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열한 거리 / Mean Streets 음악적인 리뷰 + 음악모음
1973년/ 제작+각본 +감독+음악선곡: Martin Scorsese / 주연: Harvey Keitel +
Robert De Niro / 110분
인생을 살다보면 자신의 약점이 때론 강점으로 변할 수도 있다더니,
어린 시절부터 앓아온 고질병, 천식 때문에 외출을 별로 하지 못하고,
대신 집안에 있던 흑백 TV로 보아온 수많은 (고전)영화들 때문에
마티(마틴 스콜세지/Martin Scorsese, 1942, 미국 뉴욕)는
성직자가 되겠다던 오랜 꿈을 고등학교 시절에 접어 버리고,
뉴욕 대학교(NYC)의 영화학과로 진학을 하게 된다(1964년에 졸업).
또한 163Cm의 왜소한 체구 역시, 어릴 적부터 이탤리언 마피아 졸개들을 포함한
매우 다양한 부류의 친구들을 많이 사귀게 만들면서 오늘날 그가 만든 영화들의
아주 소중한 (바탕) 자산이 되었다.
그래서 만약에 스콜세지가 병 하나도 없이 건강하고 큰 덩치로 잘 자라났더라도,
여전히 우리들이 그의 영화를 볼 수 있었을까를 생각해본다면, 역시 인생은
새옹지마(塞翁之馬)같다는 비유가 그에게는 딱 맞는듯하다.
시실리 계 이탤리언 후손으로서 뉴욕 퀸스에서 태어난 이래, 항상 비주류로서의
생활에 익숙해져 살아왔었다는 그의 말처럼, 어릴 적, 맨허튼 남부, 리틀 이태리의
골목친구들 사이에서도, 그리고 이 영화를 만들던 1970년대 초반까지만 해도 그는
언제나 제 1인자(주류)는 되지 못하고, 항상 제 3-4인자에 머물러 있었다. 그러나
미국의 수많은 고전영화들을 통하여, 또 프랑스의 누벨바그(Nouvelle Vague)와
이태리의 네오 리얼리즘(Neo-Realism)의 영향도 받으면서 쭉 내공을 키워왔고,
아울러 비 할리우드적인 언더그라운드 필름에도 심취하면서, 대학 졸업 후부터
6-7년간을 힘겹게 공들이며 만들어 낸 이 작품(1965년에 각본 완성)으로
그는 드디어 비주류의 설움에서 벗어나, 유명감독만 알아주던 (편견의)그 시절에
서서히 뉴욕 영화계의 제1인자로 발돋움을 하게 된다.
장편영화를 만든 이래 3편 만에 처음으로 성공을 거둔 이 작품 덕분에 NYU
시절서부터 만들었던 단편 다큐멘터리들까지도 재조명을 받게 된 스콜세지는
3년 후, 그의 (초기)전매 특허가 된 ‘뉴욕의 거리들’을 또 다시 소재로 하여 만든
‘택시 드라이버‘(Taxi Driver, 1976) 와, ’뉴욕 뉴욕‘(New York, New York,1977),
그리고 ‘분노의 주먹’(Raging Bull, 1980)등으로 성공적인 1970년대를 보내게 된다.
그는 이 작품이 단순히 ‘하나의 영화‘라기보다는 자신의 과거를 집대성한 ‘자신에
관한 일종의 진술’이라고 설명하면서, 대학생활을 포함한 청소년기의 6-7년 동안,
살아온 방식, 사상, 고뇌, 딜레마 등을 리틀 이태리 거리에서 지금도 매년 열리는
산 제나로(San Gennaro)축제기간, 3-4일을 배경으로 매우 사실적으로 담았다고
회고 하였다. 아닌 게 아니라, 그가 놀았다는 엘리자베스(Elizabeth), 그리고
멀베리(Mulberry) 스트리트 등이 실제적 주인공인 이 작품은 특정 장르를 강조
하는 장르 필름 감독이 소망이었다는 스콜세지가 아니면 결코 그 누구도 만들 수
없었던 (당시로서는) 신선하고 획기적인 (새 형태의)작품임에는 분명하였다,
살면서 고민거리가 없는 사람은 없겠지만, 리틀 이태리의 토박이,
찰리(Charlie Cappa/Harvey Keitel/1939, 뉴욕)는 항상 세 네 가지의 고민들
속에서 하루하루를 살아가고 있는데, 이곳을 벗어나 업 타운 에서 아파트를 하나
얻어 같이 새 출발을 하자고 조르는 여자친구,
테레사(트리사, Teresa Roncelli/Amy Robinson,1948, 뉴저지)의
지병인 간질병 역시도 찰리의 고민 중의 하나이다.
