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정선영 기자]유로화 붕괴 시나리오가 작동되고 있다. 7500억 유로의 안정기금을 마련하는 등 재정적자 위기 탈출을 위한 유럽연합(EU)의 온갖 노력에도 불구하고 결국 유로화가 폐기될 것이라는
소문이 꼬리를 물고 있다.
유로화는 13일(현지시간) 뉴욕시장에서 1.2510달러로 떨어지면서 지난해 3월 이후 최저치를
기록했다.
스페인, 포르투갈 등이 앞다퉈 긴축안을 내놓았지만 글로벌 금융시장의 냉담한 반응만 확인했다. 긴축 정책이 유로존 위기를
벗어나게 하는 방안이 아니라 오히려 성장률을 저해할 뿐이라는 비관론이 득세하면서 유로화 매도세를 강화시켰다.
스위스프랑에 대한
유로화 가치는 1.4프랑 밑으로 추락하며 사상최저치를 기록했다.
앙겔라 메르켈 독일 총리는 "유로화가 추락한다면 이는 단순히 유로화 문제로 끝나지 않고 EU와 유럽 전체가 붕괴될
것"이라며 "1957년 로마조약 이후 최대 위기상황을 맞고 있다"고 우려했다.
'닥터 둠' 누리엘 루비니 교수와 '상품투자의 귀재' 짐 로저스에 이어 미 연방준비제도(Fed) 의장을 지낸 폴 볼커 미 백악관
경제회복자문위원회(ERAB) 위원장은 "유럽은 유로존 붕괴 가능성이라는 큰 문제를 안고 있다"고 주장했다.
그는 "유럽이
경제통합은 물론 정치통합까지 이룬다고 해서 경제 및 금융 문제가 해결될 수 있겠는가"라고까지 말해 단일통화인 유로화 폐기는 물론 유로존 붕괴까지
거론했다.
리처드 피셔 달라스 연준 총재는 "미달러화가 세계 기축통화의 지위를 유지할 것"이라고 언급하며 유로화 약세, 미달러 강세에 대한 미국의 입장을 드러냈다.
일단 유로화 붕괴 시나리오는 5단계로 집약되고 있다.
우선 지난 2008년 리먼브러더스 파산 이후 최저치인
1.23달러가 1차 타깃이다. 다음 레벨은 1999년 유로화 출범 시점의 수준 환율인 1유로당 1.18달러선이다.
하지만
시장에서는 이미 1달러선까지 내다보고 있다. 유로화가 미달러와 1대1로 교환되는 패리티(parity)에 도달할 것이라는 전망이 기정사실로
굳어지고 있는 실정이다.
심지어 지난 2000년 기록한 사상최저치 0.82달러선도 무사하지 못할 수 있다는 우려마저 나오고 있다.
시간과 폭의 문제일 뿐 유로화 가치폭락은 기정사실화 되고 있다.
최악의 경우는 유로화가 약세를 넘어 폐기되는 상황이다. 유럽
통합이라는 큰 꿈을 갖고 출범한 유로화가 유로존 붕괴와 함께 지구상에서 사라지는 게 마지막 시나리오인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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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선영 기자 sigumi@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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