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yan's Daughter / 라이언의 딸(처녀) 리뷰 + 음악
1970년/감독;David Lean/주연:Sarah Miles+Robert Mitchum+
Christopher Jones/음악:Maurice Jarre/187분,70mm
이 영화를 이야기하면서 ‘우리나라로 치자면’ 이라는 假定을 아니 할 수가 없다.
장소를 말하자면 제주도 남단, 서귀포근방의 아주 경치가 좋은 바닷가의 한 작은
마을 정도가 될 것이고(바람이 아주 센 곳)
시대로 치자면 일본의 식민지 지배를 받던 아주 아주 오래전이 될 것이다.
그런데, 조선의 한 유부녀가 일본군 장교와 눈이 맞아 불륜에 빠졌다고 하면
과연 그 시대에 상상이나 할 수 있는 이야기인가?
그러나 이렇게 사랑해선 않 될 사람을 사랑한 한 젊은 여인의 비극을 바로 영국의
지배를 받던 1차 세계대전 당시, 1910년대 의 아일랜드(Ireland)를 무대로 그린
영화가 바로 이 ‘라이언의 딸(처녀)’ 이다.
(1970년대 초에 한국에서 개봉될 때는 ‘라이언의 처녀’라는 제목이었음)
하지만 이 영화는 단순한 사랑 이야기만을 다룬 작품은 아니다.
지금까지도 북아일랜드 문제는 여전히 골치 거리로 남아 있지만,
1922년에 독립을 한 아일랜드 공화국 수립과정에서의 독립운동과 차라리 영국이
독일에게 졌으면 좋겠다고 저주를 퍼붓는 주민들의 강한 애국심이 줄거리에서 큰
배경의 축으로 등장을 한다.
또한 제목에 등장하는 바로 라이언이라는 자도 겉으로는 독립운동을 하는 척하지만
실제로는 영국군의 정보원 노릇을 하는 비겁한 민족 배반자로 나온다.
바람이 항상 세차게 부는 아일랜드 서해안의 한 작은 바닷가 마을, (Dingle 반도의
Kirrary 마을 - 경치가 너무나 수려하다) 홀아비로서 주점을 운영하는
라이언 (Thomas Ryan/Leo Mckern,1920-2002, 영국)
에게는 공주라고 부르는 다 큰 외동딸이 있는데,
이 로지 라이언(Rosy/Sarah Miles, 1941, 영국)은
나이 차이가 많고 喪妻를 한 ‘섬마을 선생님’(?),
찰스(Charles Shaughnessy/Robert Mitchum, 1917-1997,미국)를
짝 사랑하고 있었다.
마침내 그녀의 소원은 이루워저, 마을 사람들 모두모여 축하를 해주는 결혼식을
올리게 된다., 그리고 드디어 학교 사택(위의 사진)에서 첫날밤을 맞이한 찰스와 로지.
그러나 찰스는 로지에게 키스만 할뿐 잘 자라고 말한 뒤에 그냥 돌아눕는다.
놀라고 절망적인 표정을 감출 수 없는 로지.
그 후, 학교 사택에서의 결혼생활은 그저 밋밋 하기만하고, 무언가가 항상 아쉬운
느낌이다. 그럴 즈음 이곳에 새로운 영국군 수비대장으로 젊은
도리안 소령, (Randolph Doryan/Christopher Jones,1941, 미국 테네시)이
부임을 한다. 프랑스 전선에서 부상을 당해 한쪽다리를 저는 그는 한편으로는
전쟁망상증의 정신적 질환으로도 큰 고통을 받고 있는데, 마을을 돌아보다 주점에
들른 그는 로지와의 첫 번 만남에서 그만 키스를 나누게 되고 몇일 후 둘은
깊은 숲속에서 대낮에 정사를 갖게 된다. 그리고 로지는 계속 그 황홀경에서
빠져나오지를 못하는데, 그러나 좁은 마을에 소문은 금방 퍼지게 되었고, 동네 사람들
에게 그녀는 매국노 취급을 받게 된다. 그런 와중에서 모든 걸 알고도 눈감아주는
남편, 찰스는 또 얼마나 괴로워하는지......
