 ‘당신의 7시간은 304명의 생명이었다’며 박 대통령의 ‘사라진 7시간’을 비판한 글이 담겼다.

이진주 기자

김형민 PD는 자신의 페이스북에는 ‘11월 12일(토), 단하루 닭 잡는 날’이라는 한 대형마트의 광고 문구를 올렸다.

이진주 기자

■12시32분 : 민중총궐기투쟁본부 “다양성·평등성 지키겠다” 지난 촛불집회 여혐 발언 사과

“우리는 성차별과 소수자에 대한 혐오로 우리를 분열시키려는 저들의 전략에 넘어가지 않겠다고 다짐합니다.”

민중총궐기투쟁본부와 박근혜정권 퇴진 비상국민행동은 11일 공동으로 페이스북 페이지에 사과문을 내고 촛불집회에서 일부 발언자들이 여성혐오와 장애인 차별 발언을 한 것에 사과했다.

출처 : 김형민 PD 페이스북

지난 5일 ‘박근혜 대통령 퇴진을 위한 2차 범국민행동’ 촛불 집회에서 사회자와 일부 발언자들은 박근혜 대통령을 두고 “암탉이 울면 집안이 망한다”거나 “칠푼이” 등으로 말하고, 최순실을 “저잣거리 아녀자” “강남 아줌마” 등으로 지칭했다. “박근혜를 병원으로!” “병신년”이라는 장애인을 조롱하는 구호도 등장했다.

국정농단 의혹의 핵심 인사들에 대한 분노를 여성을 비하하는 말로 표현한 것은 개인의 무능과 부도덕을 성별과 장애에 따른 것으로 치부하는 부당하고 차별적인 태도라는 지적을 받았다.

이에 민중총궐기투쟁본부 등은 “많은 참가자들이 이에 항의하였고 주최 측은 이를 무겁게 받아들이고 뼈아프게 반성하고 있다”며 “당일 사회자가 사과하였지만 이것으로 충분치 않음을 잘 알고 있다. 진심으로 사과드린다”고 밝혔다

▶박근혜정권 퇴진 비상국민행동의 페이스북 페이지 게시물 바로가기
민중총궐기투쟁본부는 이어 “국정파탄, 민생파탄, 민주주의 파괴자들인 저들을 향한 우리의 분노를 여성과 장애인을 차별하는 언어로 표출하는 것은 온당하지 않음을 잘 알고 있다”며 “저들이 저지른 큰 죄와 우리 사회의 구조적 폐단을 개인의 문제로 한정짓지 말아야 한다”고 밝혔다.

민중총궐기투쟁본부는 “함께 투쟁하는 사람들이 평등한 대화를 나눌 수 있을 때 변화가 시작될 수 있다”며 “대회에서 성별, 연령 등 참여자의 다양성을 보장하고. 우리의 목소리를 대표하는 발언의 중요성을 인식하여 평등한 집회를 위한 가이드라인을 준비하겠다”고 말했다.

한 페이스북 이용자는 사과문에 댓글을 달아 “시민자유발언대에서도 역시 장애인으로 비유해 비하하거나 여성을 향한 무의식적 혐오감을 나타내는 말들이 있어 발언자들에 대한 군중들의 환호속에 나홀로 안타깝고 씁쓸했던 기억이 있다”며 “주최 측에서 좀 더 세심하게 신경써서 시민자유발언자들에게도 주의를 당부하였으면 좋겠다”는 의견을 냈다.

아래는 민중총궐기투쟁본부와 박근혜정권 퇴진 비상국민행동의 사과문 전문.

지난 11월 5일 열린 <모이자! 분노하자! #내려와라 박근혜 2차 범국민행동> 2부 대회 사회자가 진행 도중 박근혜를 지칭하여 여성을 비하하는 욕설을 사용했습니다. 발언자들도 박근혜-최순실씨가 여성이라는 이유로 이를 비하하는 용어를 사용하거나, “박근혜를 병원으로!“라는 정신장애인을 조롱하는 구호도 외쳤습니다. 많은 참가자들이 이에 항의하였고 주최 측은 이를 무겁게 받아들이고 뼈아프게 반성하고 있습니다. 당일 사회자가 사과하였지만 이것으로 충분치 않음을 잘 알고 있습니다. 진심으로 사과드립니다.

우리가 박근혜 퇴진 투쟁을 하는 이유는 국민에게 위임받은 권력을 이용하여 부패비리를 저지르고 국민의 삶을 파탄으로 내몬 책임을 묻기 위해서이지 그들이 여성이기 때문은 아닙니다. 하지만 적지 않은 이들이 박근혜를 두고 “암탉이 울면 집안이 망한다”거나 “칠푼이” “병신년” 등으로 조롱하고, 최순실을 두고 “저잣거리 아녀자” “강남 아줌마” 등으로 비난합니다.

