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화값 급락…연말 900~910원대 전망 | |||||||||||||||||||||||||||
미국계 금융기관 등 외국 투자자들이 국내 주식과 채권, 원화 등을 연일 던지고 달러로 바꿔 송금해 가는 양상이 이어지고 있다. 외국인 순매도 공세가 이어져 이달 들어서만 국내 증시에서 6조4000억원 이상 빠졌다. 구길모 외환은행 차장은 "외국인들이 주식매각 대금을 달러화로 환전해 나가면서 원화값 하락을 유발했고 외환스와프시장도 혼란스러웠다"며 "내일 환율을 전망하기 힘들 만큼 시계 제로 상태"라고 말했다.
외국인 주식ㆍ채권 매도금액은 며칠간 시차를 두고 한국을 이탈하고 있다. 그만큼 달러화 매입 수요가 지속되고 있다는 얘기다. 이 때문에 전 세계적으로는 달러 약세임에도 불구하고 한국 원화값이 달러화에 대비해 약세를 보이는 현상이 발생하는 것이다. 외환스와프시장 불안도 달러화 강세의 주요인으로 작용했다. 홍승모 신한은행 금융공학센터 과장은 "조선업체의 달러 선물환 매도에다 해외펀드의 환헤지 수요가 겹쳤다"며 "은행권이 외환스와프시장에서 달러를 구해야 하는데 이러한 달러 수요가 몰린 영향이 크다"고 설명했다. 은행들이 외환스와프시장에서 달러를 빌려 외환시장에 내다팔아야 선물환 가격이 확정되기 때문이다. 이 때문에 스와프 베이시스(통화스와프금리-이자율스와프금리)는 급격히 벌어졌다. 스와프 베이시스가 19일 200bp, 20일 200bp였던 점을 감안하면 엄청나게 빠른 속도로 확대됐다는 얘기다. 보통 달러 조달이 어려우면 베이시스가 확대되고 달러 조달이 쉬워지면 축소된다. 오석태 한국씨티은행 이코노미스트는 "주식시장과 채권시장 등 금융시장 전반에 불안심리가 확산되면서 외환시장도 영향을 받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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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 과장은 "원화는 직접적인 엔캐리 대상은 아니지만 범캐리 대상자산에 속한다"며 "엔캐리 청산이 급속히 진전되면서 국내 주식시장에서 외국인 매도가 많았다"고 분석했다. 하지만 이 같은 원화값 하락세가 오랫동안 지속되지는 않을 것으로 보인다. 오 이코노미스트는 "금융시장이 안정되면 다시 제자리로 돌아갈 것으로 보이며 달러당 원화값은 연말 900원 선까지 갈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홍 과장도 "금융시장에 불안심리가 없어지면 연말에는 달러당 원화값이 900~910원대를 형성할 것으로 보인다"고 내다봤다. 전승지 삼성선물 연구원은 "달러당 원화값이 890~940원 박스권을 벗어나지는 않을 것으로 보이며 다음달 미국이 금리 인하를 단행하면 910원대로 상승할 수 있다"고 예상했다. 엔화 대비 원화값은 엔캐리 자금 청산에 따른 엔화 강세 여파로 100엔당 856.40원을 기록했다. 지난해 5월 19일 이래 1년6개월 만에 처음으로 850원대로 떨어졌다. 홍 과장은 "엔캐리 청산이 지속되면서 엔화를 사서 갚아야 하기 때문에 엔화 강세는 당분간 계속 이어질 것"이라고 예측했다. 오 이코노미스트는 "원ㆍ엔 환율은 국내 금융시장과는 별개로 엔캐리 문제로 엔화 강세 영향을 받은 것"이라며 "앞으로 외환시장의 가장 큰 변수는 세계 증시 안정"이라고 덧붙였다. 현재 신용경색 염려가 진정되기까지는 적잖은 시간이 걸릴 것이지만 이 같은 신용경색 염려가 줄어들면 달러화는 다시 점진적인 하락세를 탈 것으로 전망했다. 한편 JP모건은 내년 초(2월 초순) 달러당 원화값을 920원으로 예상했으며 모건스탠리는 910원, 골드만삭스는 920원, 씨티는 900원, 리먼브러더스는 890원으로 내다봤다. [윤상환 기자 / 황인혁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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