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스페인자료 ▒

정열적인 붉은 와인이 어울리는 스페인

천하한량 2008. 7. 5. 16:50
‘투우’, ‘플라맹고’, ‘피카소’! 이 단어들로 무엇이 떠오를까? 다름 아닌 정열의 나라 스페인일 것이다. 스페인은 이런 대표 아이콘 외에도 “세계 3위의 와인 생산국”이라는 타이틀을 보유하고 있다. 이번에는 비록 와인 대표국 프랑스보다 땅넓이는 작지만 포도밭 면적에서만큼은 프랑스를 능가하고 생산량도 세계적인 수위를 차지하고 있는 작지만 큰 와인 생산국 스페인으로 떠나보려고 한다.


<스페인 주요 와인 생산 지역>
* La Rioja(라 리오하): 보르도 스타일의 고급와인이 나오는 곳
* Penedes(뻬네데스): 최신 기술을 사용한 고급와인이 나오는 곳
* Ribera del Duero(리베라델두에로): 스페인에서 가장 비싼 와인을 만드는 새로운 산지
* Jerez(헤레스): 셰리(sherry)가 나오는 곳
* la Mancha: 가장 많은 양의 와인이 나오는 곳
와인은 머리로 배우기보다는 마셔가면서 배우는 것이다. 원장님의 가르침을 받아 기회가 생길 때마다 다양한 나라의 와인을 마셔보려고 쫓아 다니고 있는 와중에도 스페인 와인을 만나기는 하늘의 별 따기였다. 와인을 판매는 곳에서도 스페인 와인은 찾기가 힘들었는데(한정된 곳만 가서 그런가?), 실상 알고 보니 스페인이 세계에서 가장 넓은 포도밭을 가진 세계 3대 와인 생산지라고 한다. 땅은 넓은데 생산량이 왜 그만큼 따라 가지 못하는 걸까?
“스페인은 날씨가 건조하고 관개 시설이 빈약해, 포도밭 넓이에 비해서 생산성이 좋지 않다. 그리고 품질에 대한 인식이 낮고 아직도 전근대적인 방식으로 와인을 생산하는 곳이 많다.”고 이 지역 와인이 세계 최대 포도밭 면적에 비해 생산량이 1위를 차지하지 못하는 이유에 대해 김준철 원장님이 자세히 설명해 주신다. 하지만 1900년대부터 활발한 투자로 많은 성장을 하고 있고 우수한 와인을 만들기 위한 노력을 하고 있다고 한다.



아는 만큼 보이는, 스페인 와인의 등급


그 동안 유명 와인 생산지에는 대체로 그들만의 와인 원산지 명칭 통제 제도가 있다는 것을 배울 수 있었다. 스페인에도 프랑스의 A.O.C 와 유사한 DO(Denominación de Origen, 데노미나시온 데 오리헨) 제도를 실시하고 있다. 하지만 아직은 전체적으로 안정된 상태가 아니라고 하는데, 와인등급을 차례로 살펴볼까?

비노 데 메사(Vinos de Mesa)
◎ Vinos de Mesa(비노스 데 메사):
딱히 지리적 명칭이 붙지 않는 테이블 와인으로 스페인 어느 지역의 것이라도 상관이 없으며, 서로 다른 지역의 것이 혼합될 수도 있다.

◎ Vinos de Mesa con derecho a la mención tradiciónal “Vinos de la Tierra”(비노스 데 메사 콘 데헤초 알라 멘시온 트라디시오날 “비노스 델라 티에라”):
지방 자치 지역과 같이 넓은 범위에 속하는 40개 지역에서 생산되는 테이블 와인이다. 예전의 비노 델 라 티에라(Vinos de la Tierra)의 것으로 프랑스 뱅 드 페이(Vins de Pays)와 유사하다.

VCPRD(Vinos de Calidad Producidos en una Región Determinda)
좋은 품질로 명성이 높은 와인 생산 지역에 부여되는 명칭이다. 테이스팅 위원, 원산지 증명, 백 라벨의 인증, 와이너리와 와인의 등록 등을 위한 위원회가 있다.

