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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질병탐구(39)] 근시

천하한량 2007. 4. 6. 01:20
[질병탐구(39)] 근시
일시적 근시일 때 안경 쓰면 진짜 근시 돼
인터뷰 | 이원희안과 이원희 원장

서울시 교육청의 조사에 따르면 중학생 가운데 안경을 썼거나 써야 하는 학생 비율은 2000년 52.1%에서 2004년 60.6%, 2005년에는 61.3%로 늘어났다. 이들의 대부분은 먼 곳의 글씨가 안 보이는 근시이다. 초등학생의 근시 비율은 1970년대에 8~15%였던 것이 2005년 상반기에는 46.2%로 조사됐다. 30여년간 세 배 이상 증가한 것이다.

근시란 가까이 있는 물체는 보이지만 먼 곳의 물체는 잘 안 보이는 증상이다. 근시는 안구의 앞뒤 길이가 정상보다 길거나, 각막이나 수정체의 굴절력이 너무 커서 망막 앞에서 상이 맺히는 굴절 이상 때문에 생긴다.

근시는 유전이나 환경의 영향으로 나타날 수 있다. 유전적으로 나타나는 근시는 어린 시절에 시작되어 빠르게 진행되는 것이 특징이다. 부모가 모두 눈이 나쁘면 자녀도 눈이 나쁜 경우가 많고, 서양인보다 동양인의 근시 비율이 높다는 사실은 유전적 원인설을 뒷받침해 준다.

그러나 태어날 때부터 근시인 경우는 매우 드물다. 보통 신생아는 원시인 경우가 많고, 자라면서 점차 정시가 되었다가 40대 이후에는 노안이 된다. 근시의 경우 과거에는 유전이 원인인 경우가 대부분이었지만 최근에는 후천적인 환경에 의한 영향을 더 많이 받는다. 책이나 TV, 컴퓨터 게임기 등을 어두운 곳에서 보거나 너무 가까이 보면 눈의 조절근육이 수축해 근시가 생기게 된다. 성장이 진행됨에 따라 안구의 앞뒤 길이도 길어지기 때문에 어릴 때 근시가 되면 성장과 함께 눈이 계속 나빠진다.

▲ 그림·박상철

근시 중에는 일시적으로 증상이 나타났다가 사라지는 가성근시도 있으므로 섣불리 안경을 맞추면 오히려 근시를 고정시킬 수도 있다. 가성근시는 초등학교 1~4학년 사이에서 흔히 나타난다. 눈을 혹사시키면 수정체의 두께를 바꾸는 모양체근이 잘못 수축되어 원상으로 돌아가지 않아 가성근시가 생긴다. 가성근시는 발생한 지 2~3개월 내에 바로잡아 주지 않으면 진성근시로 진행하기 쉽다.

자동굴절검사만으로는 가성근시 여부를 확인할 수 없으므로 반드시 안과 전문의사의 진찰을 받은 후 눈의 조절 근육의 긴장을 풀어주는 점안액인 조절마비제를 넣은 뒤 검사해야 정확히 체크할 수 있다. 가성근시로 판명되면 아트로핀 등의 약물로 모양체근을 마비시켜 긴장을 풀어 정시 또는 약한 원시로 만들거나 먼 곳을 바라보는 훈련을 하는 방법으로 치료하기 때문에 안경을 착용하지 않아도 된다.

진성근시이거나 난시·원시의 경우 반드시 안경 교정을 해주어야 한다. 방치하면 시력 자체가 퇴화되는 약시로 진행돼 교정도 어렵게 될 위험이 있기 때문이다.

수술을 통한 시력교정술로는 라식과 라섹이 있다. 라식수술의 첫 단계엔 미세 각막절삭기를 이용해 각막과 각막상피를 함께 얇은 절편(뚜껑)으로 만든다. 그 후 레이저로 각막을 변형시켜 시력을 회복시킨 다음 각막 절편을 덮는다. 라식은 수술시간이 10분 정도로 짧고 수술 후 하루만 지나면 일상생활에 복귀할 수 있다. 하지만 눈부심, 야간 시력 감소, 안구건조증 등의 부작용이 나타날 수 있다. 또 각막이 얇거나 고도근시인 경우에는 적용이 어렵다.

라식이 각막절삭기를 이용하는 반면 라섹은 알코올을 이용해 각막의 상피를 얇은 절편으로 만들어 시력 교정을 하는 수술로, 각막이 얇거나 고도근시인 경우에도 시력회복이 가능하고 라식보다 안구건조증이나 빛 번짐 등의 후유증도 적다. 하지만 시술 시 통증이 심한 편이고 수술 후 4~5일은 있어야 일상생활에 복귀할 수 있다.

렌즈를 오래 착용한 사람의 경우 각막이 붓거나 뒤틀릴 수 있으므로 라식이나 라섹 수술 전에 반드시 렌즈를 벗어 각막이 정상으로 회복된 후 수술 받아야 한다. 수술 후에는 일정기간 동안 자외선을 피하고, 장시간 독서나 TV 시청을 삼가는 것이 좋다.

라식과 라섹 수술이 성장과정에 있는 18세 이하 환자에게 적합하지 않은 반면에 시력교정용 렌즈는 오히려 어린이와 청소년에게 적합하다. 시력교정용 렌즈는 렌즈의 내측 가운데 부분을 필요한 도수만큼 평평하게 만들어 볼록한 각막을 눌러줌으로써 시력을 교정한다. 일반 콘택트렌즈가 낮에 끼는 것과 달리 시력교정용 렌즈는 잠자는 동안에만 끼면 된다. 드림렌즈라고도 불리는 교정용 렌즈에는 미국산 렌즈와 국산인 LK렌즈가 있으며 수명은 2~3년이다. 시력교정용 렌즈는 수술이 필요 없는 반면, 계속 렌즈를 착용해야 교정시력을 유지할 수 있다는 점이 단점이다.

박준동 주간조선 기자 jdpark@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