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권도 근간 흔드는 특심 즉각 중단 요구에 ‘한 목소리’
국기원의 '無개념 월단 특별심사' 강행에 성난 태권도인이 반대 시위에 나섰다. 2일 오전 10시 서울 여의도 국회의사당 맞은편에 있는 새누리당 당사 앞에서 태권도인 300여명이 모였다. 국기원(이사장 홍문종, 원장 정만순)이 태권도계 부정 여론에도 강행하는 ‘특별심사’를 즉각 철회할 것을 강하게 요구하고 나선 것이다. 이날 집회는 범태권도바로세우기운동본부(대표 신성환)가 주최하고 태권도바로세우기 사범연합회(대표 김창식), 세계태권도태두연맹(총재 강신철), 용인대 수도권동문, 한국태권도연구소(소장 손성도), 무림회 등 주요 단체들과 일반 사범 등 300여명이 참여해 한목소리를 냈다. 굵은 빗방울 내리는 악천우 속에서도 집회에 참가한 태권도인들은 아랑곳하지 않고 전면 철회를 외쳤다. 태권도계 집회에 100여명 이상이 모인 것은 지난 2001년 이후 14년 만이다. 이들은 태권도계 절대다수가 월단 특별심사에 대해 반대하는데도 이를 무시하고 진행하는 것을 이해할 수 없다고 고개를 가로 저었다. 월단을 통한 특별심사는 평범한 태권도인의 순수성을 송두리째 짓밟는 행위라고 규정했다. 이날 집회에는 서울과 수도권뿐만 아니라 부산, 여수, 밀양, 대전, 천안, 강릉 등 전국 각지에서 다 집결했다. 새누리당 당사 주변에는 집회에 참가한 지도자들이 타고 온 노란 승합차로 줄을 이었다. 이례적으로 KBS, MBC, SBS 등 지상파 3사는 물론 YTN, MBN, JTBC 등 종편 등 방송사가 집중 취재했다. |
집회 참여자들은 1시간 30여분 간 주요 단체 대표단이 특심 반대 성명을 밝힌데 이어 모두 ‘특심 반대’, ‘특심 반대’를 외치며 집회를 마쳤다. 이어 오후 1시부터 국기원에 항의 방문하여 2차 집회를 이어가기로 했다. 신성환 대표는 “무조건 반대다. 현재 국기원에서는 전혀 일선 태권도인 생각과는 정반대 이야기를 하고 있다. 몇몇 특정인을 위한 특심이라고 밖에 볼 수 없다”면서 “근본적으로 잘못된 것을 바로 잡아 놓지 않으면 태권도 수련 자체가 무너진다. 한번 무너지면 태권도의 권위는 회복되지 않는다”고 반대의 이유를 밝혔다. 태권도 전공 대학생들은 기말고사 가운데서도 20여명이 참가해 12시가 넘도록 같은 자리에서 “태권도의 정체성을 위협하는 특별심사 중단해주세요”가 담긴 현수막을 들고 침묵시위를 이어갔다. 김규태 학생(용인대 태권도학회장)은 “사실 오늘 기말고사 기간이다. 그러나 오늘 이 자리에 온 것은 특별심사로 인하여 태권도 가치가 하락하고, 태권도 자체가 망가지게 생겼는데, 태권도 전공생으로서 A플러스를 아무리 받아봤자 뭐하겠느냐. 그래서 많이는 아니지만, 중요하게 생각하는 학생들과 참가했다”고 말했다. |
집회가 새누리당사에서 열린 것은 국기원 최고 의사 결정권자인 이사장이 이 새누리당 소속이기 때문이다. 국기원 이사회에서 월단 특별심사를 심의하였기에 이에 대한 책임 또한 홍문종 이사장이 해결하라는 뜻으로 첫 번째 장소를 이곳으로 경정했다. 집회에 참가한 배규태 관장은 “이유가 없다. 어떤 명분도 없다. 우리가 피땀 흘려 이뤄 논 태권도의 바탕을 특심이라는 한순간의 제도 때문에 모두 망가뜨릴 수 없다”며 “단은 명분이 있어야하고 소중한 가치가 있어야 한다. 수년간의 수련하는 피와 땀이 있다. 그런 것을 한순간 월단이 된다는 것은 삼척동자도 웃을 일이다” 집회 중 대리석 위해 스폰지를 놓고 위력 격파로 항의 시위에 참가한 임현수 원로 사범(부산, 전국무림회 대사범)은 “태권도 단증은 세계 태권도의 꽃인데, 이 꽃을 시들게 하는 것은 잘못된 것 아니냐. 그래서 전통의 태권도를 이렇게 망가지면 안 되기 때문에 한걸음(부산)에 달려왔다고 말했다. 이어 스폰지 격파에 대해서는 “격파는 우리 약자들이 일어서지 못하지만, 뭉치면 일어설 수 있다는 의미다. 격파물 위해 약한 스폰지를 놓고 한 것 역시 약한 스폰지도 힘이 뭉치면 강하게 부러트릴 수 있다는 뜻을 전달하기 위해 한 것”이라고 덧붙였다. |
같은 시간 범태권도바로세우기운동본부 측은 문대성 의원(새누리당)과 김무성 새누리당 당대표와 황진하 사무총장을 만나 ‘월단 특별심사 절대 반대’에 대한 일선 태권도 지도자들의 항의 성명서를 전달했다. 이 자리에서 김무성 대표는 태권도 선수출신인 문대성 의원에게 직접 태권도인답게 이 문제를 제대로 처리해줄 것을 강하게 요청했다. 또 국기원 특별심사를 감사원에 감사를 요청하고, 태권도인이 이토록 반대하는데 이를 강행하는 이유 등을 3일 오전 최고위원회 안건으로 다룰 수 있도록 관련 자료를 준비 해줄 것으로 당부했다. 집회는 오후 1시부터 국기원에서 이어다. 국기원 측은 이날 오후 3시 30분경 국기원에서 오현득 행정부원장이 국기원 측 입장을 언론과 대화를 통해 밝히겠다고 밝혔다. 한편, 국기원 홍문종 이사장의 최측근인 김철기 감사는 특별심사에 대해 문제가 있다며 오현득 행정부원장에게 재고할 것을 요청한 사실이 확인됐다. 그러나 국기원 측은 이에 불응해 감사권을 발동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어 보인다. 김철기 이사는 2일 오전 <무카스>와 전화 인터뷰를 통해 “특별심사가 무조건 나쁘지는 않다고 본다. 공로가 있는 분들에게는 좋은 제도인 것 같다”면서도 “여러 사람이 부정적으로 생각하고, 세세한 규칙과 원칙도 하면 오히려 역효과가 날 것으로 우려된다. 그래서 우선 보류할 것을 요청했다. 만약 중단 없이 계속된다면, 감사로서 적절한 조치를 취할 것”이라고 밝혔다. [무카스미디어 = 한혜진 기자 ㅣ haeny@mookas.com]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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