계곡선생집(谿谷先生集) 서문(序文)
서문(序文)
서(序) [김상헌(金尙憲)]
동쪽 나라의 풍속이 대국(大國)에 알려진 것은 오래 전부터의 일이고 은(殷) 나라 태사(太師 기자(箕子))가 문교(文敎)를 일으키기 시작한 지도 천여 년이 지났는데 그동안 유림(儒林)과 문원(文苑)을 조금도 볼 수 없었던 것은 어찌된 연고인가. 신라(新羅) 이후로 중국에 유학하는 인사들이 점점 많아졌지만 오직 고운(孤雲 최치원(崔致遠))이 세상에 이름을 날렸고, 고려(高麗) 때에는 느지막하게 목은(牧隱 이색(李穡))이 나왔는데 그의 깊고 넓은 학식은 능히 겨룰 자가 없었다. 이렇게 본다면 글로 기예를 떨친다는 것도 어려운 일이라 하겠다.
하계곡선생집(谿谷先生集) 제27권
오언 율시(五言律詩) 150수
사은사로 황도에 가는 이공 경함을 봉송하며[奉送謝恩使李公慶涵赴皇都]
옥백의 예물 받들고 떠나는 봉명 사신(奉命使臣) / 玉帛行將命
황도(皇都)까진 무려 수천 리 머나먼 길 / 燕臺路幾千
중원에 어려움이 많게 된 그 뒤로도 / 中原多難後
소방만은 은혜를 치우치게 받아 왔지 / 下國受恩偏
보살펴 준 은택 미처 보답도 하기 전에 / 未答生成澤
감싸주던 하늘이 홀연히 무너져 내렸는데 / 俄崩覆燾天
다만 황도일 응하게 되면 / 只應黃道日
예전처럼 또 다시 우림성(羽林星) 걸려 빛나리라 / 依舊羽林懸
지금까지 전해 오는 가정(稼亭)과 목은(牧隱)의 집안 명성 / 稼牧家聲遠
명사(名士)로서 게다가 원숙한 경지에 달했나니 / 名流更老成
귀밑머리 다 세도록 조정 일에 동분서주 / 趨朝雙?白
충군 애국(忠君愛國)하는 일편단심이었어라 / 報主寸心明
천 년 화표주(華表柱)의 길로 접어들어 / 路出千年柱
천하 위한 군사 작전 길을 뚫고 나갈텐데 / 行穿萬國兵
아마도 옥백(玉帛)의 예물 바칠 때 / 懸知執玉地
남긴 활 망극한 정 끝이 없으리 / 無限抱弓情
[주D-001]감싸주던 …… 내렸는데 : 인조 5년(1627)에 명 나라 희종(熹宗)이 죽은 것을 말한다.
[주D-002]황도일 …… 빛나리라 : 길일(吉日)을 택하여 새로운 황제가 등극하게 되면 다시 새롭게 무위(武威)를 떨치게 되리라는 말이다. 황도일(黃道日)은 음양도(陰陽道)의 측면에서 일을 거행하기에 가장 좋은 길일(吉日)을 말하고, 우림성(羽林星)은 천군(天軍)을 관장하는 장성(將星)이다.
[주D-003]가정(稼亭)과 목은(牧隱) : 고려 시대의 학자 이곡(李穀)과 그의 아들 이색(李穡)의 호이다.
[주D-004]천 년 …… 접어들어 : 요동(遼東)을 경유하게 되리라는 말이다. 한(漢) 나라 때 요동 사람 정령위(丁令威)가 죽은 뒤에 학(鶴)으로 변해서 요동 땅 고향에 돌아와 성문의 화표주(華表柱)에 내려 앉았는데, 어떤 소년이 활을 쏘려고 하자, 공중을 배회하며 말하기를 “집 떠난 지 천 년만에 돌아왔는데 성곽은 의구하나 사람은 다르구나.” 하고 떠나갔다는 설화가 전해진다. 《搜神後記》
[주D-005]천하 위한 …… 나갈텐데 : 오랑캐를 한창 토벌 중인 전장(戰場) 가운데를 지나가리라는 말이다. 참고로 두보(杜甫)의 시에 “삼 년 동안 피리 소리 관산월 곡조, 천하 위한 군사 작전 바람에 초목이 쓸리도다.[三年笛裡關山月萬國兵前草木風]”라는 구절이 있다. 《杜少陵詩集 卷6 洗兵行》
[주D-006]남긴 활 …… 없으리 : 이미 죽은 전 황제에 대한 사모의 정이 무궁해지리라는 말이다. 황제(黃帝)가 용을 타고 하늘로 올라갈 때, 용이 황제의 활을 떨어뜨렸는데, 이에 백성들이 활을 부여안고[抱弓] 호곡하며 앙모했다는 이야기가 전해 온다. 《史記 封禪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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