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겨레] 재정위기 소도시서 16명중 14명 '정신감정서' 제출
스페인 경찰관들이 집단병가에 들어간 이유는?
스페인 서남부에 있는 작은 도시 발베르데 델카미노의 경찰들은 13일 범죄자를 잡는 대신 시청사로 나와 연좌시위를 벌였다. 전체 경찰 16명 중 14명은 '일할 수 있는 정신 상태가 아니다'라고 적힌 의사의 소견서를 제출하고 집단병가까지 낸 상태라고 영국 < 비비시 > (BBC) 방송은 전했다.
이들이 모인 것은 지난 5월부터 임금을 받지 못한 데 대한 불만을 표시하기 위한 것. 스페인에선 경찰의 집회 개최가 금지된 터라 이들은 극구 집회가 아니라고 주장했지만, 사실상의 항의 연좌시위였다. 시청사 앞에 나온 경찰관 마누엘 곤살레스는 < 비비시 > 에 "우리는 부모, 형제 등에게 도움을 받아 빚을 지고 살고 있다"며 "이런 식으로 더는 살 수 없다"고 말했다.
이날 시위는 유럽 재정위기의 주요 감염지 가운데 하나인 스페인에서 많은 지방정부들이 직원들의 월급을 지불할 수 없는 지경까지 이르게 됐음을 단적으로 드러낸다. 인구 1만3000명이 거주하는 발베르데 델카미노의 경우, 전직 시장들 재임기에 부채가 7400만달러(827억원)까지 불어났다. 신임 시장은 비용 감축을 위해 직원들에 대한 차량 및 점심식사 지원까지 폐지했으며, 중앙 정부로부터 즉각적인 지원을 요청하고 있는 상태다. 이정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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