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를루스코니, 스페인 `여초 내각' 조롱>
(서울=연합뉴스) 이유진 기자 = 실비오 베를루스코니 이탈리아 총리 당선자가 스페인의 `여초(女超) 내각'을 조롱하는 발언을 해 물의를 빚고 있다고 영국 일간 타임스 인터넷판이 17일 보도했다.최근 이탈리아 총선에서 압승을 거두며 3번째로 총리직에 당선된 베를루스코니 당선자는 라디오방송에서 여성 장관 9명, 남성 장관 8명으로 구성된 스페인 내각이 "지나치게 분홍빛"이라고 말했다.
그는 "정치는 일반적으로 남성의 영역이고 자격을 갖춘 여성을 찾는 것이 쉽지 않기 때문에 이탈리아에서는 이런 일이 있을 수 없다"고 덧붙였다.
지난 임기 중 `양성평등'을 주요 정책 기조로 삼았던 호세 루이스 로드리게스 사파테로 스페인 총리는 선거인단 및 기업이사회의 구성시 최소 40%의 여성 비율을 보장하는 법안을 통과시켰다.
얼마전 재선에 성공함으로써 집권 2기의 막을 연 사파테로 총리는 이번주 여성 장관의 숫자가 남성 장관을 능가하는 내각 구성했을 뿐 아니라 임신 7개월의 여성을 국방부 장관으로 발탁했다.
베를루스코니 당선자는 이에 대해 "내각을 끌고 가느라 고생 꽤나 할 것"이라고 비야냥거렸다.
베를루스코니의 고질적인 남성 우월주의와 `막말'에 익숙해진 이탈리아인들은 그의 돌출 발언에 별 다른 주의를 기울이지 않았으나 스페인측은 당선자의 발언이 부적절하고 모욕적이라며 격분했다.
스페인의 막달레나 알바레스 공공시설부 장관은 "우리 여성들이 베를루스코니 내각에 소속되는 일은 결코 없을 것"이라고 일축했다.
같은 유럽 국가이지만 여성에 대한 스페인과 이탈리아의 태도는 천지차이이다.
스페인 정부는 최근 다수의 남성들이 지켜보는 가운데 옷차림이 허술한 여성을 마룻바닥에 찍어누르는 남성이 등장하는 이탈리아 패션브랜드 돌체앤가바나(D&G)의 광고를 금지 조치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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