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론조사, 집권 우파 국민당 과반 훨씬 밑도는 1당 예상
사회당 박빙 차이 2위…신생정당들 '킹메이커' 가능성
(서울=연합뉴스) 최병국 기자 = 오는 20일 총선에서 40년 동안 유지돼온 스페인의 양당 독점 체제가 깨질 것인지 주목되는 가운데 3일 자정(현지시간)을 기해 공식 선거운동이 시작됐다.
이번 총선에선 중도우파 국민당과 중도좌파 사회노동당이 지배해온 스페인 정치지형에 큰 균열이 일어날 것으로 전망된다.
국민당과 사회당은 1975년 프랑코 총통 사망으로 민주화가 시작된 이후 중앙과 지방정부 정권을 주고받아왔다.
그러나 지난 5월 지방선거에서 신생 좌파정당 포데모스(우린 할 수 있다)가 수도 마드리드와 제2도시 바르셀로나 시장직 등을 휩쓸고, 자유주의적 중도우파 신생 정당 시우다다노스(시민)도 돌풍을 일으켰다.
기성 정당들의 무능과 비판, 서민들의 어려움을 가중시킨 긴축 조치와 빈부 격차 등을 비판한 것이 국민들의 폭넓은 호응을 받았다.
양대 정당의 퇴조가 중앙정치에서도 이어질 것으로 전망되는 가운데 연방의회에 처음 진출할 신생 정당들의 위력이 과연 어느 만큼일지 주목되는 상황이다
여론조사기관 CIS가 3일 발표한 조사 결과에 따르면, 집권 국민당 지지율은 28.6%로 1위였으나 과반에는 크게 미달했다.
실제 선거에 이 지지율이 그대로 반영된다면 국민당은 하원 350석 가운데 128석을 차지하게 된다.
과반인 176석에 크게 미달하는 것이자, 44% 득표율로 186석을 확보한 2011년 총선에 비하면 대패로 해석될 수 있다.
또 사회당 지지율은 20.8%로 가까스로 2위를 지켜 89석을 차지할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 총선에서 29% 득표율로 110석을 얻으며 7년반만에 정권을 내줄 때보다도 크게 후퇴한 것이다.
더욱이 10월 여론조사 때(25.3%)에 비해서도 낮아지며 자칫 제3당으로 추락할 수도 있음을 보여주는 수치다.
반면 시우다다노스 지지율은 19%로 전달(14.7%)보다 크게 올랐다. 시우다다노스 측은 66석을 얻어 제3당이 될 뿐만 아니라 잘 하면 제2당이나 1당까지도 가능하다는 기대를 하고 있다.
5월 지방선거에서 돌풍을 일으킨 포데모스 중심의 좌파 연대 인기는 추락, 지지율 15.7%로 4위를 하며 49석을 차지할 것으로 예상됐다.
여론조사 지지율이 선거에서 그대로 나타날 경우 연립정부 구성이 불가피해지며, 중앙정치에서도 양당체제가 깨지게 된다.
특히 신생 정당들이 캐스팅보트를 쥐고 이른바 '킹메이커' 역할을 하는 스페인 정치지형의 대지진이 일어날 수 있다.
시우다다노스의 알베르트 리베라 당수는 제1당으로 승리하지 못하면 국민당이나 사회당과의 연정에 참여하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그러나 실제 총리 결정 신임투표에도 불참함으로써 소수정부 구성을 허용할지에 대해선 입을 다물었으며, 선거 뒤엔 입장을 바꿀 여지도 있다.
한편, CIS의 여론조사에서 아직 지지 정당이나 후보를 결정하지 못한 부동층이 3분의 1이나 된다는 점에서 선거결과를 섣불리 예측하기 어렵다는 지적도 나온다고 유로뉴스는 보도했다.
choibg@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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