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 태권도 시범단이 사상 처음으로 미국 땅을 밟았다.
배능만 조선태권도위원회 부위원장이 이끄는 북한 태권도 시범단 18명은 4일 오후 2시께 로스앤젤레스국제공항을 통해 입국, 미리 대기하고 있던 정우진 태권도타임스 발행인과 LA공연 책임자인 유병용 워너브러더스 부사장 등 100여명으로부터 뜨거운 환영을 받은뒤 숙소로 이동해 여장을 풀었다.
13박 14일동안 미국에 머물 북한 태권도 시범단은 오는 6일 LA공연을 시작으로 샌프란시스코 등 5개 도시에서 공연을 펼칠 예정이다.
북한 태권도인들이 미국에 들어온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특히 태권도 시범단은 로스앤젤레스에서 샌프란시스코까지 버스편을 이용해 이동하면서 한인 및 미국인 가정에서 잠을 자는 등 미국의 참모습을 확인할 예정이다. 또 6일 오후 7시 CBS홀에서 열리는 LA공연 장면은 CBS가 채널2를 통해 생중계할 예정이다.
태권도 시범공연은 최근 6자회담 성사 등으로 전에 없이 해빙 무드를 조성하고 있는 미국과 북한간 교류에 더욱 활기를 불어넣을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이날 베이징과 샌프란시스코를 거쳐 LA에 도착한 시범단은 선수 13명을 비롯해 임원 및 통역 등으로 구성됐으며 선수단에 포함된 2명의 여성은 통역으로 알려졌다.
미 국토안보부 관계자들은 시범단이 언론과 접촉하는 것을 적극적으로 막았으나 배능만 단장은 리무진으로 이동하기 직전 취재진의 소감을 묻는 질문에 “좋은 사람들을 만나게 돼 정말 반갑다”고 짤막하게 답했다.
이번 행사를 성사시킨 정우진 발행인은 “북한이 대외적으로 자랑하는 것은 첫째가 태권도, 두번째가 서커스인데, 15년 전부터 미국에 태권도를 보여주고 싶다는 의사를 보임에 따라 미 행정부와 접촉했지만 성사되지 못하던중 2년전부터 분위기가 많이 바뀌어 마침내 입국하게 됐다”고 배경을 설명했다.
정 발행인은 “북한 주민들이 바라보는 미국의 모습은 많이 왜곡됐기에 미국이 미사일과 탱크만을 만드는 나라가 아니라는 현실을 그대로 보여주고 싶어 가능한한 육로로 이동할 예정”이라며 “탁구를 통해 미국과 중국이 교류했듯이 태권도를 통해 양국의 관계가 개선되는 계기가 됐으면 하는 바람”이라고 말했다.
한편 북한 시범단은 공연장마다 북한의 인공기 대신 남북 통일을 상징하는 한반도기를 사용할 예정이며 이날 LA 입국장에도 한반도기가 등장한 가운데 미국과 일본 언론도 취재 경쟁을 벌이며 높은 관심을 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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