◎ VCIG(Vinod de Calidad con Indicación Geográfica):
지리적 명칭을 표시하는 와인 산지로 ‘티에라 데 레옹(Tierra de León)’, ‘아를란사(Arlanza)’, ‘발레스 데 베나벤테(Valles de Benavente)’, ‘아리베스(Arribes)’, ‘티에라 델비노 데 사모라(Tierra del Vino de Zamora)’ 다섯 곳이 있다.

◎ DO(Vinos con Denominación de Origen):
고급 와인이 생산되는 지역으로 61곳이 속한다. 이 와인은 지정된 지방, 지역, 포도밭에서 생산된 것이라야 한다. DO 와인으로 인정되기 위해서는 와인 재배지역이 고급 와인 생산자로서 최소 5년 동안 알려져야 한다. 또, DO에 포함될 수 있는 토지라도 포도밭으로서 적합한 곳이라야 한다.

◎ DOCa(Vinos con Denominación de Origen Calificada):
DO 와인으로 적어도 10년 동안 인정받은 것. 이 와인은 정해진 지역에서 DO에 등록된 저장실에서 독자적으로 주병되어야 한다. 생산 시설은 DOCa의 인증이 안 된 와이너리와 동일한 장소에 있어서는 안 된다. 현재, ‘라 리오하(La Rioja)’, ‘프리오라토(Priorato)’ 두 곳만 DOCa로 지정되어 있다.

◎ Vinos de Pagos(비노 데 파고):
이 와인은 특별한 미기후(Microclimate)와 뛰어난 와인을 생산한 실적이 있거나, DOC 구역 안에 위치한 단일 포도밭에 지정된다. 현재, 파고(Pago, DO의 단일 포도밭)는 ‘도미노 데 발데푸사(Domino de Valdepusa)’와 ‘핀카 엘레스(Finca Élez)’, ‘엘구이호소(El Guijoso)’ 세 곳이 있다.

식사 전엔, 스페인 셰리 한 잔!

스페인에는 다른 나라와는 차별화된 몇 가지 와인을 만들어 내는데, 그 중 하나가 ‘셰리(Sherry)’와인이다. 셰리는 스페인 와인의 3% 밖에 되지 않지만, 일찍부터 영국 상인들이 세계로 퍼트린 세계적인 ‘식 전 주(Aperitif)’라고 한다. 셰리와인은 원래 ‘헤레즈(Jerez) 지방에서 생산되는 와인’을 뜻하는데 영국 사람들이 이 ‘헤레즈(Jerez)’ 발음을 정확히 하지 못하고 영국식으로 고쳐서 발음했기 때문에 지금의 ‘Sherry’가 되었다고 한다. 원료는 빨로미노(palomino)라는 청포도를 주로 사용한다.

스페인만의 독특한 와인, 셰리는 제조 과정도 독특하다. 포도를 수확해서 압착한 후에 통에 넣고 뚜껑을 열어두고 발효를 시키는데 이 때 와인 표면에 백색 이스트 막이 생긴다고 한다. 이 이스트 막이 꼭 꽃처럼 생겨서 스페인어로는 플로르(flor)라고 하고 영어로는 플라워(flower)라고 부른다. 이 플로르는 알코올 도수에 따라 생기기도하고, 생기지 않기도 하는데 플로르가 형성되면 여기서 나오는 향기가 마치 갓 구워낸 따뜻한 빵에서 나오는 향기처럼 서양인들의 식욕을 자극시키는 효과가 있어서 식전주로 셰리가 사용된다고 한다. 하지만 양군이 수업시간에 처음 마셔본 세리에서는 빵 굽는 냄새도 나지 않았고 식욕도 생기지 않았다. 셰리향이 바다 건너오면서 변한 것은 아닐 테고, 향 자체보다는 문화적 경험의 차이가 느낌의 차이로 전해지는 것이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우리나라 구수한 청국장 냄새에 외국인들이 식욕이 돌지 않는 것처럼 말이다.

