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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ummer of '42 / 42년의 여름 음악적인 리뷰 + 음악

천하한량 2007. 7. 17. 19:12

Summer of '42 / 42년의 여름 음악적인 리뷰 + 음악

1971년/감독: Robert Mulligan / 주연: Jennifer O' Neal + Gary Grimes

음악: Michel Legrand / 103분



첫 사랑.

첫 경험.


그냥 어쩌다 무심코 듣기만 하여도........

저절로 우리들의 마음을 아스란히 추억에 잠기게 만드는 그런 단어이다.

아무리 나이를 먹어서 다른 것은 다 잊어버려도 이 첫 번째 경험만은

죽을 때 까지 절대로 잊을 수가 없다고 누군가는 말을 하였지만

아닌 게 아니라 살아가면서 가장 귀중한 추억의 하나임에는 어쨌든 분명하다.

그리고 그 귀중한 추억은 누구에게나 다 있게 마련이어서

이 영화의 예고편에도 “누구의 삶에나 ‘42년의 여름'은 다 있다”(아래 사진)

(In Everyone's Life, There's A Summer of '42) 라는 큰 글자가 등장을 한다.



15세의 나이로 막 사춘기에 접어든

Hermie (Herman Raucher / Gary Grimes, 1955, 미국 SF).


이차 세계대전이 한참인 1942년도의 여름을 가족과 함께 뉴잉글랜드의

Nantucket Island 이라는 한 섬에서 보내고 있다.

나이가 비슷한 이웃의 친구,

Oscy (Oscar Seltzer/ Jerry Houser, 1952, 미국 LA),

Benjie (Oliver Conant, 1955, 미국 뉴욕)
와 함께

못된 삼총사(The Terrible Trio) 로서 바닷가 해안경비대를 골탕 먹이는 등,

온갖 짓굿은 장난은 다하고 돌아다니는데, 역시 나이가 나이이니만큼

성에 대한 멈출 수없는 그 호기심들을 떨칠 수가 없다.

빨래 줄에 널린 여자들의 속옷만보아도 흥분이 되고,

또 당시에 섹시한 분위기로 인기가 대단하였던 여자배우,

Vera Miles (1929, 미국 오클라호마)의 생각에 밤잠을 이룰 수가 없는 것이다.



벤지 의 부모님이 보는 성관련 의학서적을 훔쳐다가 함께 보면서(위의 사진)

우리들의 부모들도 이렇게 할까? 하고 반문을 하는 이들은 결국 해변 가에서,

일부러 넘어져서라도 이성과 접촉을 꼭 해보아야겠다고 결심을 하고,

드디어 극장에 가서 또래 여자애들을 꼬시기로 한다.

화면에는 관심조차 없고 그저 옆에 앉은 금발의 소녀와 스킨쉽에만 몰두하는

오스키, 그의 꼬드김에 결국 콘돔까지 사러가게 되는 허미,

그러나 약국에서 어색하게 딴청만을 부리다 몇십분 만에 간신히 구한 그것들도

나중에 전부 오스키 만 다 사용을 하게 된다.

하지만 허미 는 애당초 또래 여자애들과 그럴 생각이 전혀 없었다.

왜? 그에게는 마음한구석에 숨겨놓은 동경의 여인이 따로 있었기 때문인데,

그녀는 남편을 전쟁터에 보내고 혼자 바닷가 언덕위의 통나무집에서

살고 있는 22세의 젊고 아름다운

Dorothy (Jennifer O' Neal, 1948, 브라질)
라는 연상의 여인이다.



친구들과 우연히 바닷가에서 군복을 입은 남편과 즐거운 시간을 보내고 있는

그녀를 처음 훔쳐보고, 마치 상사병에라도 걸린 듯이 그녀만보면 멍해지는 허미.