그리고 하루라도 안 볼 수가 없는 이 거리의 친구이자, 테레사의 사촌인
자니보이(John Civello/Robert De Niro, 1943, 뉴욕)도
기껏 구해준 직장에도 잘 안 나가면서 이런저런 일들로 말썽을 부리는데,
거기다 고리사채업자, 마이클(Richard Romanos, 1943, 미국)에게 빌린 돈까지
안 갚으면서 더욱 찰리의 속을 썩이고 있다.
그런데, 자신의 삶의 모델이 되는 마피아 조직의 일원인 삼촌,
지오바니(Giovanni Cappa/Cesare Danova, 1926, 이태리)가 어느 날 이들과는
사이를 멀리하는 게 좋겠다고 하는 말에 또 하나의 고민이 추가된다.
삼촌 밑에서 수금하는 일을 주로 하며 항상 삼촌같이 신분이 상승하길 열망해 온
찰리, 레스토랑이라도 하나 물려받으려면 삼촌 말을 듣긴 들어야할 텐데.....
그러자니 원래 신앙심 하나는 강한 그로서는 이런 저런 모든 일에 종교적으로 심한
죄의식을 느끼지 않을 수가 없다. 꿈속에서 조차 "속죄는 교회에서가 아니라 거리
에서 해야만 한다."(You Don't Make Up For Your Sins In Church, You Do It
In The Streets.)는 소리를 듣게 되는 찰리, 그래서 속죄하는 (신앙적)심정으로 계속
사고뭉치, 자니보이를 도와주지만, 끝내 마이클이 고용한 총잡이(스콜세지 직접
출연)의 탄환세례를 받고 함께 피범벅이 된다.
(스콜세지는 차라리 비참하지 않게 자니가 죽는 것이 더 나을 뻔 했다고 회고함)
마피아의 졸개노릇을 하면서 신앙적인 죄책감에 항상 시달리는 찰리의 일부분도
또 약속을 포함한 사회의 규범정도야 항상 우습게 여기는 말썽쟁이 자니보이의
일부분도 모두 스콜세지 자신이라고 밝힌 그에게 어릴 적에 같이 놀았었던
로버트 드 니로(애칭: 바비/Robert De Niro, 1943, 뉴욕)와의 우연치 않은 재회는
상당한 의미를 주게 되는데, 팔자가 피려면 인복도 있어야 한다더니, 큰 기대를 하지
않고 안면 때문에 조역으로 캐스팅을 해 본 드 니로가 주연인 하비 카이텔 과
에이미 로빈슨이 다 깜짝 놀랄 정도로 신들린 연기를 펼치면서, 스콜세지를 대 만족
시켰고, 더 기특한 것은 리허설 때마다 즉흥 연기(Improvisation)를 비롯한 수많은
아이디어를 제공하여 스콜세지로서는 대본을 다시 고치느라 정신이 없었다고 한다.
이 영화의 실질적인 주제의 하나였던 ‘형제애’(Brotherhood)로 관계가 돈독해진
이 두 사람은 이후 ‘택시 드라이버‘(Taxi Driver, 1976)를 시작으로 서로 윈-윈을
하는 여정을 1995년의 ‘카지노’(Casino)까지 쭉 이어가는데, 오히려 1967년부터
형이라 부르면서 많은 신세를 졌던 하비 카이텔을 조연으로 돌릴 수밖에 없을 정도로
스콜세지의 향 후 영화세계에서 드 니로가 차지하는 비중은 엄청나게 커진다.