이렇게 만든 셰리는 지상에 위치한 ‘보데가(bodega)’ 라고 불리는 와인 창고의 솔레라 시스템에서 숙성된다. 솔레라 시스템은 셰리가 들어있는 와인 통을 차례로 쌓아두고 맨 아래 와인을 따라내면 위에 있는 와인이 차례 데로 아래로 내려오는 반자동 블랜딩 시스템을 말한다. 이렇게 만들면 여러 해의 와인이 자연히 블랜딩 되면서 품질의 변화가 없이 고유의 맛을 유지할 수 있게 된다고 한다. 물론 여러 해의 와인이 섞여서 나오는 만큼 특정 연도를 나타내는 빈티지는 사용할 수 없게 된다.

스페인의 샴페인~까바!(Cava)

샴페인 방식으로 만드는 스파클링 와인 까바도 셰리주만큼 유명하다.
까바(Cava)는 원래 스페인어로 ‘셀러’라는 뜻인데, 셰리를 보관하는 지상에 위치한 보데가(bodega)와는 달리 지하의 저장고 개념으로 쓰이면서 지하에서 만드는 스파클링을 까바로 불렀다고 한다. 샴페인 방식으로 병에서 2차 발효시켜 법적으로 최소 9개월 동안 숙성 시키도록 되어 있는데, 실제로는 이보다 2배 이상 오랜 기간 숙성시킨다고 한다. 스페인의 까바는 꼬또르니우(Codorniu)와 프레이세넷(Freixenet) 두 군데가 80% 이상을 점유하고 있다.

스페인에서는 주로 벌크 와인을 만들었기 때문에 많은 이들이 ‘스페인 와인은 값싼 와인’으로 인식하는 경우가 많았다고 한다. 하지만 최근 질적으로 우수한 와인을 만들기 위해 노력해왔고, 2007년에는 세계적인 와인 전문지 ‘와인 스펙테이터’에서 뽑은 올해의 100대 와인 중에 스페인 와인이 8종이나 포함될 정도로 성장했다. 최근 우리나라에도 스페인 와인이 가격대비 품질이 좋은 것으로 인식되어 수입량이 점차 늘어나고 있다고 한다. (실제로 프랑스 와인 한 병(평균 51달러)을 살 돈이면 스페인 와인(평균 34.3달러) 1.5병을 살 수 있다고 한다.) 스페인이 지금처럼 계속해서 와인에 붉은 열정을 담아낸다면 앞으로는, 세계3위의 와인 생산국이 아니라 최고의 와인 생산국이 되지 않을까?

스페인 와인의 숙성 규정
-끄리안사(Vino de Crianza): 24개월의 숙성, 6개월은 330리터의 작은 오크통숙성
-레세르바(Reserva): 36개월의 숙성, 1년은 오크통에서 숙성
-그란 레세르바(Gran Reserva): 60개월의 숙성, 18개월은 오크통에서 숙성

스페인 와인 용어 해설
- con Crianza: 숙성된
- Sin Crianza: 숙성이 안된
- Vina, Vinedo: 포도원
- Cosecha: 빈테이지, 수확물
- Anejo(아네호): 숙성시킨
- Blanco(블랑코): 흰 = White
- Bodega(보데가): 셀러
- Cava(까바): 발포성 와인(샴페인 방식)
- Cepa(세빠): 포도품종
- Criado y embotellado por(끄리아도 이 엠보떼야도 뽀르): 포도 재배한곳에서 병입.
- Dulce(둘세): 단맛
- Espumoso(에스뿌모쏘): 스파클링와인
- Rosado(로사도): 로제
- Seco(쎄꼬): 드라이
- Tindo(띤또): 붉은 = Red
- Vendimia(벤디미아): 수확

양군은 누구?
양군은 술보다 수다를 좋아하는 대한민국 왕평범 20대 직장인이다.
이제 막 와인에 반한 양군은 와인잔도 잡을줄 모르고, 와인 라벨에서 볼줄 아는건 오로지 숫자뿐인 자타공인 와인초보다. 용감 혹은 무모하게 '와인알아가기'에 도전하는 양군과 함께 와인의 세계로 빠져들길!


<양군 yanggun_vin@naver.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