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丙戌/召領議政鄭麟趾、坡平君^尹巖、判中樞院事申叔舟等議曰: “世子近將朝見, 予欲使通事梅佑、金自安等, 敎以漢語及中原之事。” 上問麟趾曰: “李穡文章何如?” 麟趾對曰: “在吾東方, 可謂傑然者矣。” 上曰: “然則與李齊賢孰愈?” 麟趾對曰: “穡長於詩, 而尤長於四韻。 然比之齊賢, 則固有優劣矣。” 上曰: “然? 益齋文章可謂卓然者矣。” 又使朴元亨問於麟趾曰: “進賢退不肖, 相之職也。 予則不明於知人, 領議政其得賢良如申叔舟者薦之乎?” 麟趾避席啓曰: “臣本庸暗, 無知人之明。 古人云, ‘知人則哲’, 知人可謂難矣。” 上曰: “予知叔舟之賢, 擢用至此, 謂之有知人之明可矣。” 因與麟趾論人才之難得, 麟趾曰: “古人云, ‘才難, 不其然乎?’ 此語誠是。 大抵取人, 雖不可不取其才, 然才有餘而德不足, 則亦不可取也。 得其才德兼備者, 而用之難矣。” 上曰: “德勝才者固鮮, 才勝德者, 非徒不可用, 用之則反有害矣。” 又曰: “古人云, ‘創業易, 守成難’, 守成非難也。 大抵守成之君, 生長富貴, 逸豫怠惰, 不知憂勤惕慮故也。 後世人主, 不可不知。”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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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조 5권 2년 9월 19일 (병술) 001 / 조현할 세자를 위해 한어와 중원의 일에 대해 가르치게 하다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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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의정(領議政) 정인지(鄭麟趾)·파평군(坡平君) 윤암(尹巖)·판중추원사(判中樞院事) 신숙주(申叔舟) 등을 불러 의논하기를, |
“세자가 근자에 조현(朝見)하겠기로, 내가 통사(通事) 매우(梅佑)·김자안(金自安) 등으로 하여금 한어(漢語)와 중원(中原)의 일을 가르치려고 한다.” |
“우리 동방(東方)에 있어서는 가위 걸연(傑然)한 사람입니다.” |
“이색은 시(詩)를 잘하는데 더욱 사운(四韻)에 능합니다. 그러나, 이제현에게 비교하면 우열이 있습니다.” |
“그런가? 익재(益齋)의 문장은 가위 탁월한 것이군.” |
하고, 또 박원형(朴元亨)으로 하여금 정인지에게 묻기를, |
“어진 사람을 진용(進用)하고 불초(不肖)한 사람을 물리치는 것은 정승(政丞)의 직책이다. 나는 사람을 알아보는 데에 밝지 못하니, 영의정(領議政)이 신숙주같이 현량(賢良)한 사람을 얻어서 천거할 수 있겠는가?” |
“신이 본래 용렬하고 어두워서 사람을 알아보는 밝음이 없습니다. 옛사람이 이르기를, ‘사람을 알아보면 철(哲) 이라.’고 하였으니, 사람을 알아보기가 어렵다 하겠습니다.” |
“내가 신숙주의 어짊을 알아보고 뽑아 써서 이렇게 되었으니, 사람 알아보는 밝음이 있다 하여도 가하겠다.” |
하고, 인하여 인재(人才) 얻기가 어려운 것을 논하다가 정인지가 말하기를, |
“옛사람이 이르기를, ‘인재 얻기가 어려운 것이 그렇지 않은가?’ 하였는데, 이 말이 참 옳습니다. 대저 사람을 취하는 데는 비록 재주를 취하지 않을 수 없으나 재주는 유여(有餘)하고 덕(德)이 부족하면 또한 취할 수 없는 것입니다. 재주와 덕이 겸비한 사람을 얻어 쓰기가 어렵습니다.” |
“덕이 재주를 이기는 자가 참으로 적지마는, 재주가 덕을 이기는 자는 한갓 쓰지 못할 뿐 아니라 쓰면 도리어 해(害)가 있다.” |
“옛사람이 이르기를, ‘창업(創業)하기는 쉽고 수성(守成)하기는 어렵다.’ 하였는데, 수성하기가 어려운 것이 아니다. 대저 수성하는 임금이 부귀(富貴)에서 생장(生長)하여 편안하고 게을러서, 근심하고 부지런하고 조심하고 생각할 줄을 알지 못하기 때문이다. 후세(後世)의 인주(人主)가 알지 않을 수 없는 것이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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