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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지된 장난 / Jeux Interdits (Forbidden Games) 리뷰 + 음악 + 동영상

천하한량 2007. 7. 14. 20:07

금지된 장난 / Jeux Interdits (Forbidden Games) 리뷰 + 음악 + 동영상

1952년/각본+감독: Rene Clement/주연: Brigitte Fossey + Georges Poujouly

음악:Narciso Yepes /흑백, 102분



지금은 어떤지 모르겠지만,

1960년대에 기타를 배우러 학원 같은 곳에 가면 손가락 끝의 아픔을 거의 극복해

갈 무렵인 한 달 정도가 되어서 꼭 연주를 하게 되는 곡이 바로 이 영화

‘금지된 장난’ 중 의 ‘로망스’ 라는 곡이다.

둘이서 합주를 하여도 좋고 또 혼자서 연주를 해도 멋있게 들리기 때문에

본인의 연주 실력을 (자신이) 과대평가하는 경우도 이곡 때문에 발생하였지만

그만큼 연주하기에도 듣기에도 부담이 없는 어렵지 않은 명곡이라고 하겠다.



이렇게 기타를 배우는 열풍이 젊은이들 사이에서 한동안 우리나라에 엄청나게

분 적이 있었지만, 그때는 정말로 청바지와 통기타를 모르면 간첩이라는 말까지

유행을 할 정도였었다.

어쨌든 그래서 이런 기타 열풍으로 우리나라에서는 비록 영화를 보지는 않았어도

이 ‘로망스’ 라는 곡을 안 들어 본 젊은이가 별로 없을 정도로 유명해졌던 곡이

바로 이 영화의 주제곡인데

영화를 보기 전에는 이 영화의 제목만을 접하면 대부분의 사람들이 마치 무슨

야한 영화가 아닌가하고 생각들을 하였고, 아닌 게 아니라, 과연 금지된 장난이란 것이

무엇인지 호기심을 무척 자아내는 것도 사실이다.

그러나 그 금지된 장난 이란 것이 전쟁의 큰 피해를 본, 대 여섯 살 난 꼬마들의

무덤과 십자가를 갖고 노는 소꿉놀이 같은 것이라는 것을 나중에 알게 되면서, 역시

같은 전쟁의 막대한 피해를 본 우리들의 마음은 자연히 숙연해 질 수밖에 없었다.

(그래서 인지, 흑백TV방송 개국 후에 주말의 명화 시간을 통하여 수도 없이 방영이

되었었다)



한국 전쟁이 한창이던 1952년에 프랑스에서 만들어진 문제의 이 명작은

2차 세계 대전의 소용돌이 속에서 피난길에 부모를 여의게 된 다섯 살 정도의 꼬마,

Paulette (Brigitte Fossey, 1946, 프랑스)

안타까운 이야기를 통해 반전의 메시지를 전하고 있다.

다리위에서 비행기의 기총사격으로 죽은 부모보다는 품에 안고 있던 강아지의 죽음에

더 신경을 쓰는 철없는 뽈레뜨 (아래 사진). 마침, 그 지역, 시골마을에 사는

Michel (Georges Poujouly, 1940-2000,프랑스)

강가에서 우연히 만나게 되고, 전형적인 시골의 대가족인 그의 집에서 한동안, 신세를

지게 된다. 대도시에 살다가 그만 졸지에 전쟁고아 가 된 것 이다.

(한국전쟁 당시에도 이와 같은 전쟁고아 가 수 만 명 생겨난 우리로서는 정말 남의일

같지 않고 그러기에 더 마음이 아픈 작품이다.)



강아지를 파묻게 되면서 십자가를 처음 보고 좋아하는 뽈레뜨 를 위해

미셸 은 마을의 공동묘지에서 어른들 몰래, 열 개도 넘는 많은 십자가를 훔쳐온다.

그리고 방앗간에다가 그들만의 장식용 무덤을 만들게 되는데,

이게 바로 어른들이 말하는 ‘금지된 장난’인 것이다.

한편, 없어진 십자가로 온 마을이 한바탕 시끄러워지고 난 후, 시간은 또다시 흘러,

뽈레뜨는 어느 날, 적십자사 직원의 손에 이끌려 다시 대도시로 돌아오게 된다.

그러나 어른들보다 자기를 더 아껴준 미셸 을 어찌 잊을 수 있겠는가?

