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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생님, 이 병이 왜 생겼나요?” “‘첨규 콘딜로마’라는 성기 사마귀인데요. 이 병에 걸린 사람과 성 접촉을 해서 생긴 것이지요.” “네?” 김씨는 갑자기 얼굴색이 허옇게 변했다.
김씨는 선을 통해 만난 남자와 몇 달 후 결혼식을 올릴 예정이었다. 예비 신랑과 신부는 결혼 전 건강진단서를 교환하기로 하고 산부인과에 가서 진료를 받던 중 이 병이 발견된 것이었다. 환자는 수술 사실을 예비신랑이 알게 되면 결혼에 지장이 있을까봐 수술 당일 무리를 해서 퇴원하길 원했다.
“결혼할 분과 성관계를 하셨나요?” “네…” “그럼, 그 분에게서 옮은 것이겠네요.”
“제 약혼자는 저와의 성관계가 처음이라고 했어요. 그 전 남자 친구한테 옮은 것 같아요.”
“약혼자도 이 병에 걸렸을 가능성이 있으니 잘 살펴 보세요. 그리고 다른 성병도 동시 감염이 있을 수 있으니 매독·에이즈·임질·클라미디아·헤르페스 등도 같이 검사를 해 보시는 것이 좋을 것 같아요.”
성기 사마귀는 첨규 콘딜로마라고 불리며 인간유두종 바이러스(HPV) 6형, 11형이 가장 흔한 원인이다. (HPV 16, 18, 31형은 자궁 경부암과 밀접한 관계가 있다.) 모양은 꼭 브로컬리처럼 생겼고 외성기·항문주변·질·요도·입 등의 부위에 성접촉 2~3개월 지나 나타난다. 환자들은 HPV 자체를 박멸해 달라고 요구하지만, 현재 의학 기술로는 겉에 보이는 사마귀만 제거할 뿐 바이러스 자체를 박멸하는 방법은 아직 없다. 따라서 한번 감염되면 언제 재발할지 모르는 공포 속에 살며 바이러스와 평생을 함께 해야 하는 것이다. 성기 사마귀에 옮기 전에 미리미리 콘돔을 사용해서 예방해야 하고 사마귀가 커지면 전신마취까지 해야하므로 조기발견을 위해 수시로 자신의 성기를 관찰하는 습관을 들이는 것이 좋다.
나는 부부가 성병 때문에 신뢰감을 잃고 마음에 깊은 상처를 받으며 심지어는 헤어지는 것을 많이 봤다. 또한 성병 사실을 숨기고 서로를 속이면서 결혼하는 부부들도 많이 봤다. 외국의 어느 나라를 봐도 우리나라만큼 안전 불감증에 걸린 국민이 없는 것 같다. 콘돔을 생활화하는 것이 성병 예방의 초석임을 다시 한번 강조하고 싶다.
(임필빈·강남성모병원 비뇨기과 전문의)
"성기에 사마귀가 생겼어요"
성 접축으로 감염…떼어내도 바이러스는 박멸 안 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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