국정파탄, 민생파탄, 민주주의 파괴자들인 저들을 향한 우리의 분노를 여성과 장애인을 차별하는 언어로 표출하는 것은 온당하지 않음을 잘 알고 있습니다. 저들이 저지른 큰 죄와 우리 사회의 구조적 폐단을 개인의 문제로 한정짓지 말아야 합니다. 지금 박근혜 퇴진을 외치는 국민 중 다수가 여성이고, 장애인이며, 차별받는 이들입니다. 우리는 성차별과 소수자에 대한 혐오로 우리를 분열시키려는 저들의 전략에 넘어가지 않겠다고 다짐합니다.

우리가 달성할 민주주의는 단지 청와대에 숨은 박근혜를 끌어내리는 것으로만 끝나지 않아야 합니다. 우리의 민주주의는 박근혜와 그 패거리들이 망쳐놓은 우리의 삶을 다시금 살만하게 만드는 과정을 통해 더 커질 수 있습니다. 힘없고 늘 지기만 했던 사람들이 역사의 주인공으로 다시 설 때 민주주의는 더 풍부해질 수 있습니다. 함께 투쟁하는 사람들이 평등한 대화를 나눌 수 있을 때 변화가 시작될 수 있습니다.

이번 일을 계기로 변화하겠습니다. 대회에서 성별, 연령 등 참여자의 다양성을 보장하고. 우리의 목소리를 대표하는 발언의 중요성을 인식하여 평등한 집회를 위한 가이드라인을 준비하겠습니다. 내일은 민중총궐기대회와 3차 범국민행동이 있는 날입니다. 많은 분들이 내일을 설레는 맘으로 준비하고 계십니다. 모두가 평등하게 참여하는 내일, 작은 목소리들을 경청하는 내일, 무엇보다 다양한 우리가 어우러져 힘차게 행진하는 내일이 되도록 노력하고 실천하겠습니다.

돈과 권력이 저들의 힘이라면, 우리의 힘은 바로 우리 자신에게서 나옵니다. 누구도 배제하지 않고도 이길 수 있는 힘이 우리에게 있다는 믿음을 서로에게 심어주는 내일을 함께 만들어갑시다.

2016년 11월 11일

민중총궐기투쟁본부 / 박근혜정권 퇴진 비상국민행동

■12시27분 : 미 하버드·코넬대 한국인들 시국선언

5일 저녁 서울 광화문 광장에서 열린 ‘박근혜 대통령 하야 촉구 집회’에 부모를 따라 나온 아이들이 촛불과 유인물을 들고 행진하고 있다. 이준헌 기자 ifwedont@

12일 국내 ‘2016 민중총궐기’를 앞두고 미국 아이비리그의 하버드·코넬대의 한인 유학생·연구원들도 박근혜 대통령의 퇴진을 촉구하는 시국선언 대열에 합류했다.

미국 매사추세츠주 하버드대 한인 대학생, 대학원생 및 연구원 193명은 11일(현지시간) 교정에서 시국선언을 발표하고 “박근혜 정권은 그 도덕성과 기능에 대한 국민의 신뢰를 완전히 상실했다”며 “박근혜 대통령은 국정에서 즉시 물러나라”고 요구했다.

하버드대 학생·연구원들은 “현 사태에 대한 일차적 책임을 박근혜 대통령에 있다”며 “국민이 부여한 막중한 국가 권력을 개인이 행사하도록 하고 사유화한 것은 국민주권, 민주주의 및 법치주의 원리 등 헌법 원리를 송두리째 부정한 것”이라고 밝혔다. 또 “박근혜 정권이 연루된 도덕적 파탄의 정황이 끊임없이 드러나고 있다”며 “이번 사태가 개인이 아니라 현 정권 전반에 걸친 광범위한 문제라는 의심을 하지 않을 수 없다”고 말했다.

이들은 “박근혜 대통령은 국정에서 즉시 물러나라”, “수사 당국은 법과 원칙에 따라 박 대통령 및 모든 관련자를 성역없이 철저히 조사하라” “정치권은 당리당략을 떠나 사태 해결을 위해 총력을 다하라”고 주장했다.

하버드대 한국인 유학생 등이 11일 하버드 교정에서 시국선언을 하고 있다. 하버드대 한국인 모임 제공

뉴욕주 코넬대 한인 재학생 등 동문 111명도 이날 학내에서 비선 실세 최순실씨의 국정농단과 박근혜 대통령의 권력남용을 규탄하는 시국선언문을 발표했다.

코넬대 학생·연구원들은 “이역만리 타국에서 헌법 제1조를 되새기며 박근혜·최순실 게이트에 대해 분노를 금할 수가 없다”며 “박근혜 대통령에게 헌법에 의거해 권력을 위임했던 대한민국 국민들은 더 이상 주권이 대통령과 일부 세력에 의해 불법적으로 사용되는 것을 좌시하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이들은 “박근혜 대통령은 법의 심판을 받아야 한다” “검찰은 박근혜·최순실 게이트 수사에 총력을 다해야 한다” “자질 미달 인물을 대선 후보로 내세운 여당은 국정문란 사태의 책임을 지고 사죄해야 한다” “비선 실세의 반민주적 권력 행사에 영합한 공직자와 기업 및 전경련 관련자는 법적 처벌을 받아야 한다” “비선 실세의 영향 하에 추진된 정부 정책에 전면 재검토를 요구한다”고 주장했다.

