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시모음집 ▒

詠李上舍鶴四美亭 영리상사학사미정(김인후 1510~1560)

천하한량 2006. 12. 23. 19:52
詠李上舍鶴四美亭    영리상사학사미정

     (李上舍의 四美亭을 읊다)

 

     金麟厚  김인후 1510~1560

 

 

     江雲一雨肥   강운일우비   강 구름이 비 한번 넉넉히 내려

     南畝看春耕   남묘간춘경   남쪽 밭두둑 봄갈이하는 것을 본다

     日夜自生息   일야자생식   밤 낮 스스로 생겨 자라니

     欣欣苗向榮   흔흔묘향영   기쁘게도 곡식들 성히 자랐네

 

     把鋤去稂莠   파서거랑유   호미를 들고 나가 김을 매주니

     漸見秋實成   점견추실성   점점 가을 이삭들 여물어 간다  

     兒童驅雀鼠   아동구작서   아이들 참새와 쥐를 몰아내니

     一廛輸易贏   일전수역영   한 뙈기 밭, 농부 살림이 풍족하구나

 

     且詠蟋蟀唱   차영실솔창   이제 귀뚜라미 노래 부르면서

     酌醴諧性情   작례해성정   마음편히 술이나 한잔 마셔야지  

     蠶月麗景遲   잠월려경지   밤 누에 커가는 모습이 느리고

     隰桑柔始敷   습상유시부   물가 뽕나무 잎 비로소 두루 퍼졌네

 

     攀條掇其葉   반조철기엽   가지 잡아당겨 그 뽕잎 따다 주고

     采采看朝晡   채채간조포   아침 저녁으로 잘 자라는 것을 본다  

     蜀蜀佇三眠   촉촉저삼안   누에들 석 잠을 기다렸더니

     滿箔奇功輸   만박기공수   잠박 가득 고치들 기특도 해라

 

     新絲足自給   신사족자급   새 명주실은 쓰기 넉넉하고

     不見充官租   부견충관조   나라에선 세금으로 빼앗지 않네

     萬室樂太平   만실락태평   집집마다 태평시대 함께 즐기어

     鼓舞歌康衢   고무가강구   흥겨이 강구노래를 부르는구나

 

     向晩理煙艇   향만리연정   저물녘에 조각배 손질좀 해서

     滄波垂釣絲   창파수조사   푸른 물결에 낚시줄 드리웠네

     寓興非爲魚   우흥비위어   취미일 뿐, 고기 잡자는 건 아니지만

     有得猶可怡   유득유가이   낚이면 그래도 마음 즐겁지

 

     呼童貫之柳   호동관지류   아이 불러 버들가지 꿰어 들리니

     皓月山前窺   호월산전규   하얀 달이 산 앞으로 고개 내미네

     翻思赤壁遊   번사적벽유   예전 적벽놀이를 상상해 보니

     宛爾同襟期   완이동금기   지금이 옛 정취 그대로구나

 

     更有暮雪時   경유모설시   다시 저녁눈이 내릴 양이면

     蓑笠君知誰   사립군지수   도롱삿갓을 그대는 알아 볼런지

     靑山臨碧水   청산림벽수   푸른 산이 푸른 물을 내려다 보니

     煙霧生其間   연무생기간   연기 안개 그 사이서 피어오르네

 

     腰鎌者誰子   요겸자수자   허리에 낫을 찬 자 저게 누군가

     逕路工躋攀   경로공제반   사잇길 익숙히 잘 오르는 걸

     長歌采薪蒸   장가채신증   노래가락 뽑으며 나무를 하니

     幽興飛孱顔   유흥비잔안   흥겨움은 날아 산 마루 넘네

 

     日夕始歸來   일석시귀래   날 저물어 비로소 집을 향하니

     栖鳥相與還   서조상여환   새들도 둥지로 돌아가는군

     偶此入吾賞   우차입오상   우연히 나는 이 광경 보게 된 거라

     寧知彼行艱   녕지피행간   저들의 고생을 어찌 알리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