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1970년자료 ▒

석양의 갱들/A Fistful of Dynamite/Duck, You Sucker 음악적인 리뷰+음악

천하한량 2007. 7. 17. 19:15

석양의 갱들/A Fistful of Dynamite/Duck, You Sucker 음악적인 리뷰+음악

1971년/각본+감독:Sergio Leone/주연:Rod Steiger + James Coburn

음악:Ennio Morricone/151분



좌익 성향의 애국지사들에게도 정부가 서훈을 준다고 해서 한동안

우리나라에서는 이 문제로 말들이 많다.

그런데 남북대치 상황이 계속되고 있는 우리나라나 아직까지 이렇지, 이미 세계적인

추세는 좌우 이념 이란 것 자체에 신경을 쓰지 않은지가 상당히 오래 되었고,

또 이념 이란 것도 이젠 어떤 이슈가 되지 못하는 시절이 된 듯하다.

그러나 오래전에 유럽 역시 한때 이 이념 분쟁이 대단하던 시절이 있었다.

그리고 부베 의 연인(La Ragazza Di Bube/1963) 에서도 잘 나타나지만 이태리에서도

전후 한때 이 좌익운동은 젊은 층을 중심으로 대단한 호응을 받은 모양이다.



젊은 시절의 Sergio Leone (1929-1989)

친구인 Ennio Morricone(1928,로마)역시,

당시에 인기가 대단하던 이 좌익운동에 함께 가담한 적이 있었다고 하는데

황야의 무법자(Per un Pugno di Dollari/For a Fistful of Dollars,1964)부터

시작된 이들의 영화계의 (합동적인) 개혁도 결코 이 좌익 운동과

무관하지 않다고 한다.

그리고 만드는 영화마다 계속되던 그들의 실험적인 개혁 정신은 제작 명 이

Once Upon A Time In The Revolution이었던

이 영화에서 드디어 꽃을 피운다.

좌익 운동의 꽃 이라고도 할 수 있는 ‘혁명’을 드디어 주제로 다룬 것이다.

더구나 첫 장면에서 “혁명은 이런 것 이다” 라는 모택동의 글까지 과장스럽게 인용을

하므로서 각본을 직접 쓴 레오네의 그 당시 이념적 성향을 노골적으로 보여주고 있다.

(물론 우리나라 개봉 시에는 당연히 그 큰 자막들이 없었겠지만....)



스페인 오지에서 마카로니 웨스턴 이라 불리던

‘무법자 시리즈 삼부작’(1964-1966)을 만든 이후 (제 발로 걸어온) 할리우드 자본

으로 미국 애리조나 에서 제작한 1968년도의 Once Upon A Time in The West

역시 성공을 거둔 세르지오 레오네는 이후 1970년대에 접어들면서 그 의 일생의 역작

(Dream Project) 이라는 Once Upon A Time in America (1984) 제작 준비에 많은

시간을 할애하기 시작한다.

그러면서 한편으로 Once Upon A Time 시리즈의 일환으로

바로 이 작품을 우여곡절 끝에 만들었는데 (3년 공백 후) 지금 생각하면 차라리

제작자의 의견을 받아들여 Once Upon A Time in Mexico

라는 제목을 그냥 붙였더라면 더 좋았겠다는 생각이 든다.

그랬다면 2003년도에 엉뚱한 사람들이 이런 제목을 갖다 쓰지도 못하였겠지만,

또 멋진 ‘Once Upon A Time 삼부작’이 남았을 것이 아니겠는가?

여하튼 그를 세계에 각인시킨 성공작, 황야의 무법자 의 영어 제목인

‘A Fistful of Dollars’(한줌의 달러)에서 따온 이 영화의 영어제목 역시

‘A Fistful of Dynamite’ 인데 미국 내 에서는Duck, You Sucker

라는 또 다른 재미있는 제목으로 개봉이 되었다.

(그의 홈 페이지 타이틀도 http://www.fistful-of-leone.com/ 이다.)



34년간 철권 독재 통치를 한 Porfirio D Az 대통령 체재를 뒤엎은

멕시코 혁명은 1910년에 시작이 되었다.