한편 아일랜드의 독립운동을 이끄는 대장,
오리리(Tim O' Leary/ Barry Foster, 1931-2002, 영국)가 해안에서
독일제 무기를 인수하기 위하여 이 마을에 잠입을 하고 라이언에게 협조를 구한다.
그러나 폭풍우가 몰려온 새벽에 온 마을 사람이 총동원이 되어 파도에 떠 밀려온
무기들을 건져 차에 실고 떠나려는 순간에 도리안 소령과 영국군이 갑자기 나타나
오리리 일행을 체포 한다. 분노하는 마을 사람들,
그들은 로지가 이 사실을 밀고 한 것으로 간주하고 마을 학교로 몰려가 그녀를
끌어내어 발가벗기고 긴 머리를 잘라 버리는 집단 폭행을 가한다.
자기가 밀고 했으면서도 사랑하는 딸이 당하는 그 모습을 괴로워 하면서 지켜보는
비겁한 라이언. 얼마 후, 도리안소령은 해변에서 폭탄으로 자살을 하고,
찰스와 로지는 야유를 퍼붓는 마을 사람들을 뒤로 하고 더블린을 향해
길을 떠난다.
이 영화는 이 네 사람의 주역 외에, 주연 못지않게 아주 중요한 역할을 하는 두 명의
조연 아닌 조연이 등장을 하는데, 그중 한 명은 마을의 정신적인 지주 역할 을 하는
콜린스 신부역의 Trever Howard(1913-1988,영국)이다.
라이언 못지 않게 로지를 걱정하는 그는 로지의 뺨을 때리면서까지 그녀를 바로
잡기위해 애쓰는데, 끝 장면에서는 버스에 오르는 찰스를 향해 마지막 선물이라며
다음과 같은 말도 한다.
“나는 자네가 로지와 더블린에 가서 헤어지리라는 것을 아네,
그러나 제발 그녀를 버리지 말아주게......
이 부탁이 자네에게 주는 나의 마지막 선물이야.....“
그리고 또 한 명은 말을 못하는 절름발이 백치로 나오는
마이클역의 John Mills (1908-2005,영국) 인데
로렌스 올리비에경과 같이 경(Sir)칭호를 받은 그 대배우의 정말 바보 같은 분장과
그 기막힌 연기가 참으로 인상적이다. 로지를 흠모하면서 양산을 주워주는 첫 장면
에서부터 그녀가 마을을 떠나는 끝 장면에 까지(심지어 밀회 장면까지도) 계속 로지
의 주위에서 그녀를 관망하는 자로 나오는데 이 역으로 그는 1971년도 제43회,
아카데미에서 남우조연상을 수상하게 된다.
그러나 비중이 있는 이 마이클의 극중 존재가 오히려 이 영화를 망쳤다고 평한 자도
있었다.(아래 사진 좌측 인물)
때로는 거장 감독도 욕심이 지나쳐 너무 많은 것을 보여 주려다가 작품을 망치는 수도
있는가 보다. 기가 막힌 장관의 경치를 배경으로 자연과 또 그 속에 있는 사람들을
최대한 멋있게 표현하려고 노력한 흔적은 첫 장면에서 절벽아래 바다로 바람에 날려
가는 양산의 장면을 시작으로 오후의 정사 씬에 나오는 거미줄과 나뭇잎 사이로
비취는 햇살, 또 햇볕 가득한 모래위의 발자국 같은 세세한 부분과 폭풍우속의 거대한
파도를 담은 스펙타클 한 장면 등 수 없이 많은 곳에서 발견할 수가 있는데,(아카데미
촬영 상 수상) 네 사람의 주역 말고도 여러 사람들의 심리 상태를 비롯하여 독립 운동
까지 다루려다 보니 너무 이야기가 방만(산만) 하여 졌을까?
