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시자료실 ▒

범중엄의 악양루기(岳陽樓記)

천하한량 2007. 7. 26. 16:24
 

 

동정호[1].jpg

악양루에서 바라다 보이는 동정호

 

악양루[2].jpg

악양루

 

1[1].jpg

동기창 선생의 글씨

慶曆四年春 등子京謫守巴陵郡
북송 인종 경력 4년(1044년) 봄에
등자경[이 시의 지은이, 범중엄의 고시 동기생]은 파릉군(익주) 태수로 좌천되었다

越明年 政通人和 百廢具興
이에 부임한지 일년이 지나자
정치는 정상화되었고 백성들은 화목했으며
폐지되었던 모든 제도가 다시 잘 갖추어지게 되었다.

乃重修岳陽樓 增其舊制 刻唐賢今人詩賦于其上 屬予作文以記之
이에 악양루를 수리하여
예전보다 규모를 확장했으며
당대의 유명한 시인과 현재의 작가가 쓴 시와 부(賦)를 그 누각에 새겼는데
그 친구는 나에게 이러한 사실을 문장으로 기록할 것을 부탁했다.

予觀夫巴陵勝狀 在洞庭一湖
내가 저 익주일대의 수려한 경치를 살펴보건대
모두 동정호 전체에 집중되어 있으니

銜遠山 呑長江 浩浩蕩蕩 橫無際涯
먼 산에 맞물려 있으면서
양자강의 물을 삼켜
그 물줄기는 넓고 넓어서 막힘이 없을 뿐만 아니라
광활하기가 끝이 없고...

朝暉夕陰 氣象萬千 此則岳陽樓之大觀也 前人之述備矣
아침이면 빛을 발하다가 저녁이면 흐려지고
날씨 또한 변화무쌍하니
이것이 바로 악양루에서 바라보는 장관으로써
옛 시인들의 작품 속에 상세히 묘사되었다.

然則北通巫峽 南極瀟湘 遷客騷人 多會于此 覽物之情 得無異乎
그렇게 동정호는 북으로는 무협[장강 삼협중 하나]과 통하고
남으로는 수수와 상수가 맞닿는 곳까지 뻗쳐서,
좌천당한 정객이나 실의에 빠진 시인들이 이 곳에 자주 모이지만
그들이 자연을 바라보는 심정에는 무슨 차이가 있겠는가

 

2.jpg

若夫음雨비비 連月不開 陰風怒號 濁浪排空
마치 궂은 비가 쉬지않고 내릴 때 처럼
한 달 내내 날씨가 개지 않기도 하고
음산한 바람은 성난 듯 크게 불어서
혼탁한 파도는 하늘을 밀어내고..

日星隱曜 山岳潛形 商旅不行 檣傾楫최 薄暮冥冥 虎嘯猿啼
해와 별은 그 빛을 숨기고
산들은 그 모습을 감추며
상인과 여행객들은 갈 곳으로 떠나지 못하고
배 돛대는 기울고.... 노는 부서지며
땅거미가 지면서 점점 캄캄해지더니
오직 호랑이와 원숭이의 울부짖는 소리만이 들리게 되는 때가 있는데

登斯樓也 則有去國懷鄕 憂讒畏譏 滿目蕭然 感極而悲者矣
이때  이 악양루 누각에 오르면
서울을 떠나 왔기에 고향을 생각하게 될 것이고
누군가의 참소를 근심하며 비난이 두려워지니,
온 눈에 가득한 쓸쓸함에
감정이 복받쳐 비통함에 젖어 들 것이리라.

至若春和景明 波瀾不驚 上下天光 一碧萬頃 沙鷗翔集 錦鱗游泳
그렇지만 봄기운이 화창하여 햇볕이라도 밝게 드러나게 되고
잔잔한 파도가 고요히 잔물결치는 대목에 이르면,
위아래 하늘빛이
끝이 없이 모두 푸른지라,
모래 가에는 갈매기 때가 날아 모이고
비단 빛 물고기들은 유유히 헤엄치면서 논다.

岸芷汀蘭 鬱鬱靑靑 而或長煙一空 皓月千里

浮光耀金 靜影沈璧 漁歌互答 此樂何極
강 언덕의 지초와 물가의 난초는
향기가 더욱 짙어지고 푸릇 푸릇한데, 
이따금씩 길게 뻗은 안개가 공중을 가득 덮고 있을 때
밝은 달빛이 천리에 내비치라도 하면,
물위에 떠있는 달빛은 황금처럼 반짝이고
고요한 달 그림자는 옥(玉) 속에 잠긴 듯 하다내.
여기에 어부들은 노랫소리로 서로 화답을 하니
이 즐거움을 어디에서 다 할 것인가?

 

4.jpg

登斯樓也 則有心曠神怡 寵辱俱忘 把酒臨風 其喜洋洋者矣
이 때 이 악양루 누각에 오르면
마음이 넓어지고 정신은 맑아져
총애와 욕됨을 모두 잊어버리고,
이에 술잔을 들어 바람에 견주나니
그 즐거움이 어찌 끝이 있겠는가

嗟夫!! 予嘗求古仁人之心 或異二者之爲 何哉
아!!
내 일찍부터 옛 어진 사람의 마음을 구하는지라
어쩌면 이 둘(기쁨과 슬픔)사이에 다름이 있을 수 있으니
다른 것은 어째서일까

不以物喜 不以己悲 居廟堂之高 則憂其民 處江湖之遠 則憂其君
바깥 사물 때문에 기뻐하지 아니하며
나의 처지 때문에 슬퍼하지 아니하니,
조정의 높은 벼슬에 있을 때면
백성들을 걱정하고,
멀리 강호에 떨어져 있을 때면
임금을 걱정하니,

是進亦憂 退亦憂 然則何時而樂耶
이는 나아가도 또한 근심이요
물러나도 또한 근심하는 것이니,
그렇다면 어느 때에 즐거워해야 할 것인가

 

其必曰

 

先天下之憂而憂 後天下之樂而樂歟

 

옛 어진 사람들이 반드시 말씀 하시길
세상의 근심은 세상 사람보다 먼저 하여 걱정하고,
세상의 즐거움은 세상 사람보다 뒤에 하여 즐거워하라....

噫! 微斯人 吾誰與歸
아!
이와 같은 사람이 아니면
내 누구와 더불어 돌아갈 것인가?

 

곡은 케니G가 연주하는 모리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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