■11시52분 : “이게 나라냐”, ‘2016 민중총궐기’는 오체투지로 시작

박근혜 대통령 퇴진을 요구하는 ‘2016 민중총궐기’가 유성기업범시민대책위원회의 오체투지(양 무릎과 팔꿈치·머리를 땅에 대고 절하는 방식) 행진으로 시작됐다.

유성범대위는 12일 오전 11시30분부터 서울 종로구 청운효자동 주민센터에서 ‘박근혜 퇴진, 유성기업 유시영 회장 구속을 향한 오체투지’를 시작했다. 유성범대위 소속 70여명은 “이게 나라냐, 박근혜는 퇴진하라”, “재벌의 꼭두각시 박근혜는 퇴진하라”는 등의 구호를 외치며 서울광장으로 향했다.

미국 코넬대 한인 재학생들이 11일(현지시간) 학내에서 시국선언을 발표하며 손팻만을 들고 있다. | 코넬대 한국인모임 제공

앞서 유성범대위는 지난 11일 밤 11시59분쯤 오체투지로 행진하며 청와대 인근 청운효자동 주민센터 앞에 도착했다. 경찰은 유성범대위에 행진 금지통고를 전달했지만 범대위 측이 법원에 가처분 신청을 냈고 법원이 이를 받아들여 행진이 허용됐다.

유성기업 노조는 지난 2011년 5월 “저녁에 잠 잘 권리”를 외치며 부분 파업을 결의했다. 이에 사측은 곧바로 직장폐쇄로 맞섰다. 파업에 참여했던 노동자들이 2012년 복귀했지만 유성기업 내에는 또 다른 노조가 들어섰다. 복귀한 노동자들에 대한 징계, 차별도 늘어만 갔다. 유성범대위에 따르면 직장폐쇄 이후 사측은 조합원을 상대로 1300여건 이상의 민형사상 고소·고발을 진행했다. 직장폐쇄 이후 6년이 지난 지금까지도 갈등의 고리는 풀리지 않고 있다.

양희열 유성범대위 아산지회 쟁의부장(43)은 “대통령이 기업에게 돈을 받아 노동법을 개악하려 했고 세월호부터 시작해서 많은 국민을 죽였다”며 “이는 국정농단이고 국민 우롱이며 그렇기 때문에 엄중하게 사법처리해야 한다. 박 대통령은 퇴진을 물론이고 반드시 법의 심판을 받아야 한다”고 말했다.

허진무 기자 촬영

1500여개 시민사회단체의 연대체인 ‘박근혜정권 퇴진 비상국민행동’과 ‘민중총궐기 투쟁본부’는 12일 오후 4시 서울광장에서 ‘백남기·한상균과 함께 민중의 대반격을! 박근혜 정권 퇴진! 2016 민중총궐기’ 집회를 개최한다. 이에 앞서 오후 2시 대학로와 종로, 남대문, 서울역, 서울광장 등 도심 곳곳에서 노동계, 청소년, 대학생, 빈민·장애인, 여성계, 학계, 농민 등이 사전집회를 연 뒤 오후 4시 서울광장에 모인다.

4.16가족협의회 유가족 300여명도 12일 오전 11시 경기도 안산합동분향소에서 출발해 서울 종로구 대학로에 오후 1시쯤 도착한 뒤 서울광장으로 이어지는 ‘시민대행진’에 참여할 예정이다. 이날 오전에는 부산, 창원, 광주, 대전 등 주요 도시에서 시민들 수만명이 ‘2016 민중총궐기’에 참여하기 위해 버스에 올랐다. 제주에서도 1000여명이 넘는 시민들이 12일 오전 비행기를 타고 서울로 오고 있다. 주최 측은 최소 50만명에서 많게는 100만 인파가 서울 종로구 광화문광장 일대에 몰릴 것으로 보고 있다.

오후 5시부터는 광화문, 종로, 을지로, 서대문, 경복궁 일대를 도는 도심 행진이 2시간 넘게 이어진다. 행진이 끝나는 오후 7시30분부터는 서울 광화문광장에서 ‘모이자! 분노하자! #내려와라 박근혜 3차 범국민행동’ 문화제가 열릴 예정이다. 문화제는 방송인 김제동·김미화, 가수 이승환·전인권·정태춘 등 문화예술인들과 시민들이 함께하는 발언과 공연 등으로 진행된다. 이후에는 광화문광장 일대에서 텐트 농성과 시민 자유발언 등을 중심으로 다음날까지 ‘난장’ 행사가 이어진다.

경찰은 16만∼17만명이 이날 집회에 참가할 것으로 보고 272개 중대 2만5000여명을 집회 관리에 투입한다. 앞서 열린 두 차례 주말 촛불집회 때와 마찬가지로 시위대를 자극하지 않고 안전관리와 교통 소통에 중점을 둘 예정이다.

<정희완·노도현·이진주·이유진·김원진·윤승민·허진무·주영재·김경학·서성일·강윤중 기자|채용민·유명종 PD roses@kyunghya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