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조선왕실록 ▒

中宗 48卷 18年 7月 18日 (丙戌) 001 / 주강에 나아가다

천하한량 2007. 3. 23. 02:54

中宗 48卷 18年 7月 18日 (丙戌) 001 / 주강에 나아가다


○丙戌/御晝講。 侍讀官沈思順臨文曰: “成均館博士金貂詆佛上疏, 王怒欲殺之而無名。 左代言李詹曰: ‘自我太祖以來, 歷代崇信佛法, 今斥之, 是, 破毁先王成典。 以此罪之, 何患無辭?’ 王然之。 亦以斯文之士, 非不知異端之爲吾道害也, 而反欲加罪於正論之士, 當是時, 上有崇佛之君, 俗尙成於下, 故敢爲是言, 人君好尙, 不可不審。 鄭擢亦以兵曹佐郞, 上疏力言金貂之是, 天理人心, 未嘗泯滅, 此亦可見。” 特進官韓亨允曰: “前朝太祖以得國爲佛氏之力。 是以, 上下崇奉, 用成習俗。 李詹以壯元及第, 稱一時文士, 終爲達官, 至號雙梅堂。 然而未免習俗所汚, 奉佛愈篤。 是故, 一時名重之士, 亦皆惑信。 前朝成宗亦賢主也, 其於信佛一事, 猶未脫焉。 以李詹之言準之, 今時則可愧之甚也, 必有極論之者。 當是時, 鄭擢鄭夢周上疏, 論異論之非, 取金貂, 而不攻李詹之言之失, 以其狃於國俗之崇奉, 而好尙有定也。 是以, 李穡乃一代文士, 而爲東方理學之祖。 入中朝亦得以展其所學, 然其所制之書乃曰: ‘佛者, 大聖人。’ 其惑信之意, 亦可想矣。 此, 無他, 在上者先定所尙, 而致然也。 今者, 佛、老道衰, 上下無有崇(奏)〔奉〕之意, 然自古及今, 彼盛則此衰; 此盛則彼衰, 相爲消長, 其始萌之時, 所以塞之、止之之方, 不可不審。”

중종 48권 18년 7월 18일 (병술) 001 / 주강에 나아가다


주강(晝講)에 나아갔다. 시독관(侍讀官) 심사순(沈思順)이 글에 임하여 아뢰기를,

“성균관 박사(成均館博士) 김초(金貂)가 불교를 비방하는 소(疏)를 올리자 왕이 노하여 죽이려 하였으나 명분(名分)이 없어 주저하였는데, 좌대언(左代言) 이첨(李詹)이 아뢰기를 ‘아태조(我太祖) 이래 대대로 불법(佛法)을 숭신(崇信)해 왔는데, 이제 김초가 이를 배척하였으니 이는 선왕(先王)의 성전(成典)을 파괴한 것입니다. 이를 이유로 죄준다면 명분 없음을 뭐 근심할 것이 있습니까?’ 하니, 왕이 옳게 여겼습니다. 이첨(李詹) 또한 사문(斯文)의 선비로서 이단(異端)이 오도(吾道)의 해가 되는 것을 모르지는 않았을 터인데, 도리어 정론(正論)을 주장하는 선비에게 죄를 가하려 하였으니, 이는 위로 불교를 숭상하는 임금이 있고 아래로는 풍속의 숭상이 이루어졌으므로 이첨이 감히 이런 말을 한 것입니다. 이런 것으로 본다면 임금은 숭상하고 좋아하는 데 대하여 살피지 않을 수 없는 것입니다. 이때 정탁(鄭擢) 또한 병조 좌랑(兵曹佐郞)으로서 소(疏)를 올려 김초가 옳다는 것을 힘써 말하였으니, 천리(天理)와 인심(人心)이 없어지지 않았다는 것을 이에서도 알 수 있는 것입니다.”

하고, 특진관(特進官) 한형윤(韓亨允)은 아뢰기를,

“고려(高麗)의 태조(太祖)가 부처의 힘으로 나라를 얻었다고 여겼는데, 이 때문에 상하(上下)가 높이 받들어 습속(習俗)이 이루어진 것입니다. 이첨(李詹)은 장원 급제(壯元及第)하였고 한때의 문사(文士)로 일컬어져 마침내 달관(達官)이 되었으며 호(號)를 쌍매당(雙梅堂)이라 하였으나, 습속에 젖음을 면치 못하여 부처 받들기를 더욱 독실히 하였으므로 한때의 명망(名望)이 중한 선비들도 모두 미혹되어 신봉하였습니다. 고려의 성종(成宗)은 역시 어진 임금이었습니다만 부처를 믿는 한 가지 일만은 오히려 탈피하지 못하였습니다. 오늘날 이첨이 그런 말을 했다면 이는 매우 부끄러운 일로 반드시 극론(極論)하는 사람이 있었을 것입니다. 그때에 정탁·정몽주(鄭夢周) 등이 소(疏)를 올려 이단(異端)의 논리가 그르다는 것을 논하면서 김초의 의논을 비호하였으나, 반면 이첨의 말의 잘못은 공박하지 않았으니, 이는 국속(國俗)의 숭상에 젖어 좋아하고 숭상하는 것이 정해졌기 때문입니다. 이리하여 이색(李穡)은 일대(一代)의 문사(文士)로서 우리 나라 이학(理學)의 원조(遠祖)였고 또한 중국에 들어가서도 자신이 배운 바를 폈었지만, 그가 지은 글에 ‘부처는 대성인(大聖人)이다.’ 하였으니, 불교에 미혹되어 신봉한 뜻을 또한 상상할 수 있습니다. 이는 다름이 아니라 위에 있는 자가 먼저 숭상하는 바를 정하였기 때문에 그렇게 된 것입니다. 지금은 불교·노자의 도가 쇠퇴하여져서 상하를 막론하고 숭봉하는 뜻이 없습니다만, 예로부터 지금에 이르기까지 불(佛)·노(老)가 성하면 오도(吾道)가 쇠했고 오도가 성하면 불·노가 쇠하여 서로 소장(消長)하였으니, 처음 시작될 때 막아 그치게 하는 방법을 살피지 않을 수 없습니다.”

하였다.

【원전】 16 집 248 면

【분류】 *왕실-경연(經筵) / *역사-전사(前史) / *사상-불교(佛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