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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A갤럭시 5년 계약 2375억원 베컴이 미국으로 간 이유…

천하한량 2007. 7. 22. 00: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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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 지난 13일 LA 갤럭시의 홈구장인 홈디포 센터에서 열린 데이비드 베컴의 공식 입단식에서 베컴이 등 번호 23번이 적힌 유니폼을 들어 보이고 있다. /AP

  • 미국 메이저리그 축구(MLS) LA 갤럭시로 이적한 영국 출신 미남 축구선수 데이비드 베컴이 13일 회색 양복 차림으로 갤럭시 홈구장인 홈디포 센터에 모습을 드러냈을 때, 미국은 갑자기 축구의 나라로 돌변한 것만 같았다. 5000여명의 축구팬이 몰려들어 “베컴은 오직 한 명뿐”을 연호했고, 700여 언론사가 카메라를 들이댔다. 65개 방송에서 베컴의 인터뷰가 방영됐다.

    인터내셔널 헤럴드 트리뷴은 베컴을 둘러싼 미국의 분위기를 놓고 “북한에서나 볼 수 있을 법한 집단 광분 현상”이라고 평했다. 스포츠방송 ESPN은 “축구 황제 펠레의 미국행 때보다 더 기념비적”이라고 했고, USA투데이는 베컴이 “미국 축구의 구원자”라고 추어올렸다.

    • ▲ 이달 미국 패션잡지‘W’의 표지를 장식한 데이비드 베컴과 아내 빅토리아 베컴. /AP

    • 베컴은 이날 가진 인터뷰에서 축구를 영국식으로 ‘풋볼(미국에서 풋볼은 미식축구를 의미)’이라고 표현했다가 서둘러 ‘사커(축구를 칭하는 미국식 표현)’라고 정정했다. 그는 “아직은 (사커라는 말이) 익숙하지 않지만 곧 적응될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베컴이 적응해야 할 것은 미국식 표현 몇 마디가 전부가 아니다.

      베컴이 뛰었던 잉글랜드의 맨체스터 유나이티드, 스페인의 레알 마드리드는 세계 축구인들의 ‘로망’이다. 그에 비하면 LA 갤럭시는 대부분의 축구팬들이 이름도 들어본 적 없는 무명 팀이었다. 미국의 메이저리그 축구 자체가 국제적 기준으로 봤을 땐 마이너리그 수준이다.

      축구는 유럽 및 아시아 대다수 국가에서 최고의 인기 스포츠이지만, 미국에선 풋볼(미식축구)이나 야구, 농구에 한참 밀리는 비인기 종목이다. 뉴욕타임스는 “직장 동료에게 ‘LA에 새로 온 선수 있잖아’ 하고 얘기를 꺼내 보라. 십중팔구 ‘응 데릭 피셔(농구선수) 멋지지’라고 답할 것이다”라고 꼬집었다. 이 때문에 영국 언론은 베컴 이적을 두고 “준 은퇴”라고 비꼬기도 한다.

      그런데 베컴은 왜 돌연 미국행을 결심한 것일까? “나는 항상 도전을 위해 살아왔고, 새로운 도전이 필요했다”는 게 그가 밝힌 공식적인 이유다. 그러나 엄청난 돈이 베컴을 유혹했다는 점을 의심하는 사람은 거의 없다. 5년간 연봉 및 각종 스폰서 계약에 따라 베컴이 갤럭시에서 받을 수 있는 금액은 최고 2억5000만달러(약 2375억원). 갤럭시의 매니저인 알렉시 랄라스는 “베컴은 사람들이 생각하는 것보다 훨씬 더 비즈니스 감각이 뛰어나다”고 전함으로써 베컴이 계산이 빠르다는 말을 돌려 표현했다.

    • 그럼에도 불구하고, 미국 리그에 베컴만큼 큰 변화를 가져올 수 있는 사람은 없다는 게 MLS의 판단이다. ESPN은 갤럭시의 경기를 중계할 때 ‘베컴 전용 카메라’를 가동할 것이라고 밝혔다. 베컴이 MLS에 대한 미국인들의 관심과 국제적 인지도와 신뢰도를 높여 줄 수 있는 최상의 카드라는 데는 이견이 없다. 갤럭시 소유주인 AEG의 팀 라이윅 대표는 “레알 마드리드는 아시아 지역 원정 경기 대가로 600만달러(약 55억원)를 제안받기도 했다”며 베컴을 외화벌이용으로 활용하겠다는 계획을 숨기지 않았다.

      로스앤젤레스는 30대 중반을 바라보는 베컴에게 새로운 기회의 땅이기도 하다. 선수로서는 이제 전성기가 지났다는 말이 나오지만, 연예인으로서의 잠재력은 아직도 무궁무진하기 때문이다. ‘포쉬’라는 별명으로 불리는 스파이스 걸스 출신 아내 빅토리아 베컴 입장에서도 LA는 아이 셋을 낳은 뒤 재기를 모색하기에 그만인 곳이다. 섹시한 외모와 튀는 패션 스타일로 유명한 이 스타 커플은 이미 비버리 힐스에 2200만달러짜리 저택도 장만했다. 톰 크루즈와 케이티 홈스 커플의 집이 이웃에 있다.

      이들은 “연예 활동 계획이 없다”고 말하고 있지만, 미국에 오자마자 반라의 몸으로 침대 위에서 찍은 섹시한 화보로 월간지 표지를 장식하며 종합 엔터테이너로서 면모를 보였다. 구글에서 베컴의 이름을 치면 가장 먼저 나오는 사진 역시 벗은 몸을 과시하는 패션모델 같은 사진이다. 베컴이 “나는 축구를 하러 온 것”이라고 외치든, 빅토리아가 “연기도 노래도 생각 없고 패션 디자인에 전념하겠다”고 공언하든, 결국 미국인의 시각에선 스포츠 바(스포츠 중계를 볼 수 있는 술집) 보다는 인터넷 연예뉴스에서 더 자주 보게 될 것만 같은 엔터테이너 커플이다.


      그러나 베컴의 2억5000만달러 짜리 다리가 과연 개인적인 인기몰이를 넘어서 궁극적으로 미국에 축구 붐을 가져올 것인지에 대해서는 회의적인 시각이 많다. BBC방송은 “베컴 입국을 둘러싼 흥분이 하루 만에 가라앉고 있다”며 “잠시 활발해졌던 축구 얘기는 조만간 빅토리아 얘기로 대체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LA타임스의 인터넷 게시판에는 “베컴이 약간의 관심을 불러온들 미국에서 축구가 풋볼이나 야구의 인기를 따라잡는 일은 없을 것” “축하해 베컴, 드디어 미국인의 10%가 당신을 알게 됐으니” 등의 냉소적인 글들로 도배됐다.

      결국 진정한 ‘베컴 효과’는 벗은 몸의 미끈한 베컴이 아닌 땀에 젖은 유니폼을 입은 베컴이, 침대가 아닌 축구장에서 화려한 개인기로 미국인들의 냉소를 한 방에 날려 버릴 때 비로소 인정받을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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