그래서 더욱더 그 미셸을 안타깝게 부르는 끝 장면에서의 뽈레뜨의 모습을 보며

(가장 인상적인 장면이라고 할 수 있다 / 아래 동영상 있음)

우리들의 마음은 또 다시 뭉클해지지만, 한편으로는 저 어린 여자애가 어쩌면

저렇게 자연스럽게 연기를 할 수 있는지 감탄을 하게 되고

도대체 저 금발의 귀여운 애는 누구지? 하는 생각이 자연스레 든다.



1946년생이니까 만6세가 채 안된 나이로 이 영화에 출연한

Brigitte Fossey (1946, 북프랑스)

이 영화(그녀의 데뷔작임)를 계기로 아역배우로서, 이후 두 편의 영화에 더 출연을

하게 된다. 그러다, 학교 공부 때문에 연기를 잠시 쉬게 되는데, 우리나라에서도

인기를 얻었던 알랑 들롱과 찰스 브론슨의 ‘아듀 라미’(Adieu L'ami, 1968)에서

성인 역할(도미니끄 역)을 맡으면서, 이후, 본격적인 영화배우의 길로 접어들게 된다.

그리고 오늘날까지도 약70편에 가까운 영화와 TV극에 출연하고 있는데

근래에는 파리에서 TV 시리즈에 더 치중하고 있다고 한다.

우리나라에서는 여러 번 상영이 된 신 시네마 천국 (1989,감독 판)에서

토토의 첫 사랑 으로서, 재회하는 장면에서 나온 중년의 엘레나로 그녀의 모습을

기억하는 사람도 많다.(아래 사진)


(이제는 환갑을 바라보는 할머니가 되었으니 그녀자신이

이 영화의 깜찍한 그 연기를 직접 다시 볼 때 마다 참으로 세월의 빠름을 실감할 것

같다. 정말 어쩌면 그렇게 귀엽고 깜찍할 수가 있었는지.......

“미셸, 미셸, 미셸,..."이라고 부르는 마지막 장면의 뽈레뜨 의 모습은 그래서

언제나 우리들의 마음에 각인 되어 있다./ 아래 동영상 참조)



1930년부터 영화를 만들어 오다 2차 대전 종전 후 부터 만든 일련의 작품들로

명성을 얻기 시작한 천재 감독,

르네 끌레망 (Rene Clement, 1913-1996, 프랑스)

이 영화를 통하여 다시 한번 프랑스 영화의 위상을 높이고 또 전 세계에 그의 역량을

과시하게 되는데 이 영화가 그의 국제적인 출세작인 셈 이고, 이후 태양은 가득히

(Plein Solei, 1960), 와 ‘파리는 불타고 있는가?’(Is Paris Burnig?, 1966)등으로

한국에서도 상당히 유명한 감독이 되었다. (생애 총30편 감독)

더구나 이 명작의 각본까지도 자신이 직접 썼지만, ‘태양은 가득히’를 비롯하여

그가 쓴 많은 유명작품들의 각본들은 그의 다양한 천재성을 다시 한번 뒷받침 해주고

있다. 와인의 지방, 보르도 에서 태어나 83세에 몬테 깔로 에서 타계한 그는

그의 인생이 역경 속에서 매우 불운 하였다고 말년에 회고 한바 있는데,

그러나 그의 생애의 최고의 작품으로도 꼽히는 이 작품을 만든 것은

그의 인생에서 가장 큰 행운이 아니었을까 하는 생각도 든다.



한번만 들어도 쉽게 외울 수가 있는 이 아름다운 멜로디의 기타 연주 주제곡은

평생에 단 3편의 영화음악만을 만든

Narciso Yepes (1927-1997, 스페인)가 작곡하였는데

기타로 연주되어 자주 반복되는 이 메인 테마곡 외에는 영화에서 특별히 더 기억되는

오리지널 스코어는 별로 없는 것 같아 그만큼 이곡이 주는 느낌은 강렬하다고 하겠다.



클래식 기타 연주자인 그가 이곡을 직접 녹음하였음 은 당연한 일인데,

이 글의 서두에 한 달 만에 기타로 배우기 시작한 곡이라 말했지만 실제적으로

프로들이 연주하는 이곡을 가만히 들어보면 결코 그리 만만하고 쉬운 곡만은

아니라는 걸 깨닫게 된다. 아무튼 기타로 연주된 (현존하는) 영화 음악 중 에서는

최고의 인기를 얻은 곡이 바로 이곡이 아닌가 싶다.


* 아래 동영상은 이 영화의 인상적인 마지막 장면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