3시간이 넘는 동안 도대체 뭘 이야기하려는지 모르겠다는 혹평들을 그만 받게 되었다.
차라리 성불구자인 남편과 사는 로지의 성적 욕구만을 집중적으로 밀도(심도) 있게
다루었다면 어떠했을까? (하기야, 제목자체 부터가 집중력이 떨어진다.)
어쨋든 이 작품은 환갑을 넘긴 데이빗 린감독으로 하여금 하루아침에 그간 쌓아
올린 명성을 날리게 한 불운한 영화가 되었고, 이후 그는 무려 14년간이나 영화계를
떠나 있게 된다.
‘Oliver Twist’(1948) 나 ‘Summertime’(1955) 같이 잔잔한 감동을 주는 영화에서
70mm 촬영기술이 개발되면서 콰이 강의 다리(1957), ‘아리비아의 로렌스‘(1962),
닥터 지바고 (1965) 같은 대작으로 크게 성공을 한 작가 겸 제작자, 감독이었던,
David Lean 경,(1908-1991, 영국).
직접 제작도 하여 엄청나게 재미를 본 ‘닥터 지바고’이후 5년 만에 그가 오랫동안의
노력을 기우렸다는 이 작품을 선보여서 많은 기대를 불러 일으켰는데, 지금 생각하면,
차라리 MGM의 권유(중도포기)를 따르는 것이 개인적으로는 더 나았을 지도 모르겠다.
(그리고 냉정히 평가하면 전작들 같은 감동을 주는 것 같지는 않다.)
3년간 준비를 했다는 건 그렇다 치고, 예산을 두 배나 초과하면서 무려 일년 동안이나
그 마을에서 촬영을 하였다는 게 도무지 이해가 가질 않는다.
그리고 우리나라에서도 ‘츄바스코’(Chubasco, 1968)라는 영화로 ‘제2의 제임스 딘’
이라고 한 순간에 급속도로 인기를 얻은 크리스토퍼 존스를 나이에 어울리지
않은 장교 역에 기용한 것도 존 밀스를 비롯한 다른 모든 주역들의 명연기에
먹칠을 한 결과가 되었고, 젊은 존스역시도 이 영화출연이후 안타깝게도 한 순간에
몰락을 하게 되었다. (이후, 16년간이나 영화에 출연치 않음)
그러나 그렇게 미인형의 배우는 아니지만 철없는 젊은 아내 역을 맡은 히로인
,
새라 마일즈(1941,영국) 는 대단한 거장배우들 사이에서도 자기 몫은 충분히 한 듯
하고 로버트 밋첨 의 중후한 연기도 역시 묵직한 느낌이 있다.
이미 ‘아리비아의 로렌스’와 ‘닥터 지바고’에서 데이빗 린과 손발을 맞춰온,
프랑스 출신의 Maurice Jarre (1924, 리옹)가
이번에도 역시 대작에 걸 맞는 멋진 주제음악을 또 다시 들려주었다.
첫 장면에서 바람소리와 함께 들려오는 이 아름다운 Main Theme(아래 음악)은
이후에도 여러 번 반복이 되면서 들리는데, 그러나, 누구의 생각인지는 몰라도 백치,
마이클 이 등장하여 절뚝거리며 걷는 장면들마다 코믹한 스타일로 나오는 음악들은
별로 좋게 들리지가 않는다. 특히 도리안 소령의 훈장을 바닷가(정사 현장)에서 주워
가슴에 달고 마을에 나타나 마을 사람들에게 놀림을 받을 때 행진곡풍으로 나오는
음악은 도대체 무엇을 의미하는 것인지 잘 이해가 않 되는데, 아마 이런 넌 센스적인
요인들(음악 연출)도 혹평의 원인 이 되었을 수도 있겠다.
그러나 이 영화의 명장면인 양산이 날라 가는 장면에서 나오는 그 Main Theme은
누가 들어도 금방 명곡임을 알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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