途中 도중 도중에
李穡 이색 1328~1396
峯巒回抱澗溪長 봉만회포간계장 산봉우리 둘러싸고 계곡은 길기도 한데
一路縈紆又夕陽 일로영우우석양 구불구불 한 길에 또 석양이 걸리었네
得出此山天更闊 득출차산천갱활 이 산을 나가면 하늘이 다시 넓어지리니
一江煙月是吾鄕 일강연월시오향 한 강물 안개 낀 달이 바로 내 고향일세
馬上悠悠野趣長 마상유유야취장 말 위에서 한가로이 들 정취 끝없어라
酒徒當日數高陽 주도당일수고양 술꾼 당일엔 고양의 숫자에 끼었었네
老親無恙江山靜 노친무양강산정 늙은 어버이 건강하고 강산도 평온한데
有夢何曾到帝鄕 유몽하증도제향 꿈엔들 어찌 일찍이 제향을 갈까 본가
飮中有味最深長 음중유미최심장 술 마시는 흥미가 가장 깊고도 길어라
三斗朝傾似汝陽 삼두조경사여양 아침에 서 말 마심이 마치 여양 같았네
卯酒自然醒不得 묘주자연성부득 해장술은 본디 잘 깨지를 않는 것이라
人間到處醉爲鄕 인간도처취위향 인간 이르는 곳마다 취중의 별천지로세
高陽 한(漢)나라 초기에 역이기(酈食其)가 패공(沛公)에게 자신을 소개하면서
‘고양의 술꾼[高陽酒徒]’이라고 한 데서 온 말인데, 고양의 술꾼이란
곧 술을 즐기고 예법에 얽매이지 않는 사람을 가리킨다.
汝陽 여양(汝陽)은 당(唐)나라 때 여양군왕(汝陽郡王)에 봉해진 이진(李璡)을
가리키는데, 두보(杜甫)의 〈음중팔선가(飮中八仙歌)〉에,
“여양은 서 말을 마시고야 천자께 조회했네.[汝陽三斗始朝天]” 하였다.
<牧隱詩稿卷之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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