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민 변호사 실수로 한인 남편 추방, 백인 아내 `순애보` [조인스]
태권도 사범 남편과 신혼 단꿈 중 생이별, 남편 손 때묻은 도장 닫기 싫어 혼자 운영
"공항에서 돌아설 때마다 가슴이 무너집니다."
인천 공항 아내가 울먹인다. 남편은 등만 토닥일 뿐 말이 없다.
남는 사람이나 떠나는 사람이나 어쩔수 없는 이별임을 알기 때문이다.
공항에서 목격되는 흔한 풍경중 하나로 보일 수 있겠지만 박정수(34)씨와 그의 백인 아내 에이프럴(36)씨의 사연은 더욱 애잔하기만 하다.
태권도 사범인 박씨는 6개월전 미국에서 한국으로 추방됐다. 그래서 사랑하는 아내와 아이들이 있는 뉴욕으로 돌아갈 수 없다.
뉴욕지역 일간지 '타임스 유니언'지는 27일자에서 '사범없는 승단 시험(Tested without Master)'이라는 제목 아래 추방된 한인 남편을 기다리는 에이프럴씨의 순애보를 소개했다.
뉴욕주 '볼스톤 레이크'시에서 충효 태권도장을 운영하던 박씨가 추방된 것은 지난해 8월.
불법체류자였던 박씨는 결혼 비자 신청을 위해 이민국을 찾았다가 예전 비자 수속을 맡았던 이민 변호사의 실수로 법원에 서류가 제출되지 않은 사실이 드러나면서 하루 아침에 강제 추방됐다.
2006년 9월 결혼해 1년도 채 안돼 한창 깨가 쏟아져야 할 신혼생활을 생이별로 마감해야 했던 것.
추방당한 박씨는 현재 한국 의정부의 한 태권도 도장에서 영어와 태권도를 가르치며 부모님과 함께 살고 있다.
하지만 미국에 '남겨진' 아내 에이프럴씨의 애끓는 마음은 말로 표현하기 어렵다. 언제 박씨가 돌아올 수 있을 지 기약이 없는 탓이다.
"6개월이든 1년이든 정해진 기간이 있다면 얼마나 좋겠어요. 터널 끝에 아직 빛이 보이질 않네요."
그녀는 '추방자'라는 꼬리표가 남편 이름뒤에 붙는 것을 질색한다. 태권도 도장을 운영하면서 사범으로써 성실하기만 했던 남편이 마치 큰 범죄를 저지른 전과자로 비춰지는 게 싫기 때문이다.
실제 박씨가 운영하던 태권도장에서는 박씨가 '제 2의 부모'로 통할 정도로 학생들과 학부모들의 신임이 높다.
"다들 열살 전후로 아직까지 어린아이들이라서 왜 남편이 한국으로 쫓겨났는 지 설명하기가 어려워요. 그래서 다들 언제 사범님이 오시냐고 목을 빼고 기다리고 있죠."
이런 아이들의 기대 때문에 에이프럴씨는 도장 문을 쉬 닫을 수 없었다. 물론 남편의 땀이 베여 있는 곳을 포기하기 싫었던 이유도 있었다. 그래서 유단자인 그녀는 남편이 추방당한 직후부터 도장을 직접 운영하고 있다.
그간 남편을 만나러 한차례 한국을 찾았다. 하지만 공항에서의 이별은 그녀의 가슴에 또 한차례 못을 박았다. 너무 짧고 아쉬운 탓이다.
또 여행경비 등 경제적인 부담도 두사람간 물리적인 거리를 더욱 멀게 느껴지게 했다.
본지와의 전화 인터뷰에서 털어놓은 남편 박씨의 심정은 더욱 짠하다.
"공항에서 돌아서는 아내를 보고 울 수 없었어요. 그러면 더 힘들어 지잖아요."
남들에겐 쉽기만 한 함께 사는 일이 그들에겐 앞이 보이지 않아 아프고 또 아리다.
[USA중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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