이는 러시아와 중국보다도 더 빠른 20세기 최초의 사회적인 혁명으로서

남미각국과 제3세계에도 (혁명의 전형으로) 큰 영향을 준 것으로 기록에 남아있는데

이런 역사적인 사실을 배경으로 이 영화는 혁명의 소용돌이 속에 있는 개성이 넘치는

두 사나이의 이야기를 그리고 있다. 먼저 혁명의 주체세력인 하층계급의 마초 맨,

후안 (Juan Miranda/Rod Steiger, 1925-2002).

노상강도(Bandit)가 그의 직업이다.

국가적으로 온통 난리인 혁명운동에는 관심도 없이 오로지 부르주아 들의 돈을

어떻게 털까만 연구를 하는데, 우연히 아일랜드 공화군, IRA 출신의 폭파전문가인

존 (John Mallory,일명Sean/James Coburn,1928-2002)

만나게 되고 초반에 그와 티걱태걱을 한 이후, 싫다는 그를 꼬드겨 Mesa Verde 市의

중앙은행을 함께 털기로 계획을 세운다.



그러나 도시에 도착하여 정작 은행을 털고 나니 후안이 원하는 황금은 없고

그곳에 갇혀 있던 150 명의 정치범들만이 그를 혁명영웅으로 치켜세운다.

그리고 이런 사실을 다 알고도 그에게 동조하는 척했던 존 역시 알고 보니

혁명주체 세력의 핵심 멤버 이었던 것이다.

노상강도에서 졸지에 혁명전사가 된 후안.

그는 이후 존 과 함께 마지못해 대 정부군 전투에 억지로 참가하게 되는데

(온 식구가 몰살된 후)어떻게 하면 미국으로 줄행랑을 칠까만 궁리 하지만

공교롭게도 수 많은 전공을 자꾸 세우게 된다.

그리고 혁명군 사령관에게 직접 칭찬을 받기도 하고, 심지어 판초 빌라 까지

만나보고 싶어 하는 인물로 부상을 한다. 더구나 존 역시 그를 장군이라고까지

불러주니 기분이 좋기는 하나 달리 빠져 나갈 방도가 없다.

한편 철도를 통하여 밀려오는 정부군의 총공세를 막아내다가 존 은 그만 피격을

당하게 되는데 이제 그만 미국의 은행을 털러가자는 후안 을 뒤로 한 채 적군에게

큰 타격을 주는 자폭을 하게 된다. 그리고 폭발전문가다운 최후를 지켜보는 후안 의

눈은 더욱 동그랗게 커지기만 한다.

(아래 사진은 영화 촬영도중에 레오네 +코번 +스타이거 가 함께 포즈를 취했는데

이젠 세 명다 우리들 곁을 떠나 아쉬움을 준다.)



할리우드의 수퍼 스타는 아니었지만, 그동안 개성 있는 성격배우로 연기력을

인정받았던 두 주연배우의 코믹하면서도 익살스러운 연기가 심각한 분위기가 아니라

웃음을 섞어가면서 이 멕시코 혁명을 다루려했던 레오네 감독을 만족 시켜주었는데

‘In The Heat of The Night’(1967)에서 개성 있는 지방 경찰서장 역으로

이미 제40회 아카데미 상의 남우주연상을 수상한 바 있는 로드 스타이거의

능글맞은 연기는 참으로 일품이다.

천상, 하급계층의 멕시칸으로서 아주 제격의 모습이었는데,

“글 좀 읽는다는 놈들은 우리같이 무식한 사람들에게 혁명을 같이 하자고

해놓고는 앞장서서 죽어가는 역할만 모조리 우리들에게 시키고 있다“고 항의 하는

그 모습은 여러모로 시사 하는 바가 크다.

또 껑충한 큰 키(191Cm)에 항상 감초 같은 역할을 많이 해왔던 제임스 코번

역시 유럽망명객으로서 개성있는 존 (션)역활 을 참 잘 소화하였는데

레오네 특유의 Tight Close-Up 촬영 기법 덕분에 (콧수염의 매력이 넘쳐 나는)

매우 다양하고 독특한 그의 얼굴 표정 연기가 상당히 돋보였다.

레오네 감독은 의도적으로 그의 IRA시절의 과거 회상장면(Flash Back)을

상당히 많이 집어넣었는데 모험을 즐기고 혁명을 리드하는 자이지만 이방인으로서

인간적으로 그가 느끼는 외로움도 모리꼬네 의 절묘한 음악과 함께 잘 표현하였다.



