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치 브레이크 풀린 듯 환율이 치솟고 있다. 14일 서울 외환시장에서 미국 달러에 대한 원화 환율이 전날보다 14.9원 폭등한 997.3원(기준환율)을 기록했다. 이날 고객이 은행 창구에서 산 달러 현찰 가격은 1달러당 1014원대(14일 외환은행 고시 환율 기준)였다. 이미 네 자릿수 환율을 기록한 셈이다. 네 자릿수 환율은 2006년 1월 이후 2년 2개월 만이다.
달러에 대한 원화 환율이 급등한 영향으로 엔화 매입 환율도 100엔당 1012원대로 치솟아 '100엔=1000원' 시대가 다시 열렸다. 이날 달러 대비 원화 환율 상승폭은 2004년 12월 8일 이후 최대였다. 또 11일 연속 환율 오름세를 기록했다. 이 역시 1990년 2월 이후 18년 1개월 만에 처음 있는 일이다.
문제는 최근의 환율 급등세가 각종 기록을 양산할 정도로 매우 비정상적인 현상이라는 점이다. 또한 글로벌 달러 약세 기조 속에 다른 나라 통화들은 미국 달러에 강세를 보이고 있는 반면 유독 원화만이 달러에 약세를 면치 못하고 있다.
원화의 '나홀로 약세'라는 이상(異狀) 현상은 왜 발생했고, 언제까지 지속될 것인가?
달러에 대한 원화 환율이 급등한 영향으로 엔화 매입 환율도 100엔당 1012원대로 치솟아 '100엔=1000원' 시대가 다시 열렸다. 이날 달러 대비 원화 환율 상승폭은 2004년 12월 8일 이후 최대였다. 또 11일 연속 환율 오름세를 기록했다. 이 역시 1990년 2월 이후 18년 1개월 만에 처음 있는 일이다.
문제는 최근의 환율 급등세가 각종 기록을 양산할 정도로 매우 비정상적인 현상이라는 점이다. 또한 글로벌 달러 약세 기조 속에 다른 나라 통화들은 미국 달러에 강세를 보이고 있는 반면 유독 원화만이 달러에 약세를 면치 못하고 있다.
원화의 '나홀로 약세'라는 이상(異狀) 현상은 왜 발생했고, 언제까지 지속될 것인가?
미국은 올 들어 서브프라임모기지(비우량주택담보대출) 사태에 따른 신용경색을 해결하기 위해 금리를 공격적으로 내리고 달러를 대량으로 풀었다. 그 결과 달러 가치가 하락하면서 글로벌 달러 약세 현상이 나타났다. 올 들어 일본 엔화, 유로화, 중국 위안화 등 세계 주요 통화의 달러 대비 가치는 각각 12.6%, 7.6%, 2.8%씩 절상됐다. 중국 정부는 14일 달러당 7.0882위안으로 기준환율을 고시, 달러에 대한 위안화 가치가 사상 최고치를 기록했다.
싱가포르(+4.4%), 대만(+5.7%)의 통화가치도 올랐는데, 유독 한국 원화만 4.9%나 떨어졌다. 왜 그럴까? 가장 큰 요인은 외국인의 한국 주식 투매 현상이다. 서브프라임모기지 사태 이후 부실채권이 증가한 미국 금융회사들이 달러 유동성 부족 문제가 생기자 달러 현금을 마련하기 위해 한국 주식을 공격적으로 팔고 있기 때문이다. 올 들어 한국 주식시장에서 외국인들은 16조원어치 주식을 순매도(주식매도 물량에서 매수 물량을 뺀 것)했다. 주식매도 대금을 모두 달러로 환전해 가져갔다고 가정할 경우 150억 달러가 넘는다.
삼성경제연구소 장재철 연구원은 "외국인 시각에선 한국 주식이 '위험자산'으로 분류돼 우선 매도 대상이 되고 있다"고 말했다. 또 주가 1000~1200선에서 들어온 외국인들은 지금이 한국 주식을 집중 매도할 시점으로 판단할 수도 있다고 설명했다.
▲배당금(配當金) 송금용 달러 수요 ▲경상수지 적자 ▲정부의 외환시장 불개입 등도 환율 상승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또 원화 가치가 급격히 떨어지는 틈을 타서 환투기 세력이 가세한 것이 환율 급등을 부채질하고 있다고 전문가들은 보고 있다.
우선 3월 주주 총회 시즌을 맞아 외국인 배당금 송금용 달러수요가 급증하고 있다. 증권업계 추정에 따르면, 외국인들이 올 주총에서 받아갈 배당금 규모는 시가총액 상위 20개 기업에서만 2조원(약 20억달러)이 넘는다.
또 원유 등 원자재 가격 고공행진으로 인해 3개월 연속 경상수지 적자를 기록하면서, 수입업체 간에 달러 확보 경쟁이 불붙고 있는 것도 요인이 되고 있다.
정부 변수도 한몫을 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환율이 연일 급등하는 데도 외환당국은 시장에 달러를 풀어 속도조절에 나설 기미를 전혀 보이지 않고 있기 때문이다. 이런 태도가 원화 약세를 당분간 용인하겠다는 시그널로 해석돼 역외 환투기 세력을 부르고 있다는 지적이다.
한국씨티은행 오석태 이코노미스트는 "정부가 수출에 유리하다는 이유로 환율상승을 사실상 묵인하고 있고, 역외(域外) 세력들이 이런 점을 노려 '원화매도-달러매수'를 통해 환(換) 투기에 나서고 있는 것이 환율 상승의 또 다른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고 말했다.
입력 : 2008.03.15 01: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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