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경제의 재난(災難)인가, 아니면 경제 선진화의 진통인가.'
중국에서 요즘 하나의 경제현상을 놓고 전문가들 사이에 논쟁이 뜨겁다. 그 경제현상이란 '세계의 공장'으로 불리는 중국 남부 주강(珠江)삼각주 일대에서 대규모 기업 폐업 혹은 공장 이전현상이 벌어지고 있는 것을 말한다.
중국 관영 신화(新華)통신은 지난 5일 "주강삼각주 일대에서 과거에 보지 못한 일대 경제적 혼란과 대소동이 벌어지고 있다"면서 "최근 2~3개월 사이에 1000개가 넘는 신발 제조업체가 무너졌고, 1만개가 넘는 홍콩계 기업이 도산 위기에 처했으며, 이보다 더 많은 중소기업이 타지역으로 이전을 계획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신화통신은 '위기인가, 전기인가'란 제목의 글에서 '세계 신발도시(世界鞋都)로 불리는 둥관(東莞)에서 200~300개 업체가 도산한 것을 비롯해 훼이저우(惠州), 광저우(廣州), 허산(鶴山), 쭝산(中山) 등 광둥성 전역에서 총 5000~ 6000개 신발기업 중 20%에 달하는 1000여개가 문을 닫았다'고 전했다. 광둥성은 중국 GDP(국내총생산)의 10% 이상을 차지하는 중국 내 최대 경제권이다. 최근 몇년간 홍콩 마카오와 하나의 경제권으로 묶이면서 한국 경제 규모를 위협하고 있다. 이런 광둥성 경제에 작년 말부터 빨간 불이 켜진 원인은 크게 7가지가 꼽힌다. ▲인민폐의 지속적인 평가 절상 ▲에너지 및 원부자재 가격 상승 ▲인건비 상승 ▲인력난 ▲수출 환급세율 인하 ▲올 1월부터 실시된 노동계약법(勞動合同法) ▲토지사용료 인상 등이 그것이다. 아시아신발협회의 리펑(李鵬) 비서장은 "지난 2002년 둥관의 최저 임금은 450위안(元)이었으나 지금은 실제 공장 노동자 평균 임금이 1000위안을 이미 넘었다"고 말했다.
- ▲ 작년 말 중국 광둥성 둥관의 한 신발공장에서 여성 근로자들이 작업을 하고 있는 모습. 올 들어 이 지역 신발업체들이 대거 문을 닫고 있다. /둥관(東莞)일보 사이트
반면 주하이(珠海)에서 기업체를 경영하는 탕광우(唐廣武) 사장은 "이는 전통적 노동집약형 산업에서 현대화된 기술집약형 산업으로 바뀌는 과정에서 나타나는 필연적 현상"이라는 낙관적인 분석을 내놓았다. 중국에서 새 노동계약법이 실시된 올 초를 전후하여 광둥성뿐 아니라 산둥(山東)성, 푸젠(福建)성 등지에서도 외자 기업의 도산과 탈출이 줄을 잇고 있다. 이 같은 현상이 중국 경제에 독(毒)이 될지 약(藥)이 될지는 올 8월 베이징(北京)올림픽 이후에 판가름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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