캘리포니아 산불 보험 처리에 연방차원 재해 지원

 

 

캘리포니아주 역사상 최악의 산불로 기록되고 있는 로스앤젤레스 등 7개 카운티지역에서 화재 발생 엿새째인 25일에도 하늘을 뒤덮은 짙은 연기는 사라지지 않고 있으나 재해 현장에 늘상 있는 울부짖는 이재민을 찾아보기는 쉽지 않다.

로스앤젤레스 인근 말리부에서 첫 화재가 발생한 이후 20여곳에서 동시 다발로 발생한 이번 산불의 피해면적은 약 45만에이커에 이르고 1천609채의 주택과 상가 등이 불탔으며 부분 파손된 구조물도 약 2천채에 이르는 것으로 잠정 집계됐다.

대재앙으로 불리는 이들 산불 현장에서는 그러나 해마다 태풍으로, 폭우로, 산불로 삶의 터전을 한순간에 잃은 뒤 울부짖으며 망연자실한 채 구호의 손길을 애타게 기다려야 했던 한국 이재민들이 보여줬던 수심을 엿보기가 어렵다.

폭삭 주저앉아 잿더미로 변한 집 터로 돌아온 이재민들로서는 정붙여 가꿨던 주택이 사라졌으니 그 슬픔이야 쉽게 가늠하기 어렵겠지만 이런 슬픔 중 상당 부분은 특별한 사연이 있거나 손때가 묻어 정이 든 물건들을 잃었다는 것일 뿐 재산상 손실에 모아지지 않는다.

이는 대부분의 주택 소유주들이 화재나 지진에 대비해 보험에 가입한 데다 캘리포니아 주정부와 연방정부가 재해구역으로 선포함에 따라 손실 부분을 거의 완벽하게 회복하거나 오히려 그 이상의 지원도 가능하기 때문이다.

이번 산불이 발생한뒤 주정부는 피해 주민들의 보험 클레임과 관련한 상담 센터를 곳곳에 개설하는 한편 피해 산정 작업의 신속한 전개를 위해 캘리포니아 이외의 주(州)에서 면허를 가진 보험 사정관이 캘리포니아주에서 영업 활동을 할 수 있도록 조치했다.

더구나 보험 업체들도 객관적으로 수긍할 만한 보상 기준을 마련하고 호텔 등 숙박시설 이용에 따른 제반 비용을 지원함으로써 주택 건설시 특별한 마감재를 사용하는 등의 예외가 아닌 한 재건에 따른 시간과 노력 이외에 재산상 손실은 거의 없을 것이라는 예상이다.

또 국토안보부 산하 연방재난관리청(FEMA)은 개인들이 피해 평가 보고서를 제출하는 즉시 연방정부 구호기금을 전달한다는 방침이어서 복구에도 탄력을 받을 전망이다.

결과적으로 재난 보험 가입률이 저조하고 재난이 닥친 후에도 적절한 보상이 이뤄지기 까지 상당한 시일이 걸리는 탓에 다시 일어서기가 극히 어려운 한국의 실정을 이번 캘리포니아 산불 현장에서 맞닥뜨리기는 불가능했다.

24일에 이어 25일에도 전소된 샌디에이고 랜초 버나도의 주택을 둘러본 토드 카니악(65)씨는 “대피령이 내려진 이후 평생 간직해오던 소중한 기념품들을 제대로 챙기지 못한채 서둘러 집을 떠나야 했다”며 “이 지역 주민 대부분이 화재보험에 가입한 탓에 재산상 손실은 거의 없을 것으로 보이지만 추억과 사랑이 담긴 물건들을 잃은 슬픔은 오래도록 남을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