마카로니 웨스턴 이라는 단어를 만들어내며, 별칭을 붙이기 좋아하는

미국평론가들에 의해 ‘Zapata Western’(Zapata=농민 혁명군의 지휘관)이라고

명명이 된 이 영화(그러나 과연 서부극으로만 분류가 되어야 할까?)는

작품성에서는 전작인 Once Upon A Time in The West 보다는

좀 떨어지는 것으로 평가받고 있지만 그러나 동업자, 모리꼬네의 음악은

전작보다도 훨씬 후한 평을 받게 된다.

역시 그동안의 개혁과 실험의 완성작답게 황야의 무법자 스타일의 휘파람 소리에서

부터, ‘Once Upon A Time in The West’에서 시도했던 오페라 아리아 스타일의

‘목소리의 악기 화‘ 기법까지 총동원이 되면서 감성이 철철 넘쳐 나는 명곡을

역사에 남기게 되었다.

바로 아름다운 여성의 코러스나 스캣 보컬을 인류 최고의 악기소리라고 말해오던

모리꼬네 가 이번에는 거기에다 특이하게 “숑숑”이나 "숑숑숑“같은 보이스 액센트를

또 강조하였는데, 재미난 건, 우리들 귀에는 분명 “숑숑”으로 들리는 이 단어가

알고 보면 제임스 코번의 극중 애칭인 션을 강조하는

”션션"(Sean, Sean)이라는 것이다.

(그러나 다시 들어봐도 “숑숑”으로 들리는 건 도대체 무슨 일 인가? / 아래 음악)



그래서 이 Main Theme을 일명 ‘Sean's Theme’이라고도 하는데 이런 스타일의

Theme Music은 아직까지도 영화음악으로서는 비슷한 유례조차 찾을 수가 없는

매우 독특한 분위기인 것만은 틀림이 없고, 역시 모리꼬네 는 다르네 하는

감탄사가 절로 나오게 된다.

이곡은 주로 존의 과거 회상장면에서도 계속 나오지만, 어울리지 않을 것

같은 (교량) 폭발장면에서도 (실험적으로)사용이 되는 것이 특이한데

그 Theme을 전자악기로 코믹하게 변주하여 초반에서도 여러 번 사용을 하였다.




‘석양의 갱들’이라는 어울리지 않는 한글 제목으로 해서 무슨 시시한 서부 영화정도로

선입견을 주기도 하는 이 영화 역시 그동안에 서로가 윈 윈을 해오던 레오네와

모리꼬네, 둘 다에게는 상당한 의미가 있다.

바로 지난 10여년 간 같이 해오던 (혁명적인)시도들을 마침내 완성한 듯,

이 영화 이후부터는 그 동안에 비슷비슷하게 해오던 제작 스타일에서 탈피하여

(영화적으로, 음악적으로) 각각 새로운 모습으로 새 출발을 한 것이다.


(이후 에 모리꼬네 가 참여한 1973년의 ‘My Name Is Nobody’ 와 1975년의

‘Trinity Is Back Again’은 경우가 좀 다르다. 이 두 사람의 더 자세한 이야기는

황야의 무법자, 1964

Once Upon A Time in The West, 1968의 리뷰참조)


레오네는 이후 제작 쪽에 신경을 더욱 많이 쓰며 스타일 변화를 모색하였고,

모리꼬네 는 ‘황야의 무법자’부터 해오던 ‘음악적 이지 않은 음악 연출’(본인의 말)에서

탈피하여, 정통적 이라고 표현 할 수 있는 관현악적 음악연출로 방향 전환을 하는 듯

하였으며, 또한 세계 각국 으로부터 밀려드는 작곡 의뢰들을 마다 않고, 참으로 다양한

스타일로 그 수를 헤아리기 힘들 정도의 다작을 하기 시작한다.

(그는 1970년대에만 무려 약170여 편의 영화음악을 만들었다.)

그리고 이 둘은 (마지막으로)다시 만난 onc e Upon A Time in America(1984)

둘 다 생애최고의 기념비적 걸작을 역사에 영원히 남기게 되었다.




* 이 영화의 예고편 감상(새 창)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