이일을 놀려대는 오스키 와는 한바탕 주먹다짐까지도 하게 되는데,

그런 그에게 동네 수퍼 마켓 앞에서 무거운 생필품들을 들고 쩔쩔매는 도로시를

도와주는 일은 분명 하늘이 준 천운의 기회가 아닐 수 없다. (아래 사진)

그리고 몇일 후, 다락에 무거운 짐을 옮기는 일을 다시 도와준 허미 에게

도로시 는 커피를 대접하면서 언제든지 다시 들리라는 말을 하는데,

흰색의 핫팬츠를 입은 황홀한 도로시 의 모습을 내내 잊지 못하던 허미는

드디어 어느 날 밤, 흰 구두로 잔뜩 멋을 내고 그녀의 집으로 향하게 된다.

하지만 그녀의 집 거실에서 그는 우연히 남편인 우삭 은 프랑스에서 작전 중,

사망하였다는 전보를 보게 되고, 레코드판을 틀면서 눈물을 흘리며 다가오는

그녀를 엉겹결에 안고 같이 춤을 추게 된다.

그리고 음악은 끝이 나고, 바늘은 헛바퀴를 돌면서 사각사각 소리를 내며

파도소리와 어우러지는 그 순간, 허미 는 평생 잊을 수 없는 ‘첫 경험’을

하게 된다.



이튿날 아침 다시 찾은 그 집에서 “어젯밤 일은 시간이 흐른 언젠가는 이해를

하게 될 거야” 라는 내용의 한통의 편지만을 발견한 허미 는 두 번 다시,

도로시 를 평생 만나지 못하였다고 하는데, 이 영화의 원작소설의 작가이며

또 이 영화의 각본도 직접 다시 쓰면서 자신의 (어릴 적)실명을 그대로 사용한,

Herman Raucher (1928, 미국 뉴욕)

바로 허미 자신이며, 또 그가 실제로 경험한 ‘1942년의 여름’을 사실그대로,

이렇게 극화한 것이라고 한다.

남편의 전사소식을 받은 날밤에 미성년자인 주인공과 관계를 맺은 부분에 대하여

이후 많은 (윤리적인) 논란을 낳기도 하였지만, 허미 는 이날 이후, 부쩍 커버린

자신을 발견할 수 있었다고 회고를 하였다.

이렇게 소중한 ‘첫 사랑’과 또 ‘첫 경험’이 그를 하룻밤사이에 어른으로

(철들게) 만든 것 일까?



달빛만 스며들던 바닷가 언덕위의 그녀의 집에서 그 밤에 눈물을 흘리며 둘이 안고,

같이 춤을 출 때, 축음기에서 들리던 음악으로 줄거리에서도 아주 중요하게 설정이

되어있던 그 아름다운 주제곡은 프랑스 출신의

Michel Legrand (1932, 빠리)
에게

영예로운 미국의 아카데미상을 두 번째로 안겨 주었다.

(1972년도 제44회, Best Original Score 상)



1969년도, 제41회 아카데미상의 주제곡상을 ‘Thomas Crown Affair’(1968)

의 ‘The Windmills Of Your Mind’(Dusty Springfield 노래) 로 탄 이후,

3년만의 개가인데, 그의 국제적인 출세작이라고 할 수 있고 또 오늘 날까지도

그의 최고의 명작으로 손꼽히는 Les Parapluies De Chelbourg (1964)

그저 후보작으로 머물렀었던 것에 비한다면 상당히 의외의 결과인 셈이다.



성인배우가 출연할 여지가 없어서도 그랬겠지만, 어쨌든 유명배우 한 명도

출연을 하지 않고도 이 영화가 유명해진 배경에는 역시 이 주제곡의 힘이

매우 크다고 말하지 않을 수가 없다.

특히 우리나라에서는 영화는 보지 못하고 이 주제곡만 유명해지면서,

1970년대의 인기 영화음악으로 자리매김을 하였는데, 잔잔하면서도 애절한

느낌을 주는 이곡은 Henry Mancini 가 만든 해바라기 (I Girasori, 1970)

주제곡과 (당시의 무슨 유행풍조였는지...)매우 흡사한 분위기를 연출하고 있다.

