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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기의 EU' 대책이 없다] 伊·스페인 국채금리 사상 최고…유로존 '붕괴' 우려 고조

천하한량 2011. 7. 12. 19:55

EU 수뇌부 긴급 회동 불구 시장 불안 증폭
위기 진앙 그리스 '부분 디폴트' 허용 검토

"이탈리아까지 재정위기 사정권에 들면서 유로존(유로화 사용 17개국)이 '빅뱅(대폭발)' 우려에 휩싸였다. 혼돈이 유럽을 지배하고 있다. "(독일 일간 디벨트)

유럽연합(EU) 이 재정적자 위기가 이탈리아로 전염될 것이라는 시장의 우려를 차단하는 데 실패했다. 11일(현지시간) 유로존 수뇌부가 벨기에 브뤼셀에서 긴급 회동하고,재무장관들은 그리스 · 이탈리아 사태 해결을 위한 대책을 논의했지만 글로벌 금융시장의 불안은 오히려 증폭됐다. 그리스의 디폴트(채무 불이행)가 불가피할 뿐 아니라 유로존 3,4위 경제대국인 이탈리아 스페인까지 위기가 전염될 것이란 우려가 힘을 얻으면서 이탈리아와 스페인 국채 금리는 또다시 사상 최고치를 갈아치웠다. 유럽과 미국 증시는 급락했고 유로화 가치도 4개월여 만에 유로당 1.40달러 밑으로 내려갔다.

◆신뢰 잃은 유로존,요동치는 시장


파이낸셜타임스(FT) 등 주요 외신에 따르면 이날 글로벌 금융시장에서 10년물 이탈리아 국채 금리는 전 거래일 대비 0.43%포인트 오른 연 5.7%를 기록했다. 1주일 새 금리가 1%포인트 가까이 오른 것이다. 로이터통신국채 수익률이 연 5.5~5.7% 상승하면 이탈리아가 위기를 맞을 것으로 예상한 바 있다. 스페인 10년물 국채 금리도 연 5.68%에서 6.04%로 껑충 뛰었다. 지난달부터 이탈리아 국채 공매도에 나선 미국의 헤지펀드 등 투기세력들이 재정위기 확산에 베팅하고 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EU 각국이 남유럽 국가들의 재정위기에 적절하게 대처할 수 있을 것"이란 신뢰를 잃었다는 지적도 나온다. 실제 이날 유로존 수뇌부가 긴급 회동한 데 이어 유로존 재무장관회의가 열렸지만 시장 불안을 잠재울 카드를 내놓는 데는 실패했다.

유로존 재무장관들은 △그리스에 대한 긴급 대출 만기를 연장하고 △대출자금의 금리를 내리는 등의 조치를 검토키로 했다. 융커 의장은 "민간 부문도 재정위기 대책에 참여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러나 재무장관회의에서 이탈리아 대책이 논의됐는지를 놓고 5분 간격으로 회원국 대표 간 설명이 바뀌는 등 시장의 신뢰를 잃는 자충수를 뒀다. 디벨트는 "유로존 지도자들이 어떤 달콤한 말을 내놓아도 아무도 믿지 않게 됐다"고 비판했다. 영국 일간 텔레그래프는 "대책 마련이 시급한 순간에도 앙겔라 메르켈 독일 총리는 이탈리아에 긴축과 검약이라는 원론적 대응만 촉구했다"며 유로존 리더 독일이 사태 해결을 가로막고 있다고 지적했다.

여기에 이탈리아에서 긴축안을 주도할 총리와 재무장관 간 알력이 계속되는 점도 불안을 키웠다.

◆복잡하게 얽힌 유럽,대책이 없다


문제는 총 1조6000억유로(2400조원)의 부채를 진 이탈리아마저 디폴트될 경우 EU의 자체 능력으론 대처 방안이 없다는 데 있다. 유럽 각국의 이해관계가 복잡하게 얽혀 있는 것도 대책 마련을 어렵게 한다. 위기 확산의 고리를 끊기 위해 위기의 진앙 그리스에 '부분적 디폴트'를 허용하고 채무 일부를 탕감(헤어컷)하는 방안이 유력해졌지만 포르투갈의 채무 등에 대해서도 탕감 요구가 나올 가능성을 고려해야 하기 때문이다. 포르투갈까지 부채 탕감에 들어갈 경우 포르투갈 국채를 많이 보유한 스페인으로 재정위기가 빠르게 전염될 가능성이 있다는 지적이다.

또 이탈리아 금융시장에 진출한 글로벌 금융사들이 손실을 줄이기 위해 경쟁적으로 자금 회수에 나설 경우 신흥시장까지 큰 여파가 미칠 것이란 분석도 우려를 키우고 있다. 독일 슈피겔은 "위기 해결의 전략도 없고,문제를 풀 수 있을 것이란 확신도 없는 상황"이라고 분위기를 전했다.

김동욱 기자 kimdw@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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