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생활의지혜 ▒

"낙타눈썹 좀 빼내 주세요"

천하한량 2007. 10. 13. 18:07
 "낙타눈썹 좀 빼내 주세요"

여성 자위행위 위험기구 사용해선 절대 안 돼

응급실 당직을 서던 시절의 일이다. 30대 초반의 여성 김씨가 응급실로 찾아왔다.

“어떻게 오셨나요?” “저…. 낙타 눈썹 좀 빼주세요” “네?”

김씨는 과거 사귀던 남자 친구와 성행위를 할 때, ‘낙타눈썹’(성행위 보조용품)을 즐겨 써 왔다고 한다. ‘낙타눈썹’은 링 둘레에 낙타 눈썹처럼 생긴 것이 달려있어 물이 닿으면 까실까실해져 성행위 시 질 안을 좀더 자극하도록 고안됐다고 하는 기구이다. 김씨는 남자친구와 헤어진 뒤부터는 집에 놓고 간 낙타눈썹을 자위행위를 할 때 자주 사용했다는 것.

“웬만해서는 잘 안 빠지는 데 어떡하다가 빠졌나요?” “자위기구에 낙타눈썹을 끼고 자위를 하다가 질 근육이 수축하면서 빠져버렸어요. 혼자 꺼내보려고 했는데 꺼내지지 않아 겁이 나서 왔어요.”

스페큘럼(질 안을 들여다보기위해 질 안을 벌리는 의료기구)를 이용해 질 안을 벌려 포셉으로 낙타눈썹을 제거했다. “자위행위를 하더라도 안전하고 위생적으로 하세요. 전구같이 깨지는 기구는 절대 사용해선 안됩니다.”

많은 사람들이 ‘자위행위는 남자만 한다’, ‘결혼하면 하지 않는다’ 등 잘못된 편견을 가지고 있는데 실제로 자위행위의 빈도를 보면 20세까지 여성의 58%에서, 남성의 97%에서 각각 자위를 경험하게 된다. 일생동안에 여성은 60% 이상에서, 남성은 90% 이상에서 자위의 경험을 갖게 되고, 기혼 여성 중 55% 정도는 결혼 후도 자위를 계속한다.

남성의 자위행위는 매우 단순하며, 주로 성기를 마찰하면서 흥분을 느낀다. 그러나 여성은 주로 손을 이용해 대음순, 소음순 등 외음부를 자극하거나, 질 안을 자극하거나 유방 및 유두를 자극하거나 동시에 두 군데를 자극하는 등 부위와 방법이 개인마다 다양하다. 특수한 경우, 집에서 흔히 접할 수 있는 샤워기나 가지와 같은 채소를 이용하고, 혼자 사는 여성의 경우는 상품화된 자위기구를 집에 구비해 놓고 수시로 사용한다.

불감증을 호소하는 여성 환자들 중에는 자위행위를 어떻게 하는지도 모르는 사람들이 많고 시도조차 안해 본 사람들이 많다. 자위행위는 성 배우자를 의식할 필요 없이 편안한 상태에서 하기 때문에 자신의 성감대나 성적 특성을 보다 잘 파악할 수 있어 성 배우자와 성 행위시 많은 도움이 된다. 자위행위를 언제 어떻게 할 것인가는 자신이 결정할 문제이나 세균에 감염되지 않도록 위생에 주의를 해야 하며 위험한 기구는 사용하지 말기를 권한다.

/임필빈·강남성모병원 비뇨기과 전문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