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유,강냉이 죽 배급)
6.25전쟁이 끝난 상처가 채 아물지 않은 때였어.
무척 배고팠지.
보리고 개라는 것도 있었고,
먹고살기 위해 남의 집 머슴살이도 있었고,
식모살이로 고향을 떠난 누이들도 있었고...
그런데,
그 때 시절에 학교 급식이 있었는데 말야.
강냉이 빵!
그 강냉이 빵이란 것이 죽여줬어.
집에서 엄마도 가끔 간식으로 밀가루 빵, 겨 빵, 앙금 빵 등
빵을 해주셨지만 그것과 비교가 안 됐어.
옥수수 가루에 우유를 섞어 만든 빵인데
쫀득쫀득하고 약간 노르끼리 붉으스레한게...
잘 쪄진 빵은 여간 맛이 있는 것이 아니었지.
오늘 날로 말하면 당시의 햄버거였어~
그런데 지금은 그런 빵이 왜 안나오는지 모르겠어.
"너들 중에 제과점 하는 사람,
그 추억의 빵 좀 개발하면 안되겠나?
나오면 내가 제일 먼저 사 먹을 텐데~ "
그런데 그 빵 매일 준 것은 아니었어.
번호순서대로 3일에 한 번인가 돌아왔는데...
매일 빵 타는 순번을 기다렸지.
그 빵은 소사아저씨가 소사 사택에서 만드셨고...
큰 솥에다 강냉이가루랑 우유를 듬뿍 부어 쪄냈어.
다 쪄낸 후에는 큰 식칼로 사각 식빵처럼 썰었지.
빵 써는 것을 유심히 보았는데 크기가 달라.
어떤 것은 크고 어떤 것은 얇게 썰린 것이 있어.
줄 서서 기다리면서 제발 큰 것이 나한테~
그러다 얇은 것이 걸리면, 재수 없는 거지 뭐~
어쩔 수 있어~
그리고 빵 당번이라는 것이 있었어.
점심 싸이렌 소리가 들리고 빵이 다되면
선생민이 당번을 불렀어.
선생님이 가난한 아이에게 빵 당번을 시켰지.
당번은 자기 책보를 풀어가지고 갔어.
빵 배급을 하고 나면 떨어진 부스러기들이 좀 있었거든,
그게 당번 차지였어.
그 때 빵 당번이 얼마나 부러웠는지.
문제는 이 빵 때문에 사건이 터진거야.
하루는 세종이(빵 당번)가 빵을 타왔고,
번호대로 빵을 나눠줬어.
그 날은 내가 빵을 타는 날이 아니었어.
침만 삼키고 있었지.
그런데 그 날따라 빵 부스러기가 상당히 남은 거야.
분명히 선생님이 말씀 하셨어.
“나눠들 먹으라.”
문제는 욕심장이 세종이가 나눠줄 생각을 안 하는거야.
자기가 다 먹겠다고,
자기 보자기래~
no touch!
나는 안 되겠다 싶었지.
둘러 쌓인 아이들 틈으로 손을 쓱 집어넣고
빵 한 조각을 잡았어.
그리고 냅다 밖으로 튀었지.
밖에서 누가 말하는 소리가 들려~
“너 세종이 빵 가져갔지. 세종이 울고 있다.”
“울려면 울라지~ ”
문제가 크게 생겼다는 직감을 했지만.
나는 그 빵을 먹으면서 서둘러 집으로 갔어.
그런데 얼마 쯤 가다 보니 누가 울면서 달려오는 게 보여.
아니나 다를까 세종이야.
다짜고짜 자기 빵 내놓으래.
이미 배속에 들어가 ‘상황 끝!’ 했는데 .
그 한 조각이니 배속에 들어가는데 오래 가겠어~
울고불고 난리야.
나죽이겠다고 달려드는 데
그 기세가 배 쨀 심산이야~
결국, 길거리 격투가 벌어지고,
치열하게 싸웠지.
누나가 와서 말리지 않았으면 해질 때까지 싸웠을 거야.
결국 합의를 보고 끝냈어.
나중에 내가 빵 타면 값아 줄 것을 약속하고 말이야.
그 후 어떻게 되었는지 알아?
빵 탈 때마다 내 빵 달라고 손을 내미는 데..
어휴~ 졸업할 때까지 계속야~
빵 한 조각 뺏어먹고 값아 준 것이 10배가 넘어~
한번 약점 잡히니까 무섭더라고~
그리고 40년이 지난거야. 나 그 때 혼났지.
빚지고 산다는 것이 얼마나 무서운지~
빚 질 것이 아니더라고~
에구, 빚쟁이 닥달 해봐~ 못 살아~~~~~
친구들, 혹시 빚져봤나?
그런데 말야~
세상에 빚을 져도 되는 빚이 딱 하나 있어.
빚지고도 편히 살수 있는 빚? 사랑의 빚!
사랑의 빚 외에는 아무 빚도 지지 말아야돼~
예수님이 말씀하셨지..
“ 피차 사랑의 빚 외에는 아무에게든지 아무 빚도 지지 말라
남을 사랑하는 자는 율법을 다 이루었느니라.”(롬 13:8)
사실 빚 없는 자가 어디 있어?
나도 사실 빚 진자야~
하나님께 빚졌고 , 부모님께 빚졌고, 이웃에게 빚졌고,
친구들에게 빚졌고... 빚 투성이야...
평생 값아야 할 빚이지.
그래도 이 빚은 생각하면 나를 행복하게 하지~
이 빚을 친구들에 갚고 싶네.
그리고 세상 모두에게~
그리고 세종아!
그 때 빵 뺏어 먹은 것 미안하다.
졸업하느라고 갚다 말았는데 앞으로 계속 값으마~ ~
사랑한다~ 친구들아!
-바다해 해영
When You and Were Young
The creek and the creaking old mill
Maggie, as we used to long long ago!
The green grove is gone from the hill,
The creaking old mill is still
Maggie, since you and I were young !
Oh they say that I'm feeble with age
Maggie, my steps are much slower than then
My face is a well written page
Maggie, and time all along was the pen.
They say we have outlived our time,
But to me you're as fair as you were,
They say we have outlived our time,
But to me you're as fair as you wer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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