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스페인자료 ▒

"그리스·포르투갈, 결국 국가 부도날 것"

천하한량 2011. 9. 7. 14:40

[美석학 마틴 펠드스타인 교수의 긴급진단]
"유로화 강행이 禍를 키워 유로존 전체 붕괴할 수도…
오바마 대책, 듣기는 좋지만 실제 효과는 별로 없을 것"

"그리스포르투갈은 결국 국가 부도(디폴트) 사태를 맞게 될 것입니다."

미국을 대표하는 경제 석학 중 한 사람인 마틴 펠드스타인(Feldstein· 71) 하버드대 교수는 6일 본지와의 인터뷰에서 단호한 어투로 말했다.

금 융투자협회 주최 심포지엄에 참석차 방한한 그는 "한국에 오기 전 유럽을 방문해 현지 상황을 점검한 결과 예상보다 심각했다"면서 "특히 유럽의 경제위기를 초래한 그리스와 포르투갈 두 나라의 채무상황이 갈수록 나빠지고 있다"고 전했다. 그는 "두 나라가 유로존(유로화를 사용하는 EU 17개국)에서 이탈할 가능성이 있고, 이는 유로존의 붕괴를 가져올 수도 있다"고 내다봤다.

마틴 펠드스타인 교수는 “유럽의 경제위기를 초래한 그리스와 포르투갈은 결국 국가 부도 사태를 맞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진한 기자 magnum91@chosun.com

그는 또 "미국 경제는 더블딥 가능성이 커졌지만, 현재로선 이를 막을 방법이 없다"면서 "미국 정부는 내년 11월 대통령 선거 이후에나 제대로 된 경기 회복 조치를 내놓을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유럽 재정위기의 전망은.

" 유럽 위기는 국채(國債)의 가치가 하락해 이를 보유한 은행에 악영향을 주고, 이것이 다시 국채의 가치를 하락시키는 악순환이 반복되면서 심각해졌다. 그리스와 포르투갈의 문제는 설사 국가 채무 문제를 해결한다 해도 장기적으로 경상수지 적자를 해결할 수 없다는 것이다. 수출을 통해 이익을 얻으려면 환율을 자유롭게 조정할 수 있어야 하는데, 유로화를 사용하므로 개별 국가가 환율을 조정할 수 없는 데 근본적인 원인이 있다."

―유로존의 미래는.

"그리스와 포르투갈은 유로존에서 탈퇴할 가능성이 있다. 나아가 국가부채 문제가 스페인과 이탈리아로 확대되면 상황이 악화돼 유로존 전체가 붕괴할 수도 있다. 유로존에서 탈퇴하면 경제가 더 고통을 받을 것이라는 주장도 있지만, 실제 그럴지는 아무도 모른다. 만약 그리스가 유로존에서 탈퇴한 후 상황이 호전된다면 더 많은 국가들이 탈퇴할 것이다."

펠드스타인 교수는 "'유로존'은 유럽 전체로 보면 '경제적 실수'"라며 "단일 통화와 고정 환율인 '유로화 체제'는 처음부터 말이 안 되는 것인데, 유럽 정치인들이 이를 무시하고 강행해 화를 불렀다"고 지적했다.

―미국이 다시 경기침체(recession)에 빠질 것으로 보나.

"몇 주 전에 그 확률이 50%라고 했는데, 지금은 50% 이상으로 높아졌다."

―8일로 예정된 오바마 대통령의 대국민 연설은.

"귀에 듣기는 좋지만, 실제 효과는 별로 없는 대책일 가능성이 크다. 내년 대선을 놓고 정치권의 대립이 시작돼 제대로 된 대책이 나오기 힘들다. 내년 11월 미국 대선이 끝난 후에나 나올 수 있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