엘비스 프레슬리의 ‘Devil In Disguise' , 바비 빈튼 의 'Blue Velvet', 그리고
릭키 넬슨의 'Fools Rush In' 등의 인기팝송들을 삽입해 만든 케네스 엥거(Kenneth
Anger, 1927, 미국) 감독의 30분짜리 단편 언더그라운드 필름, ‘전갈의 등장’
(Scorpio Rising, 1964)을 원조(대표 작)로 하여, 이후, 수많은 팝 뮤직이 스크린에
등장을 하기 시작하였는데, 1960년대 중반서부터는 거장, 스탠리 큐브릭(Stanley
Kubrick, 1928-1999, 미국)까지도 가세해 독창적인 ‘외부 음악 도입 방식’을 응용
하여 대 성공을 거두면서(주로 클래식 음악), 미국 영화계에는 본격적인
‘삽입곡(Non Original Music) 전성시대’ 가 열린다.
그리고 이런 방식을 적용한 ‘졸업’(The Graduate, 1967) 이나 ‘이지라이더‘(Easy
Rider, 1969)같은 어메리칸 뉴 시네마(American New Cinema)를 대표하는 작품들도
상업적으로 거듭 성공을 하면서 영화 속의 팝송 삽입곡들은 더욱 빛을 발하였는데,
하지만 이는 다 예산이 부족하였던 인디펜던트 영화 제작에서 그 풍조가 비롯되었던
것이었다. 스콜세지 역시도 이 영화를 준비할 때, 관례적이던 영화음악을 만들 예산이
없어서, 이미 1967년에 ‘누가 내문을 두드리는가?’(Who's That Knocking At My
Door?/ I Call First) 에 락큰롤 음악들을 삽입하였듯이, 그저 자기가 어릴 적부터
좋아하던 팝송들을 무단으로 사용하려 했었다고 한다, (당시에 그는 저작권료를
음반사에 지불해야 한다는 사실조차 몰랐었다고 한다.)
결국 그는 후랜시스 포드 코폴라(Francis Ford Coppola, 1939, 미국)를 비롯한
여러 사람들에게서 돈을 빌려 부족한 제작 예산을 충당하였는데, 하지만, 몇 곡만
저작권료를 지불하고, 이 영화에 사용한 대부분의 음악들을 저작권료 없이 무상의
특별계약을 체결하고 사용한 첫 번째 감독이 된다.
(그의 직접 출연도 다 제작 예산을 아끼려는 충정에서 비롯되었다고 한다.)
어쨋든,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가 이 작품에다 정말로 꼭 쓰고 싶어 하였던
롤링 스톤즈(The Rolling Stones)의 ‘The Last Time'(1965)은 끝내 사용치 못하였고,
대신 ’Jumping Jack Flash‘(1968)(아래 음악) 와 ’Tell Me‘(1964). 두곡을 사용
하였는데, 그것이 한이 맺혔는지 이 롤링 스톤즈의 음악들은 이후 그의 영화에
항상 단골 삽입곡으로 등장을 하게 된다.
집에 있던 LP들 가운데에서 자기가 좋아하던 노래 30여곡을 일단 사전에 선곡한
스콜세지는 결국 23곡이라는 당시로서는 파격적으로 방대한 량의 삽입곡들을
이 영화에 사용하였는데, 시나리오를 쓰면서도 이 음악들을 기초로 하면서 장면들을
구상 하였다고 한다. 여하튼 이 작품이 성공한 3대 이유 중의 하나가 되었고, 또 미국
영화계에 ‘삽입곡(Non Original Music) 전성시대’를 여는데 또 다른 기폭제 역할을
한 이런 스타일의 스콜세지의 음악 연출은 1990년에 무려 40곡의 삽입곡을 사용한
(이 작품의 속편과 도 같은) ‘좋은 친구들’(Goodfellas) 에서 정점을 이루게 된다.
자, 그러면 이 작품의 대표적인 삽입곡들 몇 곡만 살펴보기로 하자.
* Be My Baby - The Ronette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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