차분하게 피아노연주로 시작이 되면서 첫 장면, Opening Credits 부터

허미 가 도로시 를 생각을 할 때면 어김없이 들려오던 마치 Love Theme 같은

이곡 외에는 다른 음악이 전혀 없는 것이 아쉽기는 하지만 그래서 더욱더

이곡의 멜로디만 기억에 오랫동안 자리 잡게 만든다.

한편 허미 와 오스키 가 극장에서 또래 여자애들과 함께 관람하던 영화의 장면도

꽤 오랫동안 우리들에게 보여 지는데, ‘Now Voyager’라는 당시 1942년의 신작

으로서 Bette Davis(1908-1989, 미국)의 애처로운 눈동자도 무척 인상적이다.



이 영화의 주인공인 소설가, Herman Raucher 는 가장 최근에

‘Sweet November‘(2001)라는 인기 영화의 각본도 쓴 적이 있지만,

이 영화가 개봉된 2년 후, 다시 자신의 고등학교 시절의 실제 경험을 극화한

‘Class Of '44’(1973)를 마치 속편과도 같이 이 영화와 똑 같은 출연자들로 다시,

만들었었지만, 이번에는 미셸 르그랑 이 빠져서 그런지 별로 좋은 반응을

얻지는 못하였다. 그리고 실제로 같은 나이인 15세에 주인공, 허미 역을 맡았던

Gary Grimes 도 1970년대만 배우로 활동을 하다 은퇴를 하였으며(평생 7편 출연),

섹시한 도로시 역의 Jennifer O' Neal 은 아직도 활동은 하고 있지만 TV극에만

출연을 하면서 큰 두각은 나타내지 못하고 있다.

누군가 이 영화는 출연자들은 B급인데, 음악만은 A급이다 라고 평을 하였지만

그러나 Come September (1961)를 비롯하여. Gregory Peck 이 출연하였던

화제작, ‘To Kill A Mocking Bird’(1962)를 만들어 아카데미상의 후보가

되기도 하였던 오랜 경력의 소유자,

Robert Mulligan (1925, 미국 뉴욕)
감독의 차분한 연출은 칭찬할만한데,

그 자신이 직접 허미의 독백을 녹음을 하여 그의 음성도 직접 들을 수가 있다.



동서고금을 막론하고 옛날 우리조상들께선 결혼을 일찍들 하였다고 한다.

15살이면 벌써 신혼살림을 차렸다고 하는데, 이는 인간의 생식 능력을 감안한 매우

과학적이고 현명한 제도가 아니었나하고 오늘날 많은 사람들이 생각을 하고 있다.

왜냐하면 10대 때야 말로 인간은 일생에서 가장 왕성한 성기능을 보유 할 때이고,

또 그러다 보니 자손번성을 위한 방편으로서는 이 시기의 결혼이야말로

‘꿈의 가족구성’이라는 ‘4대 동거’를 이루는 기본적 발판이 되었던 것이다.

그러나 도시화가 가속이 된 현대에 와서는 이렇게 10대에 결혼을 한다는 것이

거의 불가능한 사회 구조 속에서 우리들이 현재 살고 있는 것인데,

이유야 어찌되었던 간에 자연의 섭리라는 측면에서 볼 때는 결코 바람직하지 않은

현상인 것만은 틀림이 없다.

또 그러다보니 이 영화에서도 기본적인 주제로 인용을 한 (자연적인 현상인)

이 10대 때의 성 욕구라는 문제도 결코 가볍게 여길 문제가 아닌데도 불구하고

그저 다들 쉬쉬하면서 (사춘기 때의 성장 과정의) 한 개인적인 문제정도로만

조용히들 넘어가고 있는 실정이다.

따지고 보면 몸은 원하는데 사회구조가 이를 억누르고 막고 있는 셈이니

이런 원천적인 ‘부자연스러운 불합리’가 